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하는 것은 없지만 특별히 내세울 만큼 잘하는 것도 없다고 느꼈던 10대 시절, 진로에 대한 고민은 늘 마음 한켠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만화책에서 딱 맞는 전공을 발견했다. 바로 90년대생이라면 누구나 알법한 <보물찾기 시리즈>! 해외를 누비며 보물을 찾는 고고학자가 꽤나 맘에 들었다.
대학에서는 문화인류학을 전공하며 낯선 사람들에 대한 넓은 이해와 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태도를 배웠다. 이후 고고학의 세계로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며 발굴조사단에 참여해 화성 당성, 하남 이성산성, 안산읍성 등 관방유적을 중심으로 조사하였다. 코로나 시기에는 마치 어린 시절 꿈꾸던 보물찾기 시리즈의 주인공처럼 캄보디아 ODA 조사에 참여하는 기회도 얻었다.
물론 현실에서는 미디어 고고학과 달리 ‘보물’을 찾는 건 어렵다. 때로는 고된 노동에 후회한 순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다시 시간을 되돌려 전공을 선택하라 해도, 나는 주저 없이 흙먼지를 쓴 채 현장을 누비는 고고학자의 길을 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