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집의 공양주로 계시던 외할머니를 따라 매년 여름과 겨울의 방학을 산중 암자에서 지냈다.
낡고 오랜 옛 암자의 이끼 낀 기왓장, 사시사철 맑게 흐르던 샘물의 시원함, 숲속 오두막집 같던 오래된 해우소와 그 지붕 위에서 노닐던 새들 그리고 매일 새벽 세상을 깨우던 스님의 목탁 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
스님과 할머니, 어린 나와 커다란 백구만이 깊은 산 작은 암자를 지키던 그 고요하고 아름다운 날들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다시는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 그 풍경을 어른이 되어 템플스테이를 통해 다시 만났다. 자연히 템플스테이 현장의 일꾼이 되어 10년 가까이 이 땅의 산사를 두루 둘러보고, 귀한 절밥을 맛볼 기회를 얻었다.
계간 《템플스테이》 객원기자로 활동했으며, 《108 명상집-가만히 눈을 감고》를 엮었다. 《현대불교》에 〈사찰국수기행-스님이 웃는다〉, 〈스물네 번의 계절〉을 연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