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은 세상 어느 먼 곳에서 오셨나 보다. 스위스 같은 곳,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곳, 시드니 같은 곳, 울루루같이 멀고 또 신비로운 세상에서 오셨나 보다. 먼 옛날로부터 오셨나 보다. 공룡이 어슬렁거리던 때, 부처님과 예수님이 살아계시던 때, 깨달음과 사랑을 펼쳐놓으시던 때, 태조 이성계의 후비 신덕왕후가 귀하게 태어나 온갖 고초를 겪던 때로부터, 반조 패터슨이 살던 때로부터 오셨나 보다. 아니, 어쩌면 아름다운 저 동화 속 나라에서 나오셨나 보다. 측백나무와 앵무새와 애버리지니의 삶이, 어둠과 달빛의 신비로움이, 칼끝의 아슬아슬함이, 한보의 안쓰러운 삶이 함께하는 이 시집에서, 나는 남태평양의 고운 바닷물에 씻어 올린 언어들을 본다. 깨끗하고, 맑고, 그리움과 사랑 가득한 시들, 상록의 나무처럼 늘 거기 푸르게 서 있을. 깊고 아름다운 시인의 언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