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 의현은 중국 당나라 말기의 선승이다. 조주 남화(지금의 산둥성) 출신으로, 출가한 뒤 계율과 경론을 깊이 공부하다가 선(禪)으로 길을 바꾸었다. 황벽 희운의 문하에서 수행했고, 대우를 만나 깨달음을 얻었다. 이후 진주 호타하 강가의 작은 절 임제원에 머물며 제자를 가르쳤고, 절 이름을 따 임제라 불렸다. 큰 소리로 꾸짖는 ‘할(喝)’로 이름났으며, 그의 말과 행적은 제자들이 엮은 『임제록』에 전한다. 그의 법맥은 임제종으로 이어져 중국 선종의 큰 줄기가 되었고, 한국과 일본의 선종에도 깊은 영향을 남겼다.
임제는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라”는 말 때문에 흔히 과격한 파괴자로 기억된다. 그러나 그가 베라고 한 것은 부처가 아니라, 부처라는 이름에 기대어 자기 눈으로 보기를 미루는 마음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끝내 얻지 못하는 까닭을 하나로 짚었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병이다. 이 책은 멘토와 조언과 위로를 찾아 밖으로 헤매는 오늘의 우리에게 임제의 그 진단을 다시 건넨다. 밖으로 향하던 눈을 안으로 돌리는 순간, 내면의 혁명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