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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 일만 늘어놓아서야 글이라 할 수 있을까?
2. 언제, 어디서 일어난 일인가? 3. 주고받은 말 살려 쓰기 4. 생각이 흐르는 대로(의식 흐름 기법) 5. 서사문과 설명문은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6. 그림 그리듯 묘사하기 7. 글감 찾기 8. 성장소설 쓰기 9. 쓰고 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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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성장소설 쓰기가 우리 국어 교육의 한 줄기로 또렷이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누구나 자라면서 힘든 시절이 있었고, 또 크고 작은 상처가 남아 있다. 자라 온 이야기 쓰기는 그 상처를 풀어 준다. 맺힌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지 않고 덮어 두면 언젠가는 그 상처가 덧나기 마련이다. 세상에 마음을 닫고 자기 세계에 갇혀 살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한테 폭언이나 폭력으로 터져 나오기도 한다. 말하기 힘든 고통스런 상처라 하더라도 글로 풀어내고 나면, 자기도 모르게 용서하는 마음이 자라나고, 그것이 오히려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자라 온 이야기 쓰기는 아이들 마음을 자라게 하는 좋은 공부다.
--- p.10 ‘쓰다’와 ‘적다’의 차이가 무엇일까? 국어 첫 시간이자 글쓰기 첫 시간에 내가 아이들에게 던지는 물음이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쓰다’는 ‘~적는다’로, ‘적다’는 ‘~쓴다’로 돌려 막기 해 놓았다. 이걸 믿고 그대로 따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이들은 다양한 답을 내놓는다. 빠른 시간에 쉽게 쓰는 건 적는 거고, 어렵게 오래 쓰면 쓰는 거라는 둥, 적는 건 메모 같은 거고 쓰는 건 작품이라는 둥, 보고 쓰면 적는 거고 안 보고 쓰면 쓰는 거라는 둥, 그러다가 얼마 안 가서 정답을 찾아낸다. 글에 담기는 정보가 바깥에서 들어온 것이면 적는 거고, 내 안에서 나온 것이면 쓰는 것이다. 그러면 한 아이가 꼭 딴지를 걸어온다. “‘받아쓰기’는 선생님이 불러 주는 대로 적는 것인데, 어째서 ‘받아적기’라 하지 않고 ‘받아쓰기’라 합니까?” 기다렸던 물음이기에 반갑게 대답해 준다. --- p.17 이야기글을 쓸 때 또 하나 마음 쓸 일은 풀이말의 때매김(시제)이다. 자라 온 이야기, 서사문를 써내라고 했는데, 몇몇 아이들은 서사문이 아닌 설명문을 써서 내기도 한다. 식구 이야기를 쓰라고 하면 식구 소개를 해 놓거나, 자라 온 이야기를 쓰라고 하면 자기를 소개한 글을 종종 본다. 설명과 서사는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하느냐, 혹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사건을 전달하느냐 하는 전달 목적에도 차이가 있지만, 더 뚜렷한 차이는 때매김에 있다. 설명문은 언제나 현재형이고, 서사문은 기본 진술이 과거형인데 사이사이 현재형이 섞이기도 한다. --- p.119 앞뒤로 이어지는 사건이 없는 단편적인 사건 하나는 서사 구조를 갖추지 못한다. 아이들이 쓴 글을 보면 이야기글 꼴을 갖추지 못한 것이 더러 있다. 예를 들자면, 물놀이하다 물에 빠졌는데 아버지가 구해 준 사건, 자전거 타다가 넘어져서 팔이 부러졌던 일, 시골 할머니 집에 가서 화장실에 빠졌던 경험, 이웃집 초인종 누르고 도망쳤던 장난, 자동차 사고로 병원에 입원했던 일과 같은 이야기가 그랬다. 이런 글은 사건의 연속성이 없다. 이야기는 꼬리를 무는 사건이 처음과 중간과 끝으로 이어져서 하나의 큰 덩어리가 될 때 비로소 제 꼴을 갖추어 드러나게 된다. 이 점은 글감을 고르는 단계에서 미리 지도해야 하는 것이 좋다. 처음도 없고 끝도 없는 사건 하나만 가지고 쓰면, 그 뒤에는 꼭 어설프게 감상이나 주장이 뒤따른다. 글을 마무리 짓자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 p.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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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경험에서 건져 올린 실천 지침서
국어 시간에 성장소설 쓰기―아홉 마당 ‘쓰다’와 ‘적다’의 차이가 무엇일까? 국어 첫 시간이자 글쓰기 첫 시간에 구자행 선생이 아이들에게 던지는 물음이다. 글을 쓰라고 하면 아이들은 대부분 한 일만 죽 늘어놓는다. 글을 썼다기보다는 한 일을 적기만 했다고 봐야 한다. 한 가지 일을 붙잡고서 저마다 본 것, 느낀 것, 주고받은 말, 속으로 중얼거렸던 말 따위를 환하게 펼쳐 보여야 비로소 글을 썼다고 말할 수 있다. 보기글을 읽어 주면서 이런 이야기를 짚어 주면 아이들은 글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금방 감을 잡는다. 수업은 이렇게 단순한 것들로부터 시작해서 한 학기가 끝날 즈음에는 아이들 저마다 자라 온 이야기 한 편으로 마무리된다. 이름하여 성장소설 쓰기. 새 학기 시작하고 교과서 공부에 앞서 10~15분가량 짬을 내어 했고, 수행평가로 활용했다. 구자행 선생은 20년 전 아이들과 ‘자라 온 이야기 쓰기’를 시작한 뒤로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성장소설 쓰기를 해 왔다. 고3을 가르칠 때도 수행평가로 했다. 방학에는 부산광역시교육청에서 여는 ‘서머스쿨’과 ‘윈터스쿨’에 글쓰기 강좌를 개설해, 부산 시내 전체 고등학교에서 글을 쓰고 싶어 찾아온 아이들하고도 성장소설 쓰기를 했다. 그 실천 사례를 아홉 개 알맹이 속에 담았다. 말하자면 서사문이 갖추어야 할 요건인데, 그동안 아이들과 성장소설 쓰기를 하면서 아이들이 주로 놓쳤던 내용이기도 하다. 설명문과 서사문의 때매김말(시제)은 어떻게 다를까? 그때 그 순간, 주고받았던 말을 되살려 쓰는 것만으로도 글은 어떻게 달라질까? 자꾸 요약하거나 심지어 주장하는 글이 되기도 하는 까닭은 뭘까?… 이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평범한 국어 교사가 아이들과 실제 활동했던 내용들로 정리했고, 또래들이 쓴 보기글과 보기글을 읽은 아이들 반응을 꼭지마다 실어 놓아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을 또래들이 쓴 성장소설 읽는 재미에 빠져들게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보기글은 다른 학교 아이들이 쓴 것보다 바로 옆에 친구나 선배들이 쓴 글이 더 좋다. 교사도 처음 시작할 때는 남이 지도한 보기글을 가지고 할 수밖에 없지만, 한 해 두 해 실천 사례가 쌓이면 자기가 지도한 아이들 글을 보기글로 삼으면 된다. 한 편 한 편, 사연이 담긴 글일수록 이야깃거리도 풍성하다. * 이런 글을 읽고 소감을 말하는 수업을 한 경험이 없어서 되게 참신하고 재미있었다. * 빡빡하게 교과서 진도 나가는 것보다 지루하지 않고 친구들 이야기도 재미있어서 좋았습니다. * 선생님의 달콤한 목소리가 상황을 몰입시켜서 제가 주인공이 된 거 같아용. *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신의 생각과 남의 생각을 공유하는 게 참 신박했던 것 같아요. * 남의 인생을 주제로 쓴 소설을 읽는 것이 마치 내가 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수업 짱 재미있어용. 앞으로 이런 수업 많이 부탁드려용. * 앞으로 국어 시간에 안 잘 것 같습니다. 재밌었어요. * 온라인 수업인데 정말 재밌었고 선배들이 소설 쓴 게 정말 멋있다. 나도 꼭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다음 국어 시간이 기대돼요. 상처를 치유하고 자기 존중감을 갖게 되는, 성장소설 쓰기 아이들은 자기를 주인공으로, 자라 온 이야기를 쓰면서 저마다 자기 삶을 돌아본다. 선생님이나 어른들에게 당한 억울한 이야기, 친구를 따돌리거나 따돌림당했던 이야기, 선배나 같은 반 친구들에게 맞으면서 힘들게 지냈던 이야기, 엄마가 집을 나가고 동생들 돌보며 지낸 이야기, 구치소에 갇힌 엄마 면회 간 이야기… 대부분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를 조심스레 꺼내 보인 글들이다. 누구나 자라 오면서 힘든 시절이 있었고, 또 크고 작은 상처가 있다. 쓸 게 없다는 아이들에게 또래들이 쓴 보기글을 읽어 주고 조금만 거들어 주면 아이들에게는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다. 아이들이 쓰고 싶어 하는 이야기, 하고 싶은 말. 오래까지 마음에 남아 있는 것들이 이야기를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된다. 그 상처를 글로 써서 남들 앞에 드러내 보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후련해지고 아이들은 자기한테 벌어졌던 일을 한발 물러나 있는 그대로 보게 된다. 그러면서 상처가 치유되기도 하고, 미워했던 누군가를 용서하게도 되고… 그것이 오히려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은 그렇게 자기 삶을 쓰면서 비로소 자신과 자신의 삶이 귀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라 온 이야기 쓰기는 맺힌 마음을 풀어 주는 치유의 과정이자 나와 내 삶이 귀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과정이다. 아픈 상처까지 꺼내 보인 글들을 읽다 보면 고맙다. 아이들이 달리 보인다. 아이들도 친구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다. “바로 옆에 이런 친구가 있는 줄 몰랐다” “나만 힘든 게 아니란 걸 알았다” “옆에 이야기를 들어 주는 친구가 있어 참 다행이다” 아이들은 이런 말로 친구 이야기에 공감하고 다독거려 준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얻는 것도 있지만, 쓴 글을 함께 읽고 나누는 과정에서 얻는 것 또한 크다. 저마다 다른 사연 속에서, 또 저마다 비슷한 처지임을 알게 되면서 친구들 삶에 비추어 자기 삶을 비추기도 하고, 그러면서 아이들 마음이 조금씩 자란다. 글에 담긴 아이 마음을 읽어 줄 때 아이들과 교사는 깊이 마음으로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또 글을 쓰게 하는 힘이 된다. 《국어 시간에 뭐 하니?》에서 교사들이 주목했던 글쓰기 가운데 ‘자라 온 이야기(성장소설) 쓰기’를, 교실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더욱 풍부한 사례와 함께 정리해 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