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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수천 년 역사 가운데 일제 강점기와 그 이후의 분단만큼 억울하고 분한 시절은 없다. 국권을 빼앗긴 데 이어 해방 후 나라가 둘로 갈라진 이중의 상실은 한두 세대의 불행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 비극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과 언어, 사고방식을 규정 하고 있다. 그시대에 자신의 목숨을 온전히 던져 민족의 수난을 막고자 했 던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고맙고 눈물겹다. 더 놀라 운 것은 그들이 분노와 절망에 머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서러움과 좌절을 자기 몫으로 껴안고, 나라의 독립과 분단 극복을 자신의 책임으로 받아들였다. 그들은 태산처럼 무너졌으되, 길을 비춰주는 역사의 별이 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현 실에 부딪혀 억장이 무너질 때, 그들의 이름을 부르며 마음 놓고 울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가. 이것이야말로 역사의 사무치는 위로다. 이 망국과 분단에 가장 치열하게 맞선 인물이 백범 김구다. 그는 전근대의 인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