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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시는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 걸까?
‘먼 데서 이기고 온’ 봄을 기다리며 고향 잃은 사람들 가뭄 불러도 불러도 그리운 이름, 어머니 살아남은 자의 슬픔 시간을 걷는 길, 실크 로드 표절과 점화 꽃이 지고, 봄날은 간다 나는 너무 많이 먹으며 살아왔다 막막해서 아름다운 삶의 흔적, 국수 평화, 천천히 꾸준히 걸어갈 길 강이 되어 흐르다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인용한 현대시, 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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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강 건너 떠나지 마오
목쉬도록 외쳐도 그대는 먼 길 떠나네 아스라이 그대 모습은 물에 잠기고 나는 강둑에 서서 그대의 이름만 부르네 아, 그대 없는 시간 속에서 물결만 속절없이 흔들리네 “님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 / 님은 그예 물을 건너시네 / 물에 빠져 죽었으니 / 장차 님을 어찌할꼬”라고 번역되는 「공무도하가」를 위와 같이 풀이하면, 「공무도하가」가 고대 시가라는 것이 새삼스러워진다. 이처럼 고전시를 현대시로 읽으면, 낯설게 느껴지던 고전이 우리 삶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중·고등학교에서 한문과 국어를 함께 가르쳤던 저자는 한시와 현대시를 연결한 수업에서 낯선 표정을 짓던 아이들을 기억한다. 이런 경험은 이 책의 모토가 되었다. "한시나 현대시가 명칭만 서로 다를 뿐, 정서와 형상화의 측면에서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함께 느껴" 보고자 한 것이다. “시는 창작 시기와 관계없이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삶과 깊이 관련되어 있으며, 그런 시의 현재성이 과거의 문학 작품인 한시도 현재의 작품으로 만든다”는, 저자의 오랜 생각이 오롯이 담겨 있는 이 책에는 두보, 이백, 원천석, 이색, 신사임당, 정약용 등의 한시와 김소월, 정지용, 윤동주, 김수영 등의 현대시가 저자의 일상적인 경험과 삶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 한시와 우리 현대시가 어떤 정서를 공감하며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가를 필자의 일상적인 경험과 삶을 통해 드러내고자 한 이 책에서 현대시를 읽고 공감하는 것처럼 한시도 함께 맛보는 재미를 느끼게 되길 기대한다. 저자는 중·고등학교에서 젊은 벗들과 놀고 배우며 지내다 2012년 퇴임 후 고향으로 귀촌한 후 ‘얼치기 농사’를 짓고 있다. 교직에 있을 때 ‘전국한문교사모임’을 만들어 참여했던 저자는 시인으로 『꽃, 꽃잎』 『물골, 그 집』 등을 시집을 펴냈으며, 한문 고전을 청소년들이 쉽게 만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노래는 흩어지고 꿈같은 이야기만 남아』(금오신화), 『세상이 나눈 인연 하늘이 이어주니』(최척전) 등을 썼으며, 청소년 소설 『무지개 너머 1,230 마일』, 『비에 젖은 비행기』 등을 냈다. 머리말 노래가 시이고 시가 노래였던 오랜 시간을 지나 이제는 시와 노래 사이가 많이 멀어지고 말았다. 친형제였던 두 갈래는 지금은 사돈의 팔촌쯤 될 만큼 멀어졌다. 둘 사이에 희미하게 가락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시의 가락은 이제는 안으로 숨어 잘 읽어야 드러나는 것이 되었다. 그렇지만 뿌리를 자꾸 찾아가다 보면 시와 노래가 아주 가까운 친척이었음을 우리는 깨닫게 된다. (중략) 과거의 시라고 과거에 매몰되어 있기만 해서는 새로운 세대들이 제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 시는 그 형식이 어떻든, 창작 시기가 언제이든, 담고 있는 감성과 정서가 특별히 다른 것은 아니다. 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늘 변치 않고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시나 현대시가 명칭만 서로 다를 뿐, 정서와 형상화의 측면에서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함께 느껴보고자 하는 의도에서 쓴 것이다. 시는 창작 시기와 관계없이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삶과 깊이 관련되어 있으며, 그런 시의 현재성이 과거의 문학 작품인 한시도 현재의 작품으로 만든다. 한시와 우리의 현대시가 어떤 정서를 공감하며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가를 필자의 일상적인 경험과 삶을 통해 드러내 보이자는 것이 이 책의 집필 의도였다. 한시를 현대시화 하고, 현대시를 읽고 공감하는 것처럼 한시도 함께 맛보는 재미를 이 책을 통해 느꼈으면 좋겠다. 시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살아가는 순간 속에서 때 없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시대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시를 맛보고 즐기고 공감하는 계기가 된다면, 이 책을 쓴 사람으로서 더 이상의 기쁨이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