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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꿀꿀이죽 한 그릇마저 7
2.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19 3. 뽀빠이의 낡은 오토바이 29 4. 지금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열정 52 5. 나 아닌 다른 좋은 여자 65 6. 아버지가 물려준 시계, 여자가 선물해준 시계 82 7. 단추 하나, 이빨 하나 105 8. 산 너머에 산, 그 너머에 또 산 119 9. 남자와 여자는 다시 만난다 152 10. 과거를 잃어버린 사람, 미래를 찾아가는 사람 176 11. 깊은 밤의 종로 거리 204 12. 붉은 태양이 만든 검은 연기 240 13. 모든 인생에는 자신만의 무게가 있다 247 14. 그리운 사랑은 추억으로 남는다 2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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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이는 정신없이 퍼먹기 시작했다. 여자아이는 항필에게 손을 펼쳤다. 동전 몇 개가 여전히 햇볕에 반짝였다. ‘우리는 거지가 아니에요’라는 자긍심의 신호였다. 항필은 빙긋 웃으며 여자아이의 손을 접어 주었다.
“너두 식기 전에 얼릉 먹어.” 그제야 누나도 죽을 먹기 시작했다. 허겁지겁 먹던 동생이 무언가를 뱉어냈다. “컥.” 입 밖으로 튀어나온 것은 새끼손가락 마지막 마디보다 작은 하얀 면 덩어리였다. 순애가 민망한 얼굴로 혀를 끌끌 찼다. “어마, 담배 꽁다리네. 이렇게 다 까져 허옇게 돼서 언니가 놓쳤나 보다.” 동생은 꽁다리를 바닥에 휙 버렸다. 그리고 다시 부지런히 숟가락을 놀렸다. 동생이나 누나 모두 별일 아니라는 표정이었다. --- p.15~16 “나처럼 팔자 거센 여자 말고… 너 빨리 좋은 여자 만나서, 그 여자랑 영화 봐. 미안하다. 항필아. 영화 보게 해 줘서 고마워. 짜장면도 잘 먹었어. 나 먼저 갈게.” --- p.79 “자네, 이거랑 아까 그 꿀꿀이죽이랑 고르라면 뭘 먹겠나?” “당연히 이걸 먹지요.” 항필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여보게… 자네, 나랑 이거 만들어볼 생각 없나?” --- p.118 “회장님, 우리야 보릿고개 때마다 굶는다 해도 후손들에게 이 굶주린 나라를 물려줄 순 없지 않습니까. 이 사업은 누군가가 반드시 해내야 하는 사업입니다.” --- p.137 “아직도 가끔 이 아가씨를 떠올리지. 내가 한국에 있었을 때 한국만큼 불행한 나라도 없구나.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그 아가씨만큼 한국의 불행을 온몸으로 다 겪은 불운한 아가씨도 없다 생각했었어. 그런데도 그 아가씨는 씩씩했지, 우아했고.” --- p.263 “사장님, 억울하세요?” “사람인데….” “그럼요. 사람인데 억울하죠. 아내한테도 똑같이 물어봤었어요. 이 나라가 가장 불행할 때 온몸으로 그 불행을 다 맞고 살아야 했던 게 억울하진 않냐고.” 전 회장은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소세지랑 햄이랑 들어가는 음식 중 제일 맛있는 걸 한국 사람만 먹어서 다른 나라 사람들이 더 억울할 거라고… 자긴 덜 억울하다고.” 항필은 금방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 전 회장은 그 어깨를 다독였다. “부인 말씀이 맞네. 그러고 보면 나는 라면을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먹어서… 덜 억울하구먼.” --- p.2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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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배곯지 않고
값싸고 영양가 풍부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하자.’ 1963년, 이 땅에 펼쳐진 배고픔으로부터의 탈출기. 절대 빈곤을 벗어나 고도 성장기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의 소울푸드, 라면. 라면은 그저 음식이 아니라 혼(魂)이자 문화(文化)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