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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_독일 여가수의 회상글을 시작하며Part I 사랑에 눈 뜨다부부의 사랑레슨마르그리트육체의 철학프란츠루돌핀쾌락의 비밀Part II 사랑에 물들다정숙이라는 병사랑과 새디즘로즈디오니소스 축제페리피렌체파리런던옮긴이의 말_성에 대한 풍속과 지식을 폭로했던 그녀의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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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helmine Schroder-Devri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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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자크 루소의 고백록, 카사노바의 회상록에 버금갈 유일한 여성 자서전”- 기욤 아폴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빌헬미네 슈뢰더 데브리엔트는 낭만주의 음악의 전성기에 거장들의 사랑을 받는 최고의 프리마돈나였다. 그녀는 베버와 베를리오즈, 바그너 등 낭만주의 음악을 주도한 거장들이 만든 오페라로 빈, 파리, 런던, 베를린, 드레스덴, 피렌체 등 유럽 전역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바그너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에서 젠타 역으로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으며, 드레스덴 왕립극장 공연에서는 바그너가 직접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그녀와 이 책의 저자를 동일시하는데 당혹스러움이 따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만큼 자신의 성적 편력을 분방하고 대담하며 솔직하게 담고 있기 때문이다. 빌헬미네가 살았던 시대나 지금이나 남녀를 불문하고 자신의 은밀한 사생활을 털어놓기란 극히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지성과 재능으로 크게 성공해 세속적으로 아쉬울 것 없는 여성이 라면 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하물며 법보다 무서운 윤리의식으로 이웃을 훑어보고 눈치 보는 사회라면 상상조차 어려운 일일 것이다. 놀라운 것은, 그녀가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가 지배하던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모든 성적 관계를 자신의 의지대로 주도했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단 한 번도 가부장의 희생양이 된 적이 없으며, 성적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지 않은 적이 없고, 충동이 이끌려 후회를 남기지도 않았다. 모든 관계에서 그녀는 치밀했고 당당했고 의연했다. “나는 내 모든 사랑의 주체이자 지배자였다”빌헬미네는 그저 선정적 주제로 글을 쓰려 했던 것이 아니다. 그녀의 고백은 교양으로 포장된 당시 사회의 위선에 대한 폭로의 성격을 띠기도 한다. 인간의 내면은 복잡하고 종잡을 수 없이 변덕스럽고 깊고 어두운 심연이며, 그 실상을 폭로하는 사람들로 인해 우리는 인간성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정직한 사람들의 고백을 애써 외면하는 사회야말로 그럴듯한 도덕으로 포장된 위선의 사회이다. 겉으로는 건실해 보이지만 사실은 자기 바깥에 있는 기준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좀비 같은 인간군으로 넘치는 사회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법의 위엄과 도덕의 감시라는 이중의 공포에 찌들어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소심함을 훌쩍 뛰어넘는 인간해방의 메시지였다. 오랜 세월 성에 관한 문제에서 여성은 ‘대상’이었지 ‘주체’가 아니었다. 성의 관념과 언어를 주도했던 생리학자와 의사, 문인 대부분이 남성이던 사회에서 그녀는 여성으로서 그 문제를 진솔하게 기록했던 것이다. 그녀는 전문가들과 일부 계층만 독점하기 마련인 성에 대한 풍속과 지식을 폭로했다는 점에서 인간성과 특히 여성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 회상록이 서한문과 일기 등 여성이 지은 수줍고 얌전한 논픽션들에 비해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이기도 하다.빌헬미네는 당대의 스타로서 사치스러운 쾌락만을 추구하거나 사랑의 행위를 어설프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동성애의 해방을 위해 싸운 선구자였던 울리히 교수의 책을 읽는 등 당대의 문제작들을 탐독하며 진지한 탐구욕으로 파고들었다. 그녀는 무지하고 완고한 편견과 위선으로 가득한 사회에서 애정 행위를 둘러싼 사실을 직시하려 했던 것이다. 또 서구의 기독교 사회에서 주입한 원죄의식에서 벗어나 인간의 애정 행위가 아름답고 숭고한 것이라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빌헬미네의 일대기 자체도 흥미롭지만, 그녀가 생활했던 여러 나라의 풍속에 얽힌 일화도 지적인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우리에게 생소할 수밖에 없는 19세기 유럽 사교계의 적나라한 속살을 들여다보고 등장인물들을 둘러싼 심리를 관찰하는 묘미가 독서를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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