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민하의 다른 상품
|
거꾸로 하는 다이빙을 본 적 있나요?
한 선수가 높다란 다이빙대 위에 뒤돌아섰습니다. 망설임 한 번 없이 뛰어내리더니 빙글빙글 돕니다. 그다음 선수가 들어섭니다. 그 선수는 팔을 활짝 벌리고 날 듯이 뛰어내립니다. 또 한 선수가 뒤돌아섰습니다. 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두 사람이 함께 뛰어내립니다. 몸을 비틀고 구부리는 모습이 마치 서커스를 보는 듯 짜릿하고 아슬아슬합니다. 너무 아슬아슬해서 눈을 감아버리고 싶은 찰나, 더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한 번에 다섯 명이 뛰어내립니다.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일까요? 그다음엔 자그마치 열두 명이 한꺼번에 뛰어내려 묘기를 펼칩니다. 비행기에서 뛰어내린 사람들처럼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는 듯합니다. 다이빙은 높다란 다이빙대에서 얼마나 멋지게 떨어지는가를 겨루는 경기입니다. 다이빙을 해서 떨어진 선수는 물도 거의 안 튀기면서 물속으로 쏙 들어갑니다. 현실의 다이빙 경기는 두 사람 이상 뛰는 일은 없습니다. 자유롭게 날기보다는 정해진 동작을 정확하게 빚어내며 떨어지는 선수가 점수를 많이 얻습니다. 여기까지가 다이빙 경기의 끝입니다. 선수들은 경기를 마치고 물 밖으로 나와 점수를 기다리지요. 하지만 이 그림책의 다이빙은 조금 다릅니다. 이처럼 멋지게 떨어진 선수들은 자신의 점수를 기다리는 대신 새로운 다이빙을 시작합니다. 바로 아래에서 위로 솟는 다이빙을 말이지요. 끈질긴 생명은 중력의 법칙도 거스릅니다 아니, 아래에서 위로 솟는 다이빙이라니요, 그게 말이 됩니까? 그렇습니다. 말이 안 되지요. 하지만 이 세상과 우주는 그처럼 말이 안 되는 일로 가득합니다. 여러분은 나무에서 떨어지는 열매를 본 적이 있나요? 감이나 밤 같은 열매는 그 속에 씨앗을 품은 채 퍽 하거나 툭 하고 떨어집니다. 하지만 그 모습을 쉽게 보기 어렵습니다. 거의 모든 열매는 눈 깜짝할 사이에 떨어지거든요. 이와는 달리 작은 씨앗이 떨어지는 모습은 그나마 조금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 씨앗들은 저마다 독특한 모습으로 떨어집니다. 단풍나무 씨앗은 어떨까요? 이 씨앗에는 프로펠러가 달려 있어 바람만 잘 타면 아주 멋진 비행을 하며 착륙합니다. 민들레나 박주가리 한번 보세요. 기다랗고 부드러운 날개가 씨앗을 머나 먼 세상으로 떠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마치 그 어떤 제한도 없이 자유롭게 다이빙하는 선수들 같습니다. 이 선수들이 이처럼 멋진 다이빙을 마치고 떨어지는 곳은 바로 우리가 딛고 선 땅입니다. 이 땅에서 다시 더 많은 생명을 피워내려고 떨어지고 또 떨어집니다. 땅속으로 파고 듭니다. 중력의 법칙에 충실하게 떨어지는 일, 그리고 곧바로 그 법칙을 거스르고 다시 위로 솟는 다이빙을 시작합니다. 위로 위로 새 생명을 피워내는 일 말이에요. 그런데 만약 이렇게 다이빙을 마친 씨앗들이 더 이상 아무런 일도 안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맞아요. 싹을 틔울 수 없습니다. 두려움 없이 땅으로 뛰어내려 새 생명을 피워내는 씨앗들처럼 이제 민하 작가의 생각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민하 작가는 산책 길에 우연히 여러 다이빙 선수들을 만납니다. 그 선수들은 하나같이 작고 가녀리지만 아무런 두려움이나 걱정 없이 다이빙을 합니다. 바로 물이 아니라 땅으로 말이지요. 작고 잘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오늘도 어디에선가 묵묵히 살아갑니다. 산책 길에서 만나는 그 존재들은 조금씩 모습을 달리하며 나를 맞이합니다. 그들을 느리게 바라봅니다. 두려움 없이 땅으로 뛰어내려 새 생명을 피워 냅니다. 그들을 세상 밖으로 꺼내어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다이빙은 그런 존재들의 이야기입니다. 오늘도 저는 그들을 만나러 갑니다. - 작가의 말 전문 우리 아이들을 보세요. 지치지도 않고 뛰어다닙니다. 집중하고 싶은 것을 만나면 한없이 집중합니다. 무엇을 하든 두려움이 없습니다. 다음 일은 모릅니다. 나중에 일어날 일은 전혀 마음 쓰지 않습니다. 마치 이 씨앗들처럼 연습 한번 없이, 몸을 바람에 맡기고 자연스럽게 떨어집니다. 잘 떨어지고 못 떨어지는 것 없이, 저마다 모두 아름답게 떨어집니다. 여러분은 잘 지내시나요? 오늘도 멋지게 떨어지고 계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