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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앞에
서시(序詩) 어머니와 제1부 화두(話頭) 오늘도 청개구리는 / 놋그릇을 닦으시며 / 대화 / 참깨를 떠시며 / 어버이 날에 / 어머니에겐 난 무언가 / 거리 / 이 가을에 / 장날 / 엄마손은 약손 / 화두 / 염원 / 무제 / 말 잊다 / 후회 제2부 긴 잠 긴 잠 / 꿈 / 99 년 7 월 2 일 / 수의 / 벌초 / 망주석 / 망초 / 어머니의 초상 / 눈물 / 참말이 아니면 거짓말이지 / 행복일기 / 풍경(風景) / 진실 / 인생 / 어여 내려가 / 어머니 별곡 / 엄니 아내와 제1부 봄날에 생활연습 / 봄날에 / 사랑 나들이 / 사랑 이야기 / 타령 / 문풍지 소릴 들으며 / 고백 / 황혼에 서서 / 아! 아다다 / 환청 / 아내 / 다림질 / 흐르는 세월 제2부 깜깜한 날 깜깜한 날 / 그 이후 / 고백 변주 / 아내에게 / 미안합니다. / 염원 / 혼란 / 이건 아닌데 / 사랑노래 / 어느 하루 / 우리 / 조용한 가을 / 세월을 헹궈가며 / 친구 ■ 책 뒤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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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청개구리는
내 살다군디, 내 뼉다군디 어디라 감히 그놈만 생각하면 지금도 젖줄이 찡 돌아 산모만의 희열이 한아름 가슴 가득하단 말여. ○ 아가야! 여기가 동, 저기가 남이지 이게 해, 저게 달이지 이치를 깨닫고, 예의를 알아야지 뱀골엔 아예 가질 말고 그곳은 진 데야, 독뱀이 ...... 자, 열심히 익혀야지 개굴 개굴 개굴 개굴 ○ 동이 아니고 서, 남이 아니고 북이야 해와 달이 아니야, 별이란 말이지 이치와 예읜 재미가 없단 말이야 뱀골, 독뱀이 어디가 있어 굴개 굴개 굴개 굴개 ○ 칠처럼 윤나는 머리 반듯한 가르마가 절절한 기억으로만 남는데 엄마손은 약손이라는 의미를 엄마의 까아만 젖꼭지가 왜 좋은지를 아직도, 아직도 모르는 채 어머니와 나와의 거리를 센티로 셈했고 ...... ○ 앞 냇가 모래밭 엄마의 무덤을 생각하고 오늘도 청개구리는 굴개 굴개 굴개 굴개 개굴 개굴 개굴 개굴 비가 오는데 제1시집 「접니다 어머니」에서 --- pp.18-21 ―――――――――――――――――――― 놋그릇을 닦으시며 모든 인간사가 우주의 섭리처럼 그렇게 꼭 운행되는 건 아니라면서도 사람 사는 곳에 그래도 지저분한 빨래도 널려 있어야 하고, 가끔가단 고스톱의 왁자함도 있어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는 늘 책은 가지런히 꽂혀있어야만, 방은 깨끗해서 머리카락 하나라도 없어야만 한다며 자다가도 개켜놓은 의관이 흩어지거나, 이부자리가 비뚤어지고 머리가 헝클어질 땐 다시, 손을 봐야만하는 것이라며 ○ 선생놈의 사기질이나 도둑님의 도둑질이 等價라는 세상에서도 헛되고 허되니 헛되고 헛되도다라는 깊은 깨우침도 결국 헛됨이라고들 하는데도 그는 늘 몸은 티하나 없이 정결해야만, 마음은 온전하게 비워야만 한다며 허투루 입을 벌려 마구 혀를 놀려 신기가 흩어지고 시비가 생길 땐 다시, 태어나야만 하는 것이라며 ○ 오늘도 새옷으로 갈아입으신 그는 채소를 심었던 몇 이랑과 좌선을 했던 한나절을 기억하시면서 개운하고 떳떳한 삶이 나올 때까지 말갛게, 말갛게 놋그릇을 닦으신다. 가난한 몸짓으로 원시 “재떨이를 닦으며”의 작품 --- pp.22-25, 제1시집 「접니다 어머니」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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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앞에
근래, 늘 지나다니면서 눈인사를 나누던 나무인데 어느 날부터인가 그 나무 이름을 잊어버렸다. 한 두어 달 걸려 겨우 기억해 냈다. “주목”이란 나무다. 내 상황이 말이 아니다. 자신에게 불쾌하기도 하고 참 그렇다. 어이가 없다. 한심하기도 하고 한참 전, “잘 살고 있는 거 어머니와 아내의 덕인 줄이나 알아라”라는 하늘의 소리(천음 天音)를 놓치고, 방황하며 얼마나 후회를 하였었는지. 지금도 무척이나 춥다. 또 한번 한심하기가 이를데 없다. ○ 그동안의 작품을 일별하다가 “어머니와 아내”를 제재로 한 편수가 60여 편이 됨을 알았고, 모두가 “내 생명과 삶의 바탕”이고 “샘물”이었음을 절감하였다. ○ 기억의 저쪽으로 가기 전에 사랑의 끈을 더 질기게 매고 싶어 시선집을 생각했다. 다시, 날 다지기로 했다. 직성이 풀릴 리야 없겠지만서도 “사랑 살어리” ○ 시론(詩論)인가 뭐 그런 거 하고 먼 거리에 있으니 마음 참 편하다. 첫 시선집을 출간하며 2021 년 늦봄 ― 저자의 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