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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천년 고도 경주를 찾으신 분은 반드시 불국사에 들르시리라. 그 절묘한 돌 층층대를 거쳐 문루를 지나서시면 유명한 다보탑과 석가탑이 눈앞에 나타나리라. 천겁의 바람과 비에 시달린 오늘날에도 오히려 엄연히 남아 있어, 하나는 그 여성적인 혼란한 곡선미로, 또 하나는 그 남성적인 호장한 직선미로 마음 있는 이의 발길을 머물게 하리라. 석가탑의 일명은 무영탑, 아사녀가 아무리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았다 하여 이 별명을 얻은 것을 터득하시리라. 불국사 남서(南西)방(方)에 영지(影池)란 못이 있으니 이 못이야말로 아사녀와 아사달이 빠져 죽은 데다. 지형이 변한 오늘날 옛 터전을 그대로 상고는 못할 노릇이로되, 지금 보아도 그 못 어란이 여간 휘넓지 않은 것을 보면, 못 둘레가 십 리가 넘었다는 것이 빈말이 아닐 것이요, 그 물이 수정같이 맑은 적엔 거기 비친 그림자는 더 진하고 더 똑똑해질 테이니, 그림자 못이란 고명(古名)도 그럴듯하다 않을 수 없으리라. 그 못 기슭의 천연석에 새긴 돌부처는 그 수법이 범상치 않으나 그 새김의 선이 너무 섬세한 것은 아사달이 마지막에는 제 원불을 새겨 제 아내와 제 애인과 및 자신까지 천도(薦度)(*죽은 이의 넋이 극락으로 가도록 기원함)를 한 것이로되, 암만해도 아사녀와 주만의 환영이 끝끝내 눈에 밟힌 탓인지 모르리라. 그리고 주만의 생사는 작자로도 잘 알 길이 없다. 혹은 그 큰 화상이 잘 아물려 그때 살아났다면 작자는 독자와 함께 안심하고 그의 앞길을 경신에게 맡겨도 좋을 줄로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