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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자들
정혁용
다산책방 2021.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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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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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1

2009년 계간 [미스터리] 겨울호, 「죽는 자를 위한 기도」로 등단했다. [한겨레] HOOK에 칼럼과 장편, 『신들은 목마르다』를 연재했다. 어쩌다 보니, 2011년 문학동네 작가상 최종심, 2019년 세계문학상 최종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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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0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356g | 128*188*20mm
ISBN13
9791130641263

책 속으로

“환영 인사를 해줄 생각인가 보죠?”
덩치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한 채 물었다.
“작별 인사죠.”
아무런 동요도 없는 여자의 목소리.
“작별 인사를 하기엔 이 칼은 너무 날카롭군요.”
말을 마침과 동시에 덩치의 손등에 그대로 칼을 찔러 넣었다. 덩치가 비명을 지르며 다른 손으로 찔린 팔을 움켜잡았다. 재빨리 덩치의 손등에 꽂혀 있는 회칼을 수도로 날렸다. 칼날이 두 동강 났다.
“악수 좀 나누고 오죠.”
그렇게 말하고는 남자들 쪽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남자들을 처리한 후, 다시 여자 앞에 섰다.
“열한 명. 15초. 나쁘지 않네요.”
여자가 손목시계에서 시선을 떼며 말했다.
“이제 초대장을 받을 수 있나요?”
“어쩌면.”
--- 「2. 초대장」 중에서

“잭은 우리 모임이 아닙니다. 하지만 친하기는 하죠.”
장이 말했다.
“잭 런던은 아니란 말씀이군요.”
“아니야. 그 친구는…….”
보리스가 말했다.
“잭 더 리퍼야.”
보리스의 말에 들었던 잔을 놓았다.
“뭐라고?”
“잭 더 리퍼. 하지만 별로 걱정할 필요는 없어. 그 친구가 예전에 마장동에서 발골을 했거든. 우리가 농담 삼아 붙여준 별명이지. 나중에 보면 알겠지만 벌레 하나 못 죽이는 친구야.”
--- 「4. 마을」 중에서

비슈누가 손을 저었다.
“케이.”
더 늦기 전에 출발하라는 뜻이었다. 그의 어깨에서 손을 떼고 어둠 속으로 달렸다. 총소리가 잦아들더니 이내 멈췄다. 잠시 뒤, 다시 총소리가 울렸다. 나는 고개를 돌려 비슈누 쪽을 보았다. 방탄조끼에 한 발을 맞고 털썩 뒤로 젖혀진 그의 몸은 다시 일어나 총을 쏘고 있었다. 그러다 마지막 탄창까지 소비했는지 HK416 소총을 버리고는 글록17 권총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탄창을 다 소비하기도 전에 그의 오른팔이 탄환에 맞아 날아갔다. 비슈누는 힘겹게 다시 몸을 일으키곤 수류탄을 쥐었다. 손에 힘이 없는지 수류탄은 안전핀도 뽑기 전에 손에서 빠져나와 땅바닥으로 굴렀다. 비슈누는 수류탄을 맥없이 바라보다 왼손으로 내가 준 마크2를 쥐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미 탈레반 세 명이 그의 코앞까지 다가온 상태였다. 탈레반들이 비슈누에게 AK를 겨누었다. 비슈누가 나이프를 휘둘렀지만 턱없이 느렸다. 그들은 잠시 무슨 이야기를 나누더니 비슈누에게 총을 쏘아댔다. 비슈누의 몸이 땅으로 고꾸라졌다가 다시 튀어 오르기를 반복했다. 마침내 총성이 그치자 비슈누의 몸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 탈레반 하나가 앞으로 나오더니 쓰러져 있는 비슈누의 머리에 한 방을 쏘았다. 멀리서도 머리의 형체가 사라지는 게 보였다.
--- 「5. 쿠크리」 중에서

“아들이 하나 있었어요. 가문을 이을 만한 애였죠. 하지만 명이 짧았어요.”
부인이 아주 작게 한숨을 쉬었다.
“당신도 그 아픔을 잘 알겠죠?”
이해를 구하는 눈빛이었다. 내게는 기분 나쁜 눈빛이었고. 나에 대한 조사를 했다는 것은 알았지만 꺼내고 싶지 않은 얘기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
“당신도 딸을 잃었으니까 어떤 마음일지 잘 알잖아요. 그때 딸이 여덟 살이었나요?”
쓴웃음이 나왔다.
“무슨 의도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군요. 딸을 잃은 아빠들은 세상의 모든 딸아이들이 다 자기 딸처럼 보일 거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만나는 여자애마다 위험에 처하면 섶을 지고 불에라도 뛰어들 거라고?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을 너무 잘 알아서 그런 부모의 부탁이라면 목숨을 바쳐 도와줄 거라고?”
내 말에 부인이 고개를 저었다.
--- 「17. 왕국」 중에서

하지만 모두가 무사할 수는 없었다. 총소리가 멈추자 에밀리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왼팔에 한 발, 몸통에 두 발, 오른쪽 정강이에 한 발. 가까운 방으로 에밀리를 끌고 들어갔다. 방탄복 덕분에 몸통의 상처는 치명타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정강이가 문제였다. 아무래도 총알이 정강이뼈를 산산이 부수고 지나간 것 같았다.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보리스가 힐끗 보더니 다시 총을 세우고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포기하라는 뜻이었다.
그때 화장실 쪽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와 동시에 방아쇠를 당겼다. 권총을 들고 숨어 있던 적이 피를 흘리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에밀리는 옆구리를 움켜쥐고 있었다. 총알이 방탄복 플레이트 사이의 옆구리를 관통한 것 같았다. 고통이 극심한지 에밀리가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서서히 시야가 멀어져가는 듯했다.
“해서, 해, 서…….”
푹, 에밀리의 고개가 꺾였다.
- 〔25. 전투」 중에서

철컥. 장발의 칼이 칼집에서 빠지는 소리가 났다. 한 발, 한 발, 천천히 내게로 다가왔다. 나도 쿠크리를 집어 들었다.
스르렁. 장발이 칼을 빼고는 칼집을 버린 뒤 중단 자세를 잡았다. 칼끝이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우리 사이에는 아직 여섯 걸음 정도가 남아 있었다. 서로가 한 발씩만 내디디면 카타나의 살상 반경 안에 들어갈 것이다. 초근접이라면 단도가 유리하다. 하지만 근접이라면 카타나가 유리하다. 얼마나 빨리 장발의 칼을 피해 품으로 파고드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터였다.

--- 「27. 가족」 중에서

출판사 리뷰

레이먼드 챈들러의 흡입력과 켄 브루언의 시니컬한 유머를 겸비한
정혁용 소설가의 하드보일드 누아르 신작 소설


참담하고 가혹한 세상이다. 현실은 마치 전쟁터 같아서 매일 목숨 걸고 싸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에겐 유머가 필요하다. 잔뜩 긴장한 채 웅크려 있다가도 가벼운 농담 한마디를 들으면 그제야 후, 고개를 들고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여기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도 농담 한마디를 끝내 던지고야 마는 작가가 있다. 전작 『침입자들』을 통해 레이먼드 챈들러의 흡입력과 켄 브루언의 시니컬한 유머 감각을 겸비했다고 평가받은 정혁용 소설가가 그 주인공이다.

『파괴자들』은 정혁용 소설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침입자들』이 택배기사의 눈을 통해 전쟁보다 더 전쟁 같은 현실을 그려냈다면, 『파괴자들』은 진짜 목숨을 걸고 싸우는 전쟁터를 배경으로 한다. 보통 전쟁은 아군과 적군의 구분이 명확하다. 그러나 소설 속 전쟁터는 아군과 적군이 따로 없다. 등장인물들의 욕망과 이익, 개인적인 감정에 의해 아군과 적군이 뒤섞이고 교차한다. 그래서 더욱 현실 같다. 그리고 그 가운데 오직 동료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로 뛰어든 K가 있다. K는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도 농담 한마디를 꼭 던지고야 하는 그런 인물이다.

욕망과 배신, 범죄와 죽음이 뒤섞인 마을에서 보내온 초대장
이곳의 규칙은 단 하나, 죽기 전에 죽인다!


이야기는 K에게 걸려온 오랜 동료의 전화로부터 시작된다. 전쟁 용병으로 전 세계를 함께 누볐던 안나는 부탁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런 동료가 5년 만에 부탁의 전화를 걸어왔다. K는 답한다.

“어디로 가면 되지?”
무슨 부탁인지는 묻지 않았다. 어차피 들어줄 거라면 물을 필요가 없다.

K가 도착한 곳은 동해안에 위치한 어느 어촌 마을이다. 시간이 멈춘 듯 적막에 휩싸인 마을에서 K는 염소를 모는 소녀를 따라 러시아풍의 저택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는 다짜고짜 달려드는 적들을 제압한 뒤, 신비로운 분위기의 여자로부터 거액의 용병 계약을 제안받는다.

“10억 어때요?”
정말이지 포브스지 재력 순위에 올라도 될 것 같았다. 무슨 가족들이 입만 열면 10억이다. 그것도 딸랑이를 흔드는 듯한 말투로 말이다. 싱긋 웃은 후 자리에서 일어섰다.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귀찮은 일은 질색이라고.”

K는 안나를 만나기 위해 마을을 찾았을 뿐이다. 번거로운 일에는 휘말리고 싶지 않다. 그러나 저택에서 만난 안나는 자신의 목숨이 위태롭다며 염소를 모는 소녀 마리를 마을에서 데리고 나가달라고 부탁한다. 결국 K는 안나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저택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

“너무 재밌다!” “금세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술술 읽혀요!”
독자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숨막히게 재미있는 소설


정혁용 소설가의 서사와 입담은 말 그대로 ‘독자를 책 속으로 빨아들이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파괴자들』을 더욱 재미있게 감상하려면 아래의 포인트를 염두에 두고 읽는 게 좋다.

첫째, 마을을 지배하는 세력들과 초대된 용병들 사이의 복잡한 욕망 관계이다. 저택의 주인인 부인과 손자들은 대한민국의 고위 권력층과 결탁해 부정한 수법을 부를 모으는 악당(빌런)이다. 그리고 그들이 고용한 용병들은 돈, 신념, 살인, 사랑 등 각각의 이유로 총칼을 들었다. 영웅이 될 수도 있고, 악당이 될 수도 있는 입체적인 인물들이다. 용병들 가운데 누가 진짜 영웅이고 악당인지는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독자만이 알 수 있다.

둘째, 전작 『침입자들』에서부터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던 K의 과거와 PTSD 극복 과정이 매우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전쟁의 상흔은 이미 죽은 사람이든, 살아남은 사람이든 예외가 없다. 살아 있지만 죽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은 과연 과거의 악몽으로부터 벗어나 내일을 살아갈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까?

셋째, 각종 오마주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캐릭터 설정부터 대화, 액션까지 작가에게 영감을 주었던 책과 영화, 드라마의 명장면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어서 독서와 영화감상이 취미인 독자라면 분명 무릎을 탁 치면서 읽게 될 것이다.

전작 『침입자들』의 독자들이 뽑은 정혁용 소설의 매력은 가독성과 재미다. 화려한 수사보다는 담백한 기술을, 복잡한 분석보다는 활자 그대로의 맛을 살려냄으로써 독자들이 오직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정혁용 작가가 소설을 쓰는 이유다. 지금부터 딱 두 시간 동안 정혁용 소설가의 매력에 푸욱 빠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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