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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동화 ”
잃어버린 여의주를 찾아 좌충우돌하며 자신의 존재를 깨닫게 되는 이야기! 1. 여의주. 나의 여의주는 어떤 것인가? 처음은 누구나 서투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서투르기에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들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가치관을 확립하며 성장합니다. 상상의 동물인 ‘용’과 물고기들이 펼치는 《깜장미르》는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경험을 안겨 주는 그림책입니다. 깜장미르는 승천하다 여의주를 떨어뜨립니다. 여의주를 찾느라 물고기들을 괴롭히고 냇물을 다 마셔버려 가뭄에 시달리게 합니다. 깜장미르는 결이가 여의주를 가져갔다는 소식을 듣고 초립동이로 둔갑합니다. 한편 원님은 백성들이 가뭄으로 고통을 받자 이방에게 초립동이를 잡아오라고 합니다. 여의주의 의미는 무엇일까? 모든 생명의 근원인 물을 다스릴 수 있는 여의주는 권력입니다. 조화를 부리고 막강한 힘을 가진 용에게는 책임감입니다. 여의주를 사용해 비를 마음대로 내릴 수 있는 것은 용과 이무기가 다른 점입니다. 깜장미르에게 여의주는 하늘나라로 갈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합니다. 심마니 결이에게는 외로움과 무서움을 느끼지 않게 해줍니다. 그래서 깜장미르가 생명을 살리고 여의주를 돌려받습니다. 책임을 다하는 것, 올바른 권력을 행사하는 것, 올바른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 그것은 곧 생명을 살리는 일입니다. 나의 여의주에 색을 담아보자. 나는 언제 행복한가, 무엇을 할 때 집중할 수 있는가,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하는 일이 나와 함께 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가, 내가 하는 행동이 다른 사람을 해치지는 않는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아프게 하지는 않는가, 나는 용서할 줄 아는가, 나는 사과할 줄 아는가,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여의주에 나를 나타내는 색을 담아보아요. 나의 여의주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자. 이야기의 힘은 강합니다. 어떻게 태어났고, 성장하였고,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보아요. 내가 태어났을 때 부모님, 할아버지, 할머니, 나를 둘러싼 사람들이 얼마나 기뻐했는지. 내가 걸음마를 배울 때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얼마나 반복했는지, 유치원에서 친구를 사귀며 얼마나 좋아했는지. 처음으로 이가 빠질 때 얼마나 두려워했는지. 나의 이야기가 담긴 여의주는 길을 잃고 방황할 때 나침판이 될 것이며 앞으로 나아갈 때는 지도가 될 것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땅에 내려왔는지, 여의주를 사용하는 법도 잘 모르는 깜장미르가 잃어버린 여의주를 찾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그림책입니다. 2. 그림책 《깜장미르》 구성과 그림의 특징 《깜장미르》의 단계별 성장구도 깜장미르는 미물의 세계인 물속에 살다가 조력자를 만나 인간 세상으로 올라와 초립동이로 둔갑합니다. 결이의 생명을 살리고 여의주를 물고 하늘에 올라 메마른 대지에 비를 내리는 이타적인 행위를 하는 구성입니다. 상상의 동물 ‘용’의 표현 《깜장미르》 캐릭터는 일반적인 이미지인 무시무시한 용이 아니라 상상력이 풍부하게 표현하였습니다. 꿈을 상징하는 무지개빛깔을 가진 검정 비늘, 편안한 색인 민트 뿔, 어린이의 순진무구한 커다란 눈망울, 어리바리하게 보이는 돌돌 말린 수염은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장면마다 다양한 표정은 책을 읽는 아이들이 생생한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고기의 특성을 살린 그림을 곳곳에 배치하여 볼거리와 글의 이해를 돕게 하였습니다. 유화의 질감을 살리고 덧칠하여 생생한 풍경을 나타냈습니다. 3. 미숙한 자아에서 성숙한 자아로 물고기들을 모아놓고 여의주의 행방을 묻는 장면 아이들은 물건을 잃어버려도 묻고, 문제가 생겼을 때도 묻고, 궁금증이 생겨도 묻습니다. 그래서 명쾌한 답을 얻을 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또 혼자서 끙끙대며 답을 구합니다. 깜장미르는 여의주를 잘 다루지 못합니다. 호기심이 많아 승천하는 중에 사람들의 말소리가 궁금해 해찰하다 여의주를 떨어뜨립니다. 혼자서 여의주를 찾다가 지쳐 물고기들에게 여의주의 행방을 묻습니다. 묻고 답을 찾는 것은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껍질을 깨고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구렁이로부터 결이를 구해주는 장면 현대는 풍요로움의 시대입니다. 쉽게 구할 수 있으니 지켜야 할 것까지 쉽게 버리기도 합니다. 세상에는 지켜야 하는 보편적인 가치를 지닌 것들이 있습니다. 여의주는 깜장미르에게 아주 중요합니다. 비를 마음대로 다스릴 수 있는 도구이지만 하늘 문을 통과할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합니다. 여의주 없는 깜장미르는 이무기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러니 깜장미르는 여의주를 꼭 찾아야합니다. 그러나 결이에게도 여의주는 소중합니다. 심마니란 외롭고 위험한 일입니다. 심마니인 결이는 여의주에게 위로를 받기 때문입니다. 서로에게 소중한 가치를 지닌 여의주를 깜장미르는 뺏을 수 없습니다. 힘으로 뺏을 수 있겠지만 약탈은 가치를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메마른 대지에 비를 내리는 깜장미르 우리는 어떠한 비용을 내지 않고 누리는 혜택이 많습니다. 나는 비용을 내지 않았지만 누군가는 비용을 지불했을 것입니다. 깜장미르는 원님의 호통에 하늘나라 임금님의 당부가 생각납니다. ‘물이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하여라.’ 여의주를 잘 다루지 못해 비를 많이 내리게 하거나 가뭄이 들었지만 끝까지 책임을 다 했어야 합니다. 깜장미르는 아차 싶어 여의주를 물고 하늘에 올라 메마른 대지에 비를 내립니다. 비구름을 모으며 기운이 소진한 깜장미르는 땅에 떨어져 죽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깜장미르를 잊지 않습니다. 깜장미르는 사람들에게 영원히 살아있습니다. 작가의 말 초등학교 가는 길이 참 멀었어요. 들판에서 여름에는 땡볕을, 겨울엔 매서운 바람을 고스란히 안고 다녔죠. 소달구지를 만나면 어찌나 반갑던지 올망졸망 끼어 타기만 해도 그날은 재수 좋은 날이었어요. 그 먼 길을 참 재미나게 다녔어요. 길동무해준 이야기보따리 언니가 있어서죠. 언니는 옛날이야기를 맛깔스럽게 해주었어요. 길을 걷는 것. 그것은 이야기를 따라 가는 것이었지요. 『깜장미르』는 〈전주역사박물관〉 홈페이지에 전주의 한 지명인 ‘용머리고개’ 에 관해 소개된 설화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누구나 처음은 어설프죠. 깜장미르도 자꾸 여의주를 떨어뜨리고, 잃어버린 여의주를 찾는 과정에서 물고기들을 괴롭히지만 결이의 목숨을 살리고, 원님에 의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되지요. 『깜장미르』는 삶의 방향을 잡아주는 제 마음속 이야기 중 하나예요. 제가 초등학교를 오가는 길에 이야기와 함께였던 것처럼 아이들의 마음속에도 언제나 재미있는 이야기가 함께 하면 좋겠어요. 책이 나오기까지 힘써 주신 박예분 작가님, 함께 해 준 문우들에게 감사합니다. 이 창 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