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사람들한테서 빠져나온 다음에는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더라.”
--- p. 45 “그래서 무작정 뛰었지... 꿈이니까.” --- p. 47 |
|
끝없는 사다리를 오르다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든가, 벌거벗고 돌아다니다가 어느 순간 그걸 깨닫고 놀란다거나, 이러한 꿈들을 꿨다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 꿈들은 어린 시절의 성장통처럼 나타나며, 어른이 되면서 점차 사라집니다. 『치킨드림』은 이러한 꿈들에서 출발하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아들은 아빠에게 간밤의 꿈 이야기를 합니다. 팬티 바람으로 온 동네를 돌아다니는 꿈으로, 아들은 처음엔 창피함 없이 돌아다니다 어느 순간 자신이 벌거벗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깜짝 놀라 잠에서 깨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들은 아빠는 자신도 한때 그런 꿈을 꿨었다며 아들에게 자신의 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런데 꿈속에서 아빠는 팬티 바람에 돌아다니는 것뿐만 아니라 더 대범한 일들을 해 나갑니다. 나르는 비행기에서 뛰어 내리고, 무대 위에 올라가는 등, ‘꿈이니까!’ 라는 말을 외치면서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래서 무작정 뛰었지... 꿈이니까.” 아빠의 꿈 이야기를 좇다 보면 어느새 아이는 어른이 되고, 가족을 만나며, 꿈은 현실로 스며듭니다. 그렇게 꿈과 현실의 경계가 느슨하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이 대사는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어느 새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용기를 내는 한마디처럼 들리지요. 이 책은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책으로, 작가는 이렇게 창피를 당하는 꿈을 자주 꾸었다고 합니다. 그것을 아버지에게 말했을 때, 아버지는 “네가 발 디딜 구석이 생기면, 그런 꿈은 더 이상 안 꿀 거야.” 라고 말씀하셨고, 그 말은 작가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고 합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받았던 무심한 위로를 우리에게 건넵니다. 용기를 내어 묵묵히 뛰어가면 어느새 불안한 꿈은 사라지고, 꿈을 이룬 내가 있을 거라고요. 『치킨드림』이 이러한 주제를 오롯이 전달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의 다양한 장치들 덕분입니다. 이 책은 일부의 장면을 제외하고는 주인공이 기저선 위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달리는 장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물이 달리는 방향은 책장을 넘기는 방향하고 맞아 떨어져 시간의 흐름을 강조하고 인생의 여정을 마치 영화처럼 보여줍니다. 그림은 외곽선을 강조하여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의 섬세한 색연필 채색과 포토 콜라주로 꿈과 현실 사이의 미묘한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또한 점으로 표현된 눈동자들은 그 어이없을 정도의 단순함에도 오히려 풍부한 감정을 표현하여 독자의 웃음을 자아냅니다. 꿈이 자연스럽게 현실로 변하며 자전적인 동화임을 드러내는 구성, 가족과 함께 집에 도착하는 결말의 안정적인 이야기 구조, 또한 띠지를 벗겼을 때 나오는 표지 그림이 가지고 있는 유머까지, 이 책은 단순하면서도 매력적인 요소들로 우리를 사로잡습니다. 읽고 나면 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치킨드림』은 사랑스러운 동시에 우리에게 삶에 대한 위로와 성찰을 전해줍니다. 오늘도 열심히 걸어가고 달려가는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