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스웨덴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소설가 카린 보이에(Karin Boye, 1900-1941)는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태어나 웁살라대학교와 스톡홀름대학교에서 인문학을 공부했다. 청년 시절 프랑스 소설가 앙리 바르뷔스에게 영감을 받은 국제 사회주의 및 평화주의 운동 단체 클라르테의 주요 인물이 되었고, 초현실주의와 정신분석 이론 등 당대의 혁신적 문학 사조를 소개하는 문예지 『스펙트룸(Spektrum)』에서 활동했다. 1922년 시집 『구름(Moln)』으로 등단 후 1931년에는 T. S. 엘리엇의 『황무지(The Waste Land)』를 스웨덴어로 번역했으며, 그 후 10년 동안 자신의 성적 지향을 둘러싼 내적 갈등을 바탕으로 한 『위기(Kris)』(1934)를 비롯해 여러 편의 소설과 시집을 발표했다. 동료 작가와 결혼했으나 베를린에서 정신분석 치료를 받은 후 남편을 떠나 유대계 독일 여성인 마르고트 하넬과 평생의 인연을 맺었다. 보이에의 가장 유명한 저작인 『칼로카인(Kallocain)』(1940)은 나치 독일과 소련 여행에서 영감을 받아 집필되었으며, 미래의 전체주의 사회가 겪는 견딜 수 없는 억압을 그린 소설이다. 보이에는 이 소설을 쓴 다음 해에 세상을 등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