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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곰스크제로인자만남표백가을아네모네술 취한 천사일곱 개의 다리 해설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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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소영의 『일곱 개의 다리』는 독일이라는 거울에 비쳐 음미된 여러 인물의 내밀한 고뇌와 흡사 교양 소설을 방불케 하는 인간적 성숙의 과정에서 직면하는 경험적 충격들 혹은 내·외적 편력들을 밀도 높게 묘사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변소영의 소설은 한국과 독일, 한국인과 독일인이라는 경계를 넘어서는 과정, 혹은 이주와 정착으로 간명하게 요약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방인적 정념에 한정되지 않는 인간적 성숙의 보편적 의미를 음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실과 회복, 체념과 내적 극복으로 요약되는 모티프의 반복성을 이해할 때, 우리는 소설과 독자 사이에 매끈한 ‘다리’를 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끔 나는 아무것도 쳐다보지 않으며 거리를 걷지 가끔 나는 어릴 때 타던 흔들 목마가 그리워지지 가끔 나는 휴식도 안정도 없지 가끔 나는 내 뒤의 모든 문을 닫아버리지 가끔 나는 춥고, 그리고 덥지 가끔 나는 내가 아는 모든 것이 알고 싶지 않지 가끔 나는 아침부터 피곤하지 그럴 때 나는 노래 하나에서 위로를 찾지 일곱 개의 다리를 지나야 해 일곱 번의 암흑기를 지나야 해 일곱 번 타고 남은 재가 되어야 해 그제야 비로소 한 줄기의 빛이 비치지-「일곱 개의 다리」 “일곱 개의 다리”란 인생의 명백한 은유이다. 지금 ?일곱 개의 다리?의 ‘나’와 ‘딸’은 “일곱 번의 암흑기를 지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나의 우울과 딸의 공황 상태는 명백한 원인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회복될 수 없는 것이기에 악무한적 고통을 지속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원은 어디서 오는가. 그것은 누구도 알 수 없다. 나와 딸이 걷고 있는 이 “다리”가 첫 번째인지 아니면 마지막 일곱 번째인지, 누구도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변소영의 소설은 변신, 단절, 고통, 하강의 현실 속에서 거꾸로 인간적 성숙의 계기를 각성하고 포용적인 삶의 태도,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깊이 있는 긍정과 심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것은 표면적인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유토피아 혹은 꿈의 장소, 시간을 탐문하는 실존적이고도 역사적인 재독 한인들의 비범한 일상성을 서사화해내면서, 한국 소설의 새로운 장소 의식을 구성한 것이다. (이명원_문학평론가,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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