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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왜 인문학 100년사인가
1장 욕망하거나, 관계를 맺거나 2장 그토록 잔혹했던 우리는 대체 누구인가? 3장 악마의 지침을 버리고 주체적 인간을 만들어야 4장 나치의 ‘광기’를 증오하면서도 닮아가다! 5장 과연 실존은 본질에 앞서는가? 6장 그럼에도 마르크시즘은 그들에게 초월 불가능한 철학이었다! 7장 그들이 말한 ‘개나 돼지’는 구조주의적 메타언어일까? 8장 권력의 ‘광기’에 맞서야 주체적인 역사의 기록이 가능하다 9장 더 이상 국가엔 당신이 없다, 경쟁과 카오스만 있을 뿐 10장 네트워크에 연결된 당신, 왜 고독감을 느끼는가? 11장 마침내 혁명은 경쾌한 발걸음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인물 색인 용어 색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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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들이 존경받는 이유는 인간의 희로애락, 개인과 사회의 관계 뿐 아니라, 인류가 직면한 다양한 쟁점들을 고민하고, 삶의 궁극적 목표를 추구하기 위한 대안을 찾고자 고민해왔기 때문이다. 그 고민의 과정이 인문주의다.
인문학이라는 제목을 단 강좌들이 대학 강단이나 시민 학교에서 대거 선보여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인문학을 유명 작가들의 문학작품 또는 철학가들의 사상과 동일시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명작이나 고전의 가치를 칭송하는 것에 갇힌 인문학은 진정한 인문주의 정신을 발현한다고 할 수 없다. 에드워드 사이드의 지적처럼, 인문주의는 ‘우리’가 이미 알고 느끼는 것을 다시 확인해 공고히 하는 방식이 아니라, 논쟁의 여지없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확실성’에 대해 질문하고 그것들에 대해 소란을 일으키고 재정립하는 것이다. 세계화의 파고 속에 강대국과 약소국의 이해관계는 더욱 첨예하게 대립하고, 빈익빈부익부의 심화, 실업문제, 노동문제, 환경오염, 다문화사회의 도래, 소수자 인권문제 등 수많은 난제들이 쌓여만 가는데, 우리들이 흔히 접하는 인문학은 출세지향의 처세술을 매끄럽게 분칠하는 도료이거나 자기만족의 립스틱으로 소비되고 있다. 인문주의는 인간 고유의 가치를 담은 예술·종교·철학·과학·윤리학 등을 존중하며, 인간을 짓밟는 모든 압력을 떨쳐내려는 노력을 일컫는다. 인문주의는 본질적으로 인간성을 신의 굴레로부터 해방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된다. 인문주의는 인간이 봉건적인 ‘신의 세계’에 도전한 중세 말기인 14~15세기, 이탈리아에서 오래 전에 신에게 죽은 인간을 다시 탄생시키려는 노력, 즉 르네상스(Renaissance)를 계기로 개화되었다.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 『오이디푸스』, 『안티고네』(소포클래스) 등의 고전문학이 신들의 시대에 인간의 탄생을 담은 ‘네상스’(Naissance)을 다루었다면, 단테를 선구자로 하여 페트라르카, 보카치오 등을 중심으로 한 중세 말의 인문주의자들은 '신과 관습으로부터 인간을 다시 해방시키고 완성하려는 노력'(Renaissance)을 전개하였다. 초기 인문주의자들은 권위적인 기독교와 절대군주 권력의 억압적 질곡에 갇힌 인간의 자유와 해방을 부르짖었다. 이러한 사상적 경향은 반(反)종교적이며, 인간 본능적인 내용을 담은 조반니 보카치오(1313~1375)의 『데카메론』에서 선구적으로 두드러졌다. 『데카메론』은 단테(1265~1321)의 신곡(神曲)에 비견되어 인곡(人曲)이라고 불리며 민중들 사이에 큰 인기를 모았다. 인문주의는 독일·네덜란드·영국 등으로 전파되어 울리히 폰 후텐(1488~1523),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1466~1536), 토머스 모어(1478~1535) 등을 낳고, 이어 프랑스로 유입되어 프랑수아 라블레(1483~1553)와 같은 풍자 작가를 배출하였다. 이어 인문주의는 18세기에 들어와 프랑스에선 샤를 몽테스키외(1689~1755)와 장 자크 루소(1712~1778)의 계몽사상에 영향을 끼쳤으며, 독일에선 요한 볼프강 괴테(1749~1832), 프리드리히 쉴러(1759~1805) 등의 작품 세계에 깊이 스며들었다. 19세기 후반에는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1828~1910), 로맹 롤랑(1866~1944)과 같은 철학자·문학자들이 인간의 본성적 의지와 한계, 인류애적 사랑을 찾고자 했다. 20세기 들어와서는 인간의 현실적 존재에 대해 깊이 고민한 인문학자들이 출현하였다. 인문학적 관점에서 볼 때, 산업혁명 이후 인간 능력을 극대화한 지난 100년은 우리 인류에게 있어 오만함의 극치와 그 반성이 뒤따른 세기(世紀)라고 할 수 있다. 즉 인간 스스로 자신이 이성과 합리성이라는 특출한 능력을 지닌 최고의 존재라고 믿다가 그 한계를 깨닫고, 새로운 사유와 반성의 담론들을 쏟아낸 시기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