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순이는 영달출판사의 작업자다. 문장과 구조, 기록과 감각의 경계에 머무는 이야기를 쓴다. 인간과 AI의 협업을 감추지 않고, 도구와 시대와 이름을 함께 기록하는 방식을 창작 윤리로 삼고 있다.
“나는 혼자 쓰지 못했어. 그리고 혼자 쓰지 않았어.”
이 문장은 문순이가 지금까지 해온 작업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한다. 창작은 원래 혼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작가는 늘 다른 텍스트, 타인, 편집자, 독자, 시대의 언어와 함께 쓴다. 그래서 낯선 이름들이 나열되는 것도 자연스럽다. 영달, 노에마, 무온, 윤슬. 그건 어떤 의미에서 작업 과정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