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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양이 게스트하우스 한국어
EPUB
권창섭
창비 202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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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제1부•밖에서 안으로
뚜세 러브
구체적인 삶
고양이 게스트하우스 한국어
아이 미스 언더스탠딩
유희왕
39
완벽한 사랑
죄책감들
화곡(禾谷)
ISFP
설날
이월(移越)
광화문

제2부•안에서 안으로

육도(六道)
브로콜리가 없던 화요일
월요일
나이키의 역사
버릇
축제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쁘다고 한다는데
폴란드는 뽈스까, 거꾸로 하면
검침
49재
더블링
만우절
세습
매생이 전복중

제3부•안에서 밖으로
사과 어폴로지
긴장들
강제집행
사월의 언어학
1반
계급
Why-FI
사이시옷
적자, 생존이라고
박사 학위 없는 시간강사의 글쓰기 수업
정의의 행정학
비교의 사회학
분류의 정치학
플라나리아

제4부•밖에서 밖으로
달 사람 일
213 Round
순환론
완벽한 사랑 2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유희왕 2
번잡들
잉여들
하여튼 여하튼
짜빠구리
스스로 그 무엇도 할 수 없을 때
순환론 2
조금은 민망할 수도 있어
게스트

해설|선우은실
시인의 말

저자 소개 1

權昌燮

시 쓰는 사람들 곁에 오래 있다 보니, 자신 역시 시 쓰는 사람이 되었다고 말하는 시인. 2015년 [현대시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고, 2021년에 시집 『고양이 게스트하우스 한국어』를 냈다. 시 쓰는 사람들 곁에 오래 있고 싶어, 시를 가르치는 사람이 되었다. 2019년에 한 예술 고등학교에서 시 수업을 시작하였고, 2023년에 학생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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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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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파일/용량
EPUB(DRM) | 72.52MB ?
ISBN13
9788936493813

출판사 리뷰

책 속으로

도로 눈이 감겨 뚜세를 만나러 가면
어느새 뚜세도
하나 둘 셋도 사라지고
달이, 달이, 아직 조금은 남아
나는 말하지, “사랑해요!”

내 잠꼬대 속 ‘사랑해요!’를
‘살아야 해요!’로 들었다는 당신에게
―「뚜세 러브」 부분

고양이는 한국어 안에서만 고양이
Cat은 영어 안에서만 Cat
ねこ는 일본어 안에서만 ねこ
(…)
게스트는 게스트인 줄 모르고
호스트만 호스트인 줄 알던 게스트하우스
ねこ 게스트하우스 にほんご
Cat 게스트하우스 English
고양이 게스트하우스 한국어
―「고양이 게스트하우스 한국어」 부분

장단이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점이란 없으니, 점을 이으면 선이 되고, 면적이 존재하지 않는 완벽
한 선이란 없으니, 선을 쌓으면 면이 되고, 부피가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면이란 없으니, 면을 불리면 공간이 되는데, (…)

완벽한 공간이란 없으니, 우린 이그러진 면도 많았고, 완벽한 면이란 없으니, 우린 잘못된 선을 긋기도 했고, 완벽한 선이란 없으니, 우린 서로를 미워했던 점도 많았는데,
―「완벽한 사랑」 부분

사람이 많이 줄었네
필요가 없잖아
필요하지 않으면 사라져도 되는 걸까
퇴화의 이유는 그것이 필요 없기 때문은 아니야
퇴화를 퇴행적 진화라고 말하는 것은 이상해
나는 눈물이 사라지는 쪽으로 진화했다

뭍에 사는 동물들도 원래 다 물에서 살았대
우리도 다시 물속에 오래 있으면
물고기가 될 수 있을까
그건 불가능한 일이야
가능할 것 같아서 한 말은 아니었다

그냥 사람들이 많이 사라져서 한 말이었다
―「광화문」 부분

까스뽈, 가스불, 아무래도 가스불을 끄지 않고 나온 것 같아, 가스불, 그런 것만 같아, 뽈쓰까, 우째야쓰까, 돌아가야 하는 것일까, 계속 불붙어 있을 것만 같아, 가스불, 크루프니크가 졸아붙고 있을 것만 같아, 크라이시스, 냄비가 달아오르고 있을 것만 같아, 위기를 기회로, 기회를 회기로, 회기를 회귀로, 돌아가야만 하는데, 달려가야만 하는데, (…) 그렇지만 여기는 회기역, 아무리 1호선을 타고 달려도, 바르샤바에 다다를 순 없을걸, 회기가 기회가 된다면, 기회가 위기가 될 수도 있을걸, 졸아붙는 크루프니크를 해결할 수 있을걸, 불타는 바르샤바를 구할 수 있다, 육룡이 나르샤, 봐, 폴란드로 날아가잖아, 포기하지 마라, 불 끌 때까진 불 끈 게 아니다,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 설령 그렇다 해도, 애초에 그런 일을 시작하지도 않았다면, 그런 일이 시작되지도 않았다면, 바르게 살 수 있었을까, 후회하지 않았을까, 모든 걸 되돌릴 수 있었을까, 없었을까, 어땠을까, 폴란드는 뽈스까, 뽈스까를 거꾸로 읽을 필요는, 없었으니까,
―「폴란드는 뽈스까, 거꾸로 하면」 부분

전복죽입니다, It is abalone rice porridge, 따스한 마음과 마음이 뭉쳐,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게 하는, 이 전복죽입니다, This is abalone rice porridge, 다른 것이 아니라, 이것이야말로, 다른 동물이 아니라, 사람이야말로, 다른 사람이 아니라, 너여야만 해, 나여야만 해, 그래야만, 생이 전복죽입니다, Life is abalone rice porridge, 목을 매고 떠난 사람과, 목이 메어 남은 사람이, 뒤엉켜서 울고 있는, 먼저 떠난 사람과, 따라 못 떠나는 사람이, 따로 놓여 웃고 있는, 매생이 전복죽입니다, It is seaweed fulvescens abalone rice porridge, 이전 생에도, 이번 생에도, 다음 생에도, 혹은 그, 그다음 생에도 너는 죽는다, 나는 죽는다, 껍데기가 하나뿐이라, 출구는 없어도 입구는 있는, 입구가 있으면 출구가 없는, 매생이 전복죽입니다, Every life is abalone rice porridge, (…) 이번 생에 엉킨 것이, 다음 생에도 엉킬 거예요, 그다음에도, 또 그다음에도, Every life has been ruined, Every life was ruined, Every life is ruined, Every life will be ruined, 이건 그저, 그저, 매생이 전복중입니다,
―「매생이 전복중」 부분



추천사
이런 궁금증을 가져본 적이 있다. 사람들은 왜 시를 쓸까? 이런 궁금증도 가져본 적 있다. 사람들은 왜 시를 읽을까? 이제는 안다. 어떤 가려움, 어떤 알쏭달쏭은 시를 쓰거나 읽는 행위를 거쳐서야 잦아들 수 있다는 것을. 그러니까 어떤 맛, 어떤 순환, 어떤 동그라미는 오직 시를 경유해서만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을. 가령, 메로나의 귀퉁이를 혀로 마모시켜 에로나로 만들 때 녹아내리는 맛(「완벽한 사랑」)이랄지, 마라를 말하는 것만으로 혀가 얼얼해지는 자극의 순환(「순환론」)이랄지, 더 큰 케이크 앞에서 더 멀리 둘러앉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동그라미(「펑」) 같은 것들. 시를 통해서만 드러나고 감각할 수 있는 삶의 구체가 있다는 걸, 권창섭의 시집을 읽으며 느꼈다. 그리고 그것에 매료되었음을 고백한다.
장류진 소설가

시인의 말
“이건 아직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인데……”라는 말에
“창섭씨, 절 너무 믿지 마세요”라며 고개를 젓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자 난
그 사람에게 모든 걸 말하고 싶어졌다.

주저하는 사람이 아주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여기에 적힌 것들이 모두 내 이야기라면,
누구에게나 떠들고 다닌 이야기도 있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도 있다.

(…)

두서없이 쏟아지게 될 나의 이야기들 앞에
당신도 고개를 저어주길, 망설여주길, 머뭇거려주길.
당신의 주저하는 모습을 보면,
난 당신을 믿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또다시 무언가, 말하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주저하는 당신이 아주 오래 살기를.
어쩌다 마주치게 된 이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낼 만큼 지내다 가셨으면 좋겠다.

2021년 7월
권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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