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문이상한 날 _ 나무가 물에 뜨지 않던 날· 목공방에 처음 갔던 날· 물에 가라앉는 나무가 있다· 생명의 나무· 이상한 나무들과 만나 목공의 세계로상처받은 날 _ 나무도 상처받는다· 나무가 받아들이는 상처· 상처, 받아들임… 성숙의 조건가구 만드는 날 _ 가구용 목재 이야기· 가구로 쓰이는 나무는…· 목공의 장점과 의외의 문제· 가구계의 사외이사, 티크소낙비 내리는 날 _ 녹슬지 않는 아이언우드· 잘난 놈의 저주, 이페· 이페를 공예품으로…스피커를 태운 날 _ Sound perfect tonight· 원목으로? MDF? 합판으로?· 자작나무는 무슨 나무?· 자작의 가족 나무들신자가 된 날 _ 십자가는 무슨 나무였을까?· 성경과 지도를 같이 보면· 가톨릭과 나무는 비슷한 시기에 왔다· 예수님이 못 박힌 십자가는 무슨 나무였을까?· 노아의 방주를 만든 나무는?· 감람수는 올리브나무로, 종려나무는 대추야자나무로두근두근 첫날 _ 최초냐, 최고냐, 그것이 문제로다· ‘최초’와 ‘최고’ 중에 고르라면?· 물푸레 男과 느릅 女· 한국의 물푸레나무는나무가 부러운 날 _ 강함과 약함에 대하여· 하드우드와 소프트우드· 50대가 된 테토남, 눈물이 많아졌다· 강함에 대한 이끌림, 약함에 대한 두려움· 세계에서 가장 소프트한 나무너와 나, 선 그은 날 _ 너도와 나도 그리고 우리· 목공방의 동물 전쟁· 그런데 어느 날, 나리가 임신했다· 공방의 골품제· 너와 나, 선을 가르는 기준가로수를 누빈 날 _ 들어라! 가로수의 아우성· 나무는 서로 소통한다· 나무가 인간에게 복수할 수 있다면· 도시 속으로 들어온 자연, 가로수· 지금 가로수는 무슨 나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가로수· 5월의 크리스마스, 이팝나무삐딱선 탄 날 _ 소나무 찬양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권력자의 질투는 죽음이다· 나무도 왕이 있다· 태양왕 루이 14세와 나무왕 소나무· 소나무가 한국의 전통나무?· 궁궐의 목재는 고려 시대에도 소나무였을까?· 소나무의 종류· 살아서는 왕의 나무, 죽어서는 평민의 나무· 욕심부리는 것은 인간이다진짜가 나타난 날 _ 참과 거짓의 나무가 있다· 신문과 방송이 진짜라는 믿음은 무너지고 있다· 진짜와 가짜· 모든 것이 참 좋은 ‘진짜’ 나무· 참나무는 도토리나무· 화이트 오크, 레드 오크· 참나무로 무엇을 만들까진짜가 나타난 날 2 _ 미국 대통령의 책상은 무슨 나무?· 현재도 미국 대통령의 책상· 술과 오크· ‘떡갈’ 위스키, ‘상수리’ 와인 그리고 ‘신갈’ 소주· 가짜 나무가 있는 진짜 나무· 참죽으로 무엇을 만들까?· 가짜를 위한 변명한자리에 모인 날 _ 마을 나무 이야기· 마을 나무· 팬데믹에 희생된 느릅나무· 한국의 마을 나무, 느티나무와 팽나무· 만능 목재, 느티나무대량생산을 꿈꾸던 날 _ 허장성세와 곡학아세 사이에서· 선비의 나무· 현실이 된 대량 ‘노동’· 허장성세와 곡학아세· 나무는 죄가 없다화장을 고친 날 _ 나무도 화장품이 있다· 투탕카멘, 스스로 불타다· 자연발화· 목재에 올리브오일을 바르면?· 린시드 앞에 붙은 “Boiled”란 단어는 뭐지?· 들기름 목공 오일?· 사라진 조선의 오일을 찾아서…· 국산 화장품, 명유의 재탄생알록 달콤한 날 _ 나무가 몸으로 피우는 꽃, 단풍· 달콤한 유혹· K-메이플시럽?· 하드 메이플과 소프트 메이플· 바이올린과 방망이· 스트라디바리 바이올린의 비밀· 태운 목재, 탄화목· 같은 목재, 다른 색깔금단의 날 _ 금값이 된 금단의 나무들· 내 모습을 보면 안 된다· 성스러운 곳에서 성행위하지 말라· 절대 뒤돌아보지 말라·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다”· 금단의 나무, 금값의 나무· 로즈우드, 넌 누구냐금단의 날 2 _ 금지된 욕망의 값은 얼마일까?· 한국 신화의 금단의 열매는?· 오미의 화· 아담의 첫 여자· 앞으로도 써보지 않을 나무하늘을 올려다본 날 _ 나무를 보면 하늘이 보인다· 나무를 보면 하늘이 보인다· 봄하늘 나무· 미국의 벚꽃 축제· 여의도의 벚나무· 벚나무 목재, 체리목· 가을하늘 나무· 나무가 인내한 무늬, 먹감나무· 하늘과 나무
|
|
상처를 받아들인 나무가 귀한 무늬를 남긴다수많은 대상이 우리에게 일깨우듯, 어느 한 대상을 애정을 가지고 관찰하면 보지 못하던 것들을 볼 수 있다. 저자는 먼저 나무를 물성物性으로 이해한다. 저자는 목공방에서 흑단을 처음 손에 쥐고 ‘나무는 물에 뜬다’는 상식이 무너지는 경험을 한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나무 10종과 가장 단단한 나무 10종의 순위를 소개하며 이집트 파라오 투탕카멘의 의자에 쓰인 음핑고를 불러내며, ‘생명의 나무’라 불리는 유창목이 햇빛을 받으면 초록빛으로 변하는 신비로운 현상 등 흥미로운 지식을 풀어낸다.목재의 경도를 재는 ‘얀카 경도’ 개념, 하드우드(활엽수)와 소프트우드(침엽수)의 실제 차이, 가구 시장을 좌우하는 목재의 ‘계급’까지, 저자는 목공방에서 몸으로 익힌 지식을 알기 쉽게 풀어낸다. 특히 중고 거래 시장에서 월넛 원목이라 속여 파는 MDF 필름지 가구, 러버우드라는 세련된 이름 뒤에 숨은 고무나무의 진실, 판재를 이어 붙이는 방식의 차이 등 일반인이 잘 모르는 목재의 이면도 짚는다. 비바람과 뙤약볕을 25년간 버텨낸 ‘아이언우드’ 이페로 순례자용 십자가를 깎는 이야기, 알프스산 가문비나무가 명품 바이올린의 상판이 되는 브랜딩 스토리, 스스로 향과 기름기를 머금은 나무가 화장품이 되는 이야기까지, 저자는 나무를 재료가 아닌 ‘살아 있는 물성’으로 다룬다.딱딱한 과학 지식이 아니라 직접 톱질하고 사포질하며 손끝으로 익힌 생생한 경험담이라는 점은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목재 하나하나의 비중과 경도, 자생지를 정리한 표들은 목공을 시작하려는 이들에게도 실용적인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나이테에 담긴 것들저자는 나무를 통해 세계사와 문화, 종교를 다시 들여다본다. 쉰 살에 가톨릭 신자가 된 뒤 저자는 성경 속에 등장하는 나무들에 유독 눈길이 간다. 예수님이 못 박힌 십자가는 과연 무슨 나무였을까? 산딸나무설, 사시나무설 등 근거 없는 속설들을 하나씩 반박하며 지중해 연안에 흔했던 사이프러스(측백나무)라는 결론에 이른다. 노아의 방주를 만든 나무를 둘러싼 가톨릭과 개신교의 번역 차이, 라틴어·영어·한글 성경을 구글 위성지도와 함께 펼쳐놓고 대조하는 저자만의 방구석 순례 방식도 흥미롭다.가로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삼국사기》와 《조선왕조실록》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우리나라 가로수의 역사, 그리고 여의도와 진해에 심긴 왕벚나무가 러일전쟁, 가쓰라-태프트 밀약, 일제강점기와 얽혀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일본이 감사의 표시로 워싱턴 D.C.에 3020그루의 벚나무를 선물하며 시작된 미국 벚꽃 축제의 배경, 북한이 벚나무를 일제의 잔재로 규정하고 대신 살구나무를 심었다는 이야기까지, 나무 한 그루에 얽힌 국제정치사도 흥미롭다.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의 레졸루트 데스크(Resolute Desk)가 북극 탐사선 HMS 레졸루트호의 오크 목재로 만들어져 빅토리아 여왕이 미국에 선물한 것이라는 뒷이야기, 영국의 비극적 전설이 깃든 모드의 느릅나무와 유럽인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함께했던 마을 나무 문화, 우리나라 마을 어귀를 지켜온 느티나무·팽나무와의 흥미로운 비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벚꽃놀이에서 비롯한 일본의 하나미 문화, 골프채 우드의 어원이 된 감나무 이야기까지, 저자는 나무 한 그루마다 숨어 있는 역사와 신화, 정치와 종교의 맥락을 들춘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무심코 지나쳤던 거리의 가로수와 성당의 십자가는 물론 대통령의 책상에 이르기까지 전혀 다른 눈으로 볼 수 있다.나무가 일깨우는 삶의 태도저자는 나무를 거울삼아 자신의 삶을 비춘다. 상처 입은 나무가 스폴티드 우드(Spalted wood)라는 세상에 하나뿐인 무늬로 다시 태어나듯, 깨진 도자기를 금으로 이어 붙이는 일본의 킨츠기나 곰팡이 핀 포도로 만든 귀부 와인처럼, 상처를 받아들인 존재들이 오히려 더 귀해진다는 사실에서 저자는 심리학자 스티븐 조지프의 외상 후 성장(PTG) 개념을 떠올린다. 감나무의 검은 무늬, 즉 먹감은 나무가 상처를 이겨낸 흔적이자 우리 조상들이 부모의 인내에 비유해온 무늬라는 점도 흥미롭다.나무마다 다른 유형기(외형 성장을 멈추고 내적으로 뿌리를 다지는 시간)를 소개하며, 소나무처럼 빠른 사람도 너도밤나무처럼 30~40년이 걸리는 사람도 저마다의 속도로 성숙해간다는 진리를 이야기한다. 평생 단단한 하드우드만 편애하던 저자가 나이들수록 부드럽고 여린 소프트우드에 마음을 열게 된 일화를 통해, 강함에 대한 이끌림과 약함에 대한 혐오라는 인류의 심리를 성찰한다. 진정한 강함은 딱딱함이 아니라 유연함이라는 저자의 결론은 목공 경험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온 통찰이다.나와 타인 사이에 저마다 그어놓은 선(경계)에 관한 사유, 스마트폰에 고개 숙인 채 살아가다 나무 덕분에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게 된 쉰 살의 고백까지, 이 책은 목공 지식과 인문 교양을 오가면서도 결국 한 인간의 성장과 성찰로 수렴한다.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이르러서야 나무와 계절, 그리고 자기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보게 된 저자의 이 기록은 동시대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준다. 그리고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의 말을 건넨다.계절을 지나는 법이 책은 목공 에세이이자 인문 교양서이며, 동시에 쉰 살 넘은 한 사람의 성찰록이다. 나무를 통해 과학과 역사, 종교와 신화를 넘나들면서도 결국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하나다. “나무를 보면 하늘이 보인다.” 스무 편의 하루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도 자신만의 나무 하나를 마음에 품게 될 것이다. 그 누구든 나무의 결을 읽는 법을 배운다면, 조급해하지 않고 자신의 계절을 지나가는 법도 함께 배우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