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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5
폴대 이야기 11 바다 종소리 23 광주리 아재 41 바위그림책 63 봉황새 73 팽이야, 일어나! 95 다리 이야기 107 산복이 115 다슬이의 하루 127 잠자는 금관 143 그날 167 작품 목록 1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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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은 약밥과 식혜였다. 글을 읽을 줄 몰랐던 코흘리개 때로 기억한다. 외할머니가 만들어주신 그 음식을 먹으면서 세상에 이렇게 맛난 것이 있을까, 하고 감탄했다.
외할머니는 음식 솜씨 말고도 입담이 참 좋으셨다. 밤늦도록 우리 또래는 ‘해님 달님’과 ‘금강산 호랑이’ ‘콩쥐 팥쥐’, ‘반쪽이’, ‘뱀 신랑’ 같은 얘기들을 들었다. ‘춘향전’, ‘장화홍련전’, ‘김학공 전’ 같은 고전소설과 에밀레종에 얽힌 슬픈 전설, 선덕여왕과 선화공주가 나오는 역사 얘기에도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다. 동화집을 묶으면서 나는 외할머니가 내게 해주신 그 얘기들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어쩌면 내 동화의 원천은 외할머니의 입담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지금까지 쓴 것 중에 11편을 골라냈다. 서툰 솜씨로 표지화와 삽화도 그려 넣었다. 「잠자는 금관」은 신라 금관에 대한 소년의 동경심에서 시작되는 얘기이다. 「봉황새」는 여교사가 봉황새의 존재를 밝히고 싶은 호기심 때문에 소년의 환상과 부딪히면서 현실과 다른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 「광주리 아재」는 싸리 광주리에서 태어난 먼 친척 아재와 아이의 우정을 그렸다. 감꽃이 피었다가 지고 다시 피는 한 해 동안이 그 배경이다. 세 편 모두 내 유년 시절의 체험이 스며 있는 작품들이다. 「바다 종소리」는 1983년 《새소년》 3월호에 발표한 작품이다. 제주도 서귀포의 천지연폭포에 산다는 무태장어를 의인화해 어린 장어가 용이 되려고 감포 바다에 빠진 종을 찾아가는 모험담이다. 요즘은 무태장어를 양식해서 식용으로 쓴다고 한다. 천지연폭포에 사는 무태장어는 여전히 천연기념물 27호로 보호되고 있는데. 「바위그림책」은 반구대암각화를 책이라고 말하면서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도깨비의 얘기이다. 「다리 이야기」는 흐르는 강물 위에서 사람 사는 세상을 바라보는 다리의 혼잣말이다. 「산복이」 는 사춘기에 접어드는 소녀가 전학 온 소년을 통해 겪게 되는 예민한 심리를 그렸다. 「팽이야, 일어나」에는 정규직이 되지 못해 괴로워하는 아빠를 지켜보는 친구를 향한 소녀의 애틋한 마음이 담겨 있다. 「그날」은 환경을 파괴하는 사람들에게 동식물이 호되게 꾸짖는 내용이고, 「다슬이의 하루」는 2054년의 과학도시 울산을 상상하며 쓴 동화이다. 가장 최근에 쓴 「폴대 이야기」를 책의 맨 앞에 두었다. 병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폴대와 어린 환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얘기이다. 흔히 “동화 같다.”라는 말을 쉽게 한다.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는 전혀 그렇지 않다. 「폴대 이야기」는 동화 같지 않은 세상에 사는, 지금 우리의 얘기이기도 하다. 두 해 전 장편동화집 한 권을 펴냈다. 등단 이후 창작동화집은 이번이 처음이다. 늑장을 부려 미안하고 부끄러울 뿐이다. 2021년 6월 김 옥 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