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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한 그릇 안에 모두 담겼다
1부 위로의 맛 웃게 하는 한 그릇 능이향 가득한 산중 잔치_정관 스님의 능이 배추 칼국수 봄 향기 가득한 한 그릇_주호 스님의 쑥칼국수 종소리가 울려 퍼지던 순간_진묘 스님의 잔치국수 마음을 채우는 한 그릇_동화 스님의 들깨칼국수 겨울의 백색미식_여거 스님의 백김치물국수 2부 기억의 맛 추억을 불러오는 한 그릇 법정 스님을 닮은 한 그릇_덕조 스님의 불일암 국수 푸른 초여름 한 그릇_명천 스님의 상추찔레 국수 추억이 주는 온기_지견 스님의 김치진물 국수 삶의 묘미를 맛보다_육통 스님의 수박동치미 국수 할머니와의 추억 한 스푼_우담 스님의 시래기국수 3부 수행의 맛 마음을 닦아가는 한 그릇 대중을 향한 응원_서준 스님의 배국수 사과 한 알의 자비_동원 스님의 사과냉면 정진의 힘이 된 국수_반결제 산행 봉사자들의 메밀국수 붉은 팥이 주는 힘_성화 스님의 팥칼국수 라면도 보양식이 되는 공양_승현 스님의 국수라면 4부 자연의 맛 계절을 담아낸 한 그릇 입맛 살리는 여름 별미_진허 스님의 콩나물 비빔국수 자연이 준 옥빛 조미료_백거 스님과 장혜지 씨의 솔잎칼국수 마성의 얼갈이국수_능가 스님의 얼갈이콩물김치 국수 진한 가을의 맛_선오 스님의 도토리 손칼국수 순도 백 퍼센트 산사 보양식_마하연 보살의 과채두부면 5부 다시 나누는 맛 오늘을 이어가는 한 그릇 어른스님도 방긋한 바질 페스토_우일 스님의 바질 페스토 스파게티 제철이 주는 추억_지인 스님의 오이만두 자연이 전한 한 그릇_정우 스님의 도토리 묵사발 가을볕이 빚은 구수함_혜성 스님의 고구마 빼떼기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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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저녁이지만 제도 밖의 자유를 느끼는 겁니다. 그 자유로움이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지요. 어떤 악기든 조율을 잘해야 오랫동안 좋은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늘 팽팽히 매여만 있어선 제소리를 낼 수 없어요. 쉼 없이 자기 수행을 반복하면서도 가끔은 국수 한 그릇의 자유로 다시 나아갈 힘을 얻는 거예요. 음식은 그렇게 긴장된 자기 마음을 조율해주는 힘이 있습니다.”
---「능이향 가득한 산중 잔치_정관 스님의 능이 배추 칼국수」 중에서 “음식을 하는 사람은 겸손해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자기를 낮춰야 누군가를 위해서 음식을 할 수 있어요. 구정물에 빠지고 부엌데기 취급도 받으면서요(웃음). 저는 이 음식을 드시는 스님들이 부디 확철대오(廓徹大悟, 확연히 꿰뚫어 크게 깨우침) 하시길, 배고픔이 달래지기를, 편안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면 다른 생각은 나지 않아요.” ---「마음을 채우는 한 그릇_동화 스님의 들깨칼국수」 중에서 “반찬은 세 가지가 넘지 않게 하고, 간단명료하게 먹는다.” 지금도 술술 외워질 만큼 제자에게 강조한 법정 스님의 먹을거리 원칙은 아직도 유효하다. 가짓수가 많은 식탁을 대하면 생각이 흐트러져 ‘먹이는 간단명료하게’라는 부엌훈을 걸어놓기도 했다던 법정 스님, 당신이 스스로 선택한 불편함은 그대로 수행자로서의 삶을 제련하는 기치로 이어지고, 여전히 이곳에 살아 흐른다. ---「법정 스님을 닮은 한 그릇_덕조 스님의 불일암 국수」 중에서 그날 스님은 보았다. 아무리 큰 나무라도 제 몸 하나만으로는 결코 타오르지 못한다는 것을. 보잘것없이 마르고 이리저리 발에 차이는 저 마른 솔가지가 함께 몸을 태워주지 않으면 어떤 불길도 내지 못한다는 것을. 마음이 밝아진 순간이었다. ---「사과 한 알의 자비_동원 스님의 사과냉면」 중에서 가난하고 고단한 역사 속에서 냉혹한 계절을 이겨낸 방법은 다시 돌아올 빛의 시간을 믿는 것. 그리고 보리심과 자비행으로 공생의 길을 열어 그 혹독한 시간을 끝내 함께 이겨내는 것이었다. 아득한 그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끝내 살아 이어온 이 땅의 뭇 생명이 바로 그 증거이리라. ---「붉은 팥이 주는 힘_성화 스님의 팥칼국수」 중에서 “레시피에 집착하지 마세요. 주어진 재료에 따라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당신은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라고 담담히 전하는 스님의 이야기에 주저하던 이들의 눈빛이 반짝인다. ---「진한 가을의 맛_선오 스님의 도토리 손칼국수」 중에서 “돌고 돌아 다시금 선禪 수행, 명상 수행의 귀중함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어요. 내 마음을 비우는 법을 배워야 대중에게도 좋은 길을 전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간 살면서 배운 것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늘 기도합니다. 우리의 존재가 온전한 행복 그 자체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할 수 있기를요.” ---「제철이 주는 추억_지인 스님의 오이만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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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릇의 국수에서 만난 삶과 수행
전국 24개 사찰, 스님들의 인생 레시피 “국수 한 그릇이 사람을 웃게 하고, 삶을 위로한다.” 사찰음식은 이제 낯설지 않다. 건강한 음식으로, 자연을 담은 음식으로, 또는 수행자의 식문화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작 한 그릇의 음식이 어떤 사람의 삶과 어떻게 만나고, 어떤 기억과 수행의 시간을 품고 있는지 들려주는 책은 많지 않다. 『스님의 맛』은 바로 그 빈자리를 채우는 책이다. 저자는 전국의 산사를 찾아 스물네 명의 스님을 만났다. 절집마다 국수는 달랐고, 국수에 담긴 사연도 모두 달랐다. 어떤 스님에게 국수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맛이었고, 어떤 스님에게는 출가를 결심하던 날의 기억이었다. 또 다른 스님에게는 수행의 고단함을 달래주던 한 끼였으며, 함께 나누어 먹는 공양의 기쁨이었다. 같은 국수라도 삶이 다르면 맛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이 책은 조용히 들려준다. 수행자의 일상과 삶의 화두가 담긴 따뜻한 한 그릇 맛보다 오래 남는 것은 사람이다 “자기를 낮춰야 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할 수 있어요.” 탐식을 경계하는 엄격한 산사의 수행 생활 속에서도 국수가 나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환한 웃음이 피어난다. 이 책은 장보배 작가가 불교계 주간지 『현대불교』에 연재한 글을 모아 새롭게 엮은 것으로, 전국 방방곡곡의 절집을 찾아 스님들과 나누었던 정겨운 공양의 순간들을 기록했다. 사찰의 공양간은 단순한 부엌이 아니라, 하루에도 몇 번씩 배고픔을 달래고 마음을 닦는 치열한 수행의 공간이다. 책에는 전국의 명찰과 산중 암자를 지키는 다양한 수행자들의 솔직하고 울림 있는 사연이 가득하다. 이 책은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출가와 함께 마주했던 겨울 산사의 풍경, 스승과 제자가 주고받은 깊은 선문답, 절망 끝에서 스님의 따뜻한 국수 한 그릇을 먹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었던 이의 이야기 등 국수 가닥마다 얽힌 삶의 서사가 한 편의 영화처럼 아련하고 생생하게 펼쳐진다. 스님들에게 국수 한 그릇은 수행의 긴장을 잠시 내려놓는 ‘제도 밖의 자유’이자, 세상을 향해 자비와 온기를 전하는 가장 낮은 문턱의 포교 방편이다. 자연의 계절과 약성을 담아낸 건강한 사찰 보양식 “사찰음식은 단순히 비건이 아닌, 몸과 마음을 살리는 방편입니다.” 이 책에 소개되는 24가지 국수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소면이나 칼국수에 그치지 않는다. 겨울철 감기를 떨쳐내는 정관 스님의 ‘능이 배추 칼국수’, 제철 쑥의 향기를 살려 마음까지 푸르르게 하는 주호 스님의 ‘쑥칼국수’, 수박의 달콤함과 동치미의 짭조름함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육통 스님의 ‘수박동치미 국수’, 버림받은 폐광촌을 꽃대궐로 일군 스님들의 ‘도토리 묵사발’, 100% 생과즙과 된장의 반전 결합이 돋보이는 마하연 보살의 ‘과채두부면’, 직접 키운 바질로 산사의 별식을 선물하는 우일 스님의 ‘바질 페스토 스파게티’까지 다양한 음식을 만날 수 있다. 자극적인 조미료와 과도한 양념 대신, 제철 재료의 본질과 발효 장류의 감칠맛으로 끓여낸 국수들은 속을 편안하게 해주고 지친 현대인의 심신을 다정하게 감싸준다. 각 장의 끝에는 가정에서도 누구나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상세한 레시피와 ‘국수의 맛’ 가이드가 함께 실려 있어 실용성을 더한다. 팽팽하게 매여 있는 마음을 조율하는 일상의 청량제 “하루 저녁이지만 제도 밖의 자유를 느끼는 겁니다.” 어떤 악기든 줄을 잘 조율해야 오랫동안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듯, 늘 긴장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도 마음을 조율하는 휴식의 시간이 필요하다. 스님들이 선방에서 팽팽한 수행의 끈을 잠시 풀고 국수 한 그릇으로 마음을 달래듯, 『스님의 맛』은 바쁜 일상에 지쳐 허기진 우리의 영혼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소중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은 실제로 절에서 먹는 사찰음식을 소개한다. 거기에 산사의 부엌에서 피어나는 소박한 일상, 수행자의 검박한 생활,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식재료와 공양 문화, 그리고 욕심을 덜어내며 살아가는 삶의 철학까지 자연스럽게 담아낸다. 음식을 설명하기 위해 삶을 끌어온 것이 아니라, 삶을 이해하기 위해 음식을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기존의 사찰음식 책들과 분명한 결을 이룬다. 오늘날 우리는 넘쳐나는 음식 속에서도 쉽게 허기를 느끼고, 풍족한 일상 속에서도 마음은 자주 메말라간다. 더 좋은 것을 먹으려 애쓰지만 정작 누구와, 어떤 마음으로 먹는지는 잊고 살아간다. 『스님의 맛』은 바로 그 질문을 다시 꺼내는 책이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나누고,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느냐가 삶의 맛을 결정한다고 조용히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