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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4
정다운 헤이, 스페셜 보이 13 이정란 하얀 손수건 35 정민영 제니 55 박경희 바카껌 73 이희분 두루미 구출 작전 93 이소향 달빛 박꽃 109 양태은 구두닦이 두칠이 125 정주아 개판 오 분 전 1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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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르르르. 아슬아슬한 대치 상황에 끼어든 건 두루미 소리였다. 울음 소리가 우렁차 십 리까지 들리는 두루미 소리치고는 작고 가냘팠다. 두루미는 아까부터 달아나려 애쓰고 있었나 보다. 두루미 주변에 떨어진 깃털이 꽤 되었다. 푸드덕푸드덕, 오르다 주저앉고 오르다 주저앉기를 반복했다. 결국 몸을 축 늘어뜨리고 고개를 땅에 떨구었다. 물이 필요했다. 두루미에게 물을 주어야 했다. 어찌할 바를 몰라 안절부절못하며 북한군과 영국군을 번갈아 보았다. 안타까운 마음에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물! 물 좀 주세요!” 영국군과 북한군은 아무 말도 없이 두루미와 나와 자신의 적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몇 시간 같은 몇 초가 지났다. “이거이.” “테이크 디스.” 동시에 수통 두 개가 날아왔다. 먼저 영국군 수통을 집어들었다. 그 옆 북한군 수통도 챙겼다. 나는 두루미에게 물을 주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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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가 함께 쓴 치유, 화해,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역사동화집
북한과 맞닿은 동네, 임진강과 판문점이 있는 동네,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북한 개풍군이 손에 잡힐 것 같은 그 동네, 파주를 배경으로 쓴 동화라서 뜻깊다. 또한 그 마을에 사는 평범한 엄마들이 모여 스스로 동화를 만들고, 마을 아이들이 그 동화를 읽고 삽화를 그렸다니 『두루미 구출 작전』이 더욱 애틋하다. 한국 전쟁은 다시 언급하고 싶지 않은 아픈 기억이고 상처다. 할 수만 있다면 역사에서 통째로 지워버리고 싶은 민족의 비극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극복해야할 우리 민족의 숙명이기도 하다. 상처를 덮어두기만 하면 결국은 잘라내야 할지도 모른다. 상처를 드러내고 물로 씻고 약으로 치료하고 햇빛에 말리고 바람으로 어루만져야 한다. 그래야만 곪은 상처에서 새살이 뽀송뽀송 돋아난다. 동족상잔의 상처를 치유하고 인민군이 국군에게, 토벌대 가족이 빨치산 가족에게,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 화해하고 그리하여 끝내 평화로운 세상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두루미 구출 작전』이 바로 그런 동화책이다. 전쟁고아의 고달픈 삶(헤이, 스페셜 보이/정다운), 해외 입양을 가야 하는 자매간의 아픈 이별(하얀 손수건/이정란), 혼혈아로 태어난 가슴 쓰린 기억(제니/정민영), 동생들을 거두는 소년 가장의 무게(바카껌/박경희), 적에게 총부리를 겨눈 병사들(두루미 구출 작전/이희분), 피란민의 아이의 설움(달빛 박꽃/이소향), 구두닦이로 살아가는 어린 영혼의 힘겨운 나날(구두닦이 두칠이/양태은), 학도병으로 전쟁에 나가야 하는 소년(개판 오 분 전/정주아)의 여덟 가지 이야기가 책속에 있다. 책장 한 장 한 장에 켜켜이 쌓여있는 아프고 쓰린 기억들이 책을 읽는 독자를 힘들게 한다. 그러나 『두루미 구출 작전』은 그 아픔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그들은 군사분계선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미군부대 담장을 건너뛰고, 따뜻한 감자를 서로 나누어 먹으며, 임진강에 두고 온 고향을 바라보고, 결국은 두루미를 구출하기 위하여 서로에게 겨누었던 총을 거둔다. 한 마리의 두루미를 살리는 것은 서로를 용서하는 화해의 몸짓이다. 두루미는 다시 살아남아 전쟁터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평화의 땅으로 날아간다. 마을작가들이 자식세대에게 물려주고 싶은 세상이다. 그것이 이 동화집을 같이 만든 3대가 독자들에게 남기는 메시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