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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
국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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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
국내작가
세상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발버둥 쳤던 20대, 정신없이 앞으로만 달렸던 30대, 언제 지나간지도 모르게 40대를 보내고 흰 머리 조금씩 늘어나는 50대가 되어서야 늘 옆에 말없이 서 있는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세상은 '나를 봐 달라고' 외치는 곳이다. 하지만 나무는 한 번도 '나를 봐달라'고 하지 않았다. 늘 그냥 그 자리에 있었다. 소란스러운 돌-청동-철의 시대를 지나는 동안에도 늘 그 자리에 있었다. 어쩌면 변하는 것보다 변하지 않는 것에 더 꽂히는 50대가 되어서야 그들과 주파수가 맞았을까? 세상은 원래 '지금은 목기 시대'라고 늘 말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30년 동안을 교양다큐 PD와 편성정책 PD로 살아오면서 으로 시작해 <걸어서 세계속으로>와 <명견만리> 등 여러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프로그램 정책 프로듀서로 또 절반의 방송국 인생을 보냈다. 최근 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방송국이 속수무책 흔들리고 있다. 이제 변하는 것들보다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나무'처럼.
50대가 되어서야 '나무'가 보인 것은 우연이 아닌 것 같다. '변하지 않는 것'을 알아보게 되었고 덜 소란스러워졌고 마음의 여유는 살짝 늘었다. 그때 목공을 시작했고 '도시나무꾼'이 되었다. 나무를 깎고 자르며 반세기 무신론자가 가톨릭 신자도 되어 새 이름 '안톤'을 얻었다. 화려하지 않지만 누추하지 않고, 말하지만 소란스럽지 않게 사는 법을 익히고 있다. '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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