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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랜드 5대 보건 수칙 (보건법)
그 후 프로텍터가 찢어지다 자가 격리 모드 전쟁은 언제나 책상 앞에서 시작된다 새로 온 클리너 위험천만한 돌발 행동 예고된 패닉 한밤중의 대화 강제 격리 충격적인 비밀 위험한 외출 팬데믹 너머의 공간 여기서 벗어나고 싶어 동기 부여 아카데미 금지된 만남 시크랜드에서 온 사람들 잠입 예기치 못한 이별 그 후 |
Martin Schauble,로버트 존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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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결만이 우리를 보호한다
타인과의 접촉은 위험하다 건강이 자유보다 더 소중하다! 팬데믹이 휩쓸고 간 자리에 세워진 완벽한 통제 사회 ‘클린랜드’. 오염, 패배, 저주로 상징되는 시크랜드의 불길하고 무성한 소문은 클린랜드에 대한 사람들의 맹목적인 믿음과 추종을 부추긴다. ‘깨끗하고 안전한 땅’에서 아무런 의문도 품지 않고 살았던 소녀 쉴로. 어느 날, 보호복이 찢어지는 사건을 시작으로 예기치 않은 일들이 휘몰아치자 난생처음 클린랜드에 의구심을 품게 되는데……. 지금까지 믿어 온 것들이 정말로 진실일까? 미래 시대에 대한 불안과 통렬한 각성을 담은 디스토피아 소설 팬데믹이 초래할 수 있는 미래 사회의 풍경을 예리하게 경고하는 SF 소설 지난 2019년 12월, 중국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확산된 COVID-19는 그야말로 전 지구적인 재난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1월 30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한 데 이어, 3월 11일에는 사상 세 번째로 ‘팬데믹’을 선포했다. 현재까지 확진자만 1억 5천만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는 3백만 명을 훌쩍 넘긴 데다 변이 바이러스마저 등장해, 백신의 개발과 접종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여전히 여의치 않다. ‘인류는 이제 코로나 19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전망이 현실이 되고 만 셈이다. 무방비에 가까운 인류에게 부지불식간에 찾아온 팬데믹은 각 분야를 전방위적으로 붕괴시킨 것도 모자라 불평등과 차별의 심화, 허위 정보의 확산 등 현대 사회의 취약점과 부정적인 면을 고스란히 노출시키고 있다. 특히 COVID-19에 대처하는 방식이나 태도가 무척 달라서 각 나라에 대한 인식마저 달라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었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그보다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며 도시 봉쇄 등 고강도 방역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렬하게 확산된 나라도 있었기 때문이다. 《클린랜드》는 이렇게 전 세계를 초토화시킨 팬데믹 이후에 세워진 완벽한 통제 사회를 날카로운 상상력과 비판적인 시각으로 그린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팬데믹이라는 재앙에서 살아남은 인류는 생존을 위해 극단적인 통제와 감시를 용인하는 ‘클린랜드’를 세운다. 그리고 그 경계 안에 들어오지 못한 ‘시크랜드’를 오염과 저주의 땅이라고 매도하며 사람들의 불안을 양분 삼아 클린랜드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부추긴다. 모든 것이 청결과 건강의 관점에서 평가받고 통제되는 사회에서는 개인의 사생활이 24시간 내내 모니터링되고, 일상적인 소독, 사회적 안전거리 유지, 사전 예약, 통행증 발급, 비대면, 자가 격리가 당연시된다. 클린랜드에서 나고 자라 ‘깨끗하고 안전한 땅’에 아무런 의문을 품지 않았던 소녀 쉴로는, 어느 날 보호복이 찢어지는 사건을 시작으로 절친 가족에게 발생한 비인간적인 일들을 겪으면서 클린랜드가 감추고 있던 끔찍한 비밀에 다가서게 되고, 마침내 인생을 건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이렇듯 《클린랜드》는 팬데믹이 초래할 수 있는 미래 사회의 풍경을 치밀하게 상상해 봄으로써, 국민의 건강과 개인의 자유라는 가치를 모두 지키기 위해 지금 당장 우리가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건강과 안전 vs. 자유와 권리, 과연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팬데믹이라는 재앙이 휩쓸고 간 근미래, 쉴로는 건강과 청결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는 클린랜드에 산다. 신체 정보와 위치 정보가 24시간 내내 모니터링되는 컨트롤러,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보호복인 프로텍터와 바이저를 착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못해 몸의 일부로 느껴질 정도로 익숙하다. 사람들은 인체에 무해한 성분의 살균 소독 스프레이를 항상 갖고 다니고 주변에는 이동식 소독 컨테이너, 클린 레인, 클리너 시스템 등 다소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소독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 재택근무와 가정 학습 등 비대면이 일상인 세상에서는 지하철 등의 이동 수단도 일인용 칸으로 나누어져 있고, 거리를 이동할 때도 근처에 다른 사람이 접근할 경우 경고음이 울려 마주치지 않도록 주의해야만 한다. 가족과 사회 보건국에 등록한 공식 접촉인 외의 사람과는 신체적 접촉이나 친밀한 관계가 허용되지 않으며, 질병에 취약한 위험군으로 분류된 노약자는 집 안에 의무적으로 설치한 ‘안전실’이라는 공간에 격리된 채 떨어져 살아야만 한다. 사람들은 5대 보건 수칙(청결만이 우리를 보호한다. 타인과의 접촉은 위험하다. 안전거리 유지가 안전을 보장한다. 통제는 건강에 이롭다. 건강이 자유보다 더 소중하다.)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이를 어길 경우 강력한 처벌을 받지만 불만 한 자락 없이 순응한다. 쉴로 역시 오염되고 병든 자들의 땅 ‘시크랜드’를 막연히 두려워하면서, 깨끗하고 안전한 클린랜드에 사는 것을 다행이라 여긴다. 그러던 어느 날, 예기치 않은 사고로 보호복이 살짝 찢어지는 바람에 본인은 물론이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마저 강제 자가 격리 모드로 몰아넣는 사건이 발생한다. 바이러스 감염 등 최악의 상황이 일어나지 않아 안도한 것도 잠시, 그 일을 시작으로 쉴로에게 연거푸 묘한 일들이 생긴다. 먼저 절친 사미라의 남동생인 오스카가 집 밖에서 프로텍터를 벗어 던지는 사고를 일으켜 안전실에 격리된다. 심리 치료와 약물 치료마저 거부하는 오스카 때문에 걱정에 사로잡힌 사미라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안전실의 위생 유리창을 깨려고 시도한 끝에 보건법 위반으로 동기 부여 아카데미라는 의문의 장소에 강제로 끌려간다. 쉴로는 청결부에서 일하기 때문에 누구보다 보건법을 철저하게 지키며 강요하는 엄마로 인한 스트레스와 절친 사미라네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 사이에서 중심을 잃고 흔들리며 지금껏 믿어 왔던 모든 것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이와 동시에 집에 새로 온 클리너인 또래 남자아이 토코와 급속도로 친밀해지면서 클린랜드 밖의 세상과 사람들의 삶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고, 여기에 죽은 줄 알았던 할아버지가 시크랜드에 살아 있다는 충격적인 비밀까지 전해 듣는다. 결국 쉴로는 사미라를 구하기 위해 두 발 벗고 나서면서, 이제는 더 이상 현실을 외면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원래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중대한 결심을 하기에 이른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을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앞서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질문들 《클린랜드》는 COVID-19로 인해 요동치는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서둘러 온 미래의 풍경을 구체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바이러스와 질병을 차단하기 위해 강력한 통제와 압박을 시스템화한 ‘클린랜드’에서 사람들은 자유를 포기한 대신 건강과 안전을 보장받는다. 그러나 클린랜드의 무자비한 통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질병의 위험이 있더라도 자유가 보장된 사회인 ‘시크랜드’를 선택한다. 이러한 설정은 언뜻 극단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COVID-19에 대응하는 여러 나라의 방식이나 태도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어느 한쪽이 정답이라고 주장하거나 힘을 실어 주는 이야기가 아니다. 건강과 안전을 앞세운 통제만이 능사도 아니지만,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주장하며 방역 수칙을 어기는 무책임한 행태를 두둔하지도 않는다. 대신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거대한 재앙 앞에서 쉽사리 무너지는 인간에 대한 존중과 여러 가치들을 지키기 위한 합리적인 방법을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기 전, 인류가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가치관과 철학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느낌이랄까? 이와 함께 지금보다 더 철저한 계급 사회로 회귀해 불평등과 차별, 사회적 격차가 심해진 미래의 풍경을 보여 줌으로써 오늘날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되짚어 보는 것은 물론이고, 자국 이기주의가 판을 치는 현 시대에 대한 냉소적인 시각을 담고 있다. 독자들은 쉴로가 처한 절박한 선택의 순간을 따라가는 동안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민의 안전 보장’이라는 사안을 두고, 국가가 어느 정도까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할 수 있는지에 대해 토론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예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매순간 결정적인 분기점에 맞닥뜨리고 있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되고 시기를 놓쳐서도 안 되는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문제들을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녹여 내 짚어 주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