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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너도밤나무 아래 갈림길 정다운 덮어, 덮어! 정민영 또르륵, 딸깍 이희분 부풀부풀 고양이 박경희 셀마와 마금순 김지하 연극놀이 유진희 우리 강아지 인절미 이소향 원플러스원(1+1) 이정란 핑클파마 나가신다 박은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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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밤나무 아래 갈림길에서 내가 너무 빨리 달리는 바람에 그렇게 되었어요. 그날을 두고두고 얼마나 후회했는지 몰라요. 조금 천천히 갈걸, 손을 잡고 갈걸, 오른쪽 길로 간다고 미리 말해 둘걸. 그날 이후 내 기억은 늘 너도밤나무 아래 갈림길을 서성였어요.”
동생 토끼는 기억을 떠올리려고 애쓰다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땅속으로 다니는 동물들에게는 흔한 일이죠.” 두 토끼는 말없이 탁자에 놓인 물 컵을 만지작거렸다. 동생 토끼는 누군가가 자신을 애타게 찾는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잠깐 놀라기는 했지만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워낙 어릴 때 헤어졌기 때문에 자기를 찾는 이가 누구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언니 토끼는 얼마나 애타게 기다리고 바라던 순간인데, 동생과 또다시 헤어질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 첫 번째 코털과 두 번째 코털을 동시에 흔들려던 참이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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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밤나무 아래 갈림길』 역사동화집에 실린 9편의 동화는 한국 전쟁으로 인한 남북분단 이후 고향을 잃고 이산가족이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세밀하게 읽어준다. 표제작인 정다운 작가의 「너도밤나무 아래 갈림길」은 전쟁으로 잃어버린 동생 토끼를 찾는 언니 토끼의 간절하고 애틋한 마음이 유쾌하게 그려졌다. 정민영 작가의 「덮어, 덮어!」는 개구쟁이 덕구의 시선을 통해 분단이 가져온 한 이산가족의 안타까운 삶의 진실을 보여준다.
이희분 작가의 「또르륵, 딸깍」은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를 통해 전쟁의 상처와 이산의 아픔을 생생하게 그려 낸 작품이다. 박경희 작가의 「부풀부풀 고양이」는 저승길에서조차 망각의 강을 차마 건너지 못한 이산가족의 아픔을 잘 드러낸 환상 동화다. 김지하 작가의 「셀마와 마금순」은 예멘 내전으로 고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난민 소녀 셀마가 한국 전쟁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마금순 할머니를 만나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유진희 작가의 「연극놀이」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함께 사는 열세 살 다미의 심리가 잘 그려진 작품이다. 이소향 작가의 「우리 강아지 인절미」는 강아지의 출생과 헤어짐을 통해 이산가족의 아픔을 서정적으로 그렸다. 이정란 작가의 「원플러스원(1+1)」은 탈북 과정에서 소중한 가족을 잃게 된 소녀의 심리가 담담하면서도 절제된 문체로 매우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박은선 작가의 「핑클파마 나가신다」는 온 나라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을 현실감 있게 다루었다. 2021년 10월 4일 오전 10시에 남북 직통 연락선이 개통되었다고 한다. 이번에는 반드시 남북대화의 새로운 동력으로 이어지기를, 한반도에 전쟁과 분단이 없는 평화로운 한길로 뻗어 나가기를 바란다. 꼭 그래야만 한다. -구름바다 출판사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