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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회
북랩 202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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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회의 향가 3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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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향가의 길
1. 여정의 시작
2. 향가 백 년 전쟁과 다시 타오르는 불길
3. 대전환, 표음문자에서 표의문자로
4. 로제타 스톤
5. 무가지보(無價之寶) 임신서기석
6. 암호문, 도솔가
7. 혜성가, 수리부엉이들
8. 쿵덕쿵덕 떡방아 찧는 소리, 풍요
9. 난공불락의 암호체계
10. 황무지
11. 천년의 기연
12. 저승의 뱃사공
13. 암호, 풀리다
14. 평화를 염원했던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 서동요
15. 암흑 한랭기와 대기근, 모죽지랑가
16. 사슴공주가 찾아 왔다, 신라 행렬도
17. 구지가(龜旨歌)는 향가였다
18. 기우제, 수로부인 이야기
19. 민족의 빛은 향가로부터, 황조가
20. 임금은 신하를 믿고, 신하는 충성을 바치라
21. 신라 쇠락의 단초, 도천수대비가
22. 콜레라 창궐, 제망매가
23. 꽃이 집니다, 찬기파랑가
24. 태풍전야, 안민가
25. 도탄, 우적가
26. 천연두 역병, 처용가
27. 일곱 알의 진주 목걸이
28. 왕을 내려 달라, 구지가
29. 민족의 비기, 삼국유사 속 향가
30. 일본 만엽집(萬葉集)과의 만남, 4516번가
31. 리트머스 시험지
32. 석장사의 북소리
33. 난공불락의 오사카성, 이호(梨壺)의 5인
34. 오사카성이 열리다
35. 향가 일본으로 도거(渡去)하다, 소잔오(素盞嗚)
36. 향가 코드(Code), 소죽엽(小竹葉)
37. 백제 지원군 파병, 동요
38. 일본 황실의 제사 축문
39. 신라에 온 일본의 사신단
40. 바다에 가면(海行かば, 우미유카바)
41. 우리 곁의 천년향가
42. 향가루트
43. 여정의 끝

저자 소개 1

어려서 한문서당 영사재(永思齋)에서 사숙하였고 서울고등학교, 서울대학교를 졸업하였다. 1970년대 이래 향가를 연구해오고 있으며, 향가연구실 문학방(文學房)을 중심으로 다수의 문헌을 번역하였다. 동북아 고대문자 해독가 및 향가 만엽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대표 저서로는 『향가루트』, 『천년 향가의 비밀』, 『일본만엽집은 향가였다』 등, 논문으로는 「신라향가 창작법 제시와 만엽집에의 의미」, 「찬기파랑사뇌가의 새로운 해독과 사뇌의 의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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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2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350쪽 | 514g | 153*224*21mm
ISBN13
9791168360372

책 속으로

‘향가의 한자는 표의문자일 것이다’라는 생각이 여정의 첫걸음이었다. 다음으로 내디딘 걸음은 신라인들은 글을 쓰면서 여러 개의 한자들을 한국어 어순으로 쭈욱 나열해 놓았다는 사실이었다. 이러한 생각들은 경주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임신서기석의 표기법에 의하여 뒷받침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만 가지고는 아직 향가를 풀 수 없었다. 넘어야 할 산들이 수없이 많았다. 더 나아가기 위해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필요했으나 당시로서는 뾰족한 수가 없었다. 한참 동안을 이 단계에 머무르고 있어야 했다.
--- p.57

해독된 내용으로부터 풍성한 사실들이 도출되었다.
신라가 봉수체제를 운영하고 있었고, 국경의 성은 초병이 밤늦도록 수리부엉이처럼 경계를 서고 있었다. 왜군의 침략에 목숨을 걸고 싸웠던 신라의 군사들과 화랑의 모습에서 삼국통일의 대업 완수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중요한 사실이 있었다. 혜성가와 임신서기석이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임신서기석 내용 중 두 화랑이 국가의 위기에 충도를 집지하겠다는 다짐이 나온다. 그들의 마음이 혜성가에는 급보를 받고 달려나가 참전하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임신서기석은 임신년(壬申年) 6월 16일에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보다 한 해 전 신미년(辛未年)에도 화랑들이 상서 등을 습득하자고 맹서했다는 내용이 서기석에 기록되어 있다.
--- p.78

고대인들은 말에 주술적인 힘이 있다고 믿었던 것이 틀림없다.
인간이 ‘은(隱)’이라고 말을 하면 천지귀신이 그 소리에 감동받아 진짜로 가엾어 해 준다고 믿었던 것이다.
누군가가 신라 향가 서동요의 첫 구절을 부르면서 ‘선화공주님 + 은(善化公主主 + 隱)’이라고 말하면 그 속에 있는 ‘은(隱)’이라는 소리가 천지귀신을 감동시켜 선화공주님을 가엾어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청언이란 천지귀신을 부리는 마(魔)의 소리였고, 향가에는 이러한 마성(魔聲)이 달라붙어 있기에 소원을 이루어 주는 힘을 갖게 되었다.
향가는 고대 동북아 어느 곳 깊은 밤 어두운 밤하늘에 울려 퍼지던 마성이었다.
--- p.114

충격적 사실이 연이어 밝혀졌다.
구지가가 향가로 밝혀진 데 이어 헌화가의 배경기록에 포함되어 있던 해가(海歌)도 향가로 밝혀진 것이다.
해가(海歌)는 중국시의 한 형태인 칠언율시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한시와 외관이 비슷하기에 연구자들은 이를 한시로 풀었고 우리 모두는 그 결과를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이처럼 향가는 종종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있다. 한시의 외관을 가지고 있는가 하면 마치 표음문자로 표기된 모습을 띄기도 한다.
향가는 마치 보호색으로 자신을 감추는 청개구리나 카멜레온과도 같았다. 그리고 어미 꿩이 날개가 부러진 척 날아 도망가며 자기에게 다가오는 포수들을 새끼로부터 멀리 떼어 놓으려 하듯이, 향가는 연구자가 자신에게 접근해 오면 위장술로 연구자를 유인하기도 했다.
--- p.165

월명사는 삶과 죽음의 길에 무수한 사람들의 무거운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니 슬퍼하지 말자고 스스로를 객관화 시키고 있다.
그러나 죽음의 길에 서있는 어느 죽음이 애달프지 않겠는가. 불제자였던 그에게도 어린 누이의 죽음은 각별하였다.
누이의 목숨이 경각에 이르자, 남매의 애통함은 극에 이른다. 병에 든 누이가 “혹시 내가 죽는 것이 아니겠지요?”라고 오빠의 옷깃을 부여잡았다. 그러나 오빠는 무력했다.
“어린 나이에 죽는 것은 세상의 순리가 아니다.”라고 부처님을 원망했으나 늦여름 부는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누이는 지고 말았다.
제망매가 해독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내용의 풀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내용에 이르기까지의 여정도 못지않게 중요했다. 그러나 그 길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었다. 향가 해독의 과정에서 발견한 모든 지식이 총체적으로 동원되어야 살펴볼 수 있었던 길이었다.
여러 작품을 해독해본 결과 대부분의 신라 향가는 국가나 사회적 위기를 소재로 하고 있었으나 제망매가는 이상하게도 단순한 가족사의 비극에 그치고 있었다.
--- p.203

이러한 몽골군에 맞서 고려는 30여 년간 항전을 계속하였으나 결국 무릎을 꿇어야 했다. 말이 강화이지 사실상 원나라에 항복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몽골이 고려를 대접해 주어 나라의 모습만은 유지시켜주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몽골은 사사건건 간섭하며 나라를 좌지우지하였다.
왕의 칭호도 몽골의 지시를 받아야 했다. 그 전에는 왕을 ‘폐하’라고 하였으나 이제는 ‘전하’로 부르도록 했고 왕의 이름에 이전에는 조(祖)나 종(宗)을 붙였으나 이제 왕(王)이라는 이름을 붙여야했다. 그것도 원나라에 충성을 바치라고 하여 ‘충’자를 넣도록 했다. 충렬왕, 충선왕, 충혜왕 이런 왕들이 몽골 지배기의 왕이었다.
왕은 남겨놓았으나 사실상 왕이 아니었다. 형식적으로는 국가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실제로는 원의 지배를 받는 속국이나 다름이 없었다.
이 시기의 고려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에 대해 두 가지 시각이 있다. 하나는 ‘원의 복속국 내지는 속령’으로 보는 시각과 ‘주권을 가진 독립국이었으나 내정 간섭을 받은 나라’로 보는 시각이 대치하고 있다.
--- p.245

한반도의 신우대와 일본 만엽집에 나오는 시노(小竹, 芝努)라는 단어는 연결되는 문화일 것이다. 현대 한국 무녀의 신우대와 만엽향가의 소죽엽은 동일한 문화의 원형으로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만엽집의 작품들이 향가였음이 증명된 이상 만엽향가 속에 들어 있는 소죽엽도 한국과 일본이 풀어나가야 할 공통 문화의 암호이다. 한국과 일본을 연결 짓는 code이다. 일본에서도 문화현상으로서의 대나무 잎이 발견되고 있다. 일본인들은 신우대 잎을 든 무녀가 일본 고분(古墳)시대에 존재하면서 제의를 주재하였다고 알고 있다. 일본의 역사에는 고분(古墳)시대로 규정한 시기가 있다. 기원후 300년 대에 들어오면 일본 열도 여기저기에 존재하던 작은 나라들이 통일되며, 전방후원분(前方後円墳)으로 대표되는 커다란 고분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은 바로 이 시대에 한반도에서 진행되었던 소국통합 경쟁에서 밀려난 정치 지도자들이 열도에 건너가 흩어져 있던 다른 집단들을 통합해 나갔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 시기를 고분이 나타났다고 하여 고분(古墳)시대라고도 한다.
--- p.301

향가의 전체적 모습은 아직 확정되어 있지 않다. 향가의 실체는 모든 작품들이 주의깊게 완독되고 비교된 다음에야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다.
향가의 완독은 개인 연구자가 할 수 있는 범위를 한참 넘어선다고 생각한다. 언어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양으로 보아도 그렇다. 한국인만으로도 안 되고, 일본인만으로도 되지 않을 것이다. 두 나라 민족의 역량이 모아져야 가능할 것이다.
향가의 길을 먼저 걸어가 보니 향가의 세계는 신라 향가 창작법이라는 등불을 들고 가야만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신라 향가 창작법은 한반도의 고대 언어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법칙이기에 일본의 향가는 반드시 신라 향가의 등불이 밝혀주어야 해독이 가능했다. 대신 한반도에 남겨진 향가도 숫자가 적기에 일본의 향가를 풀다가 다시 돌아와야 그 실체를 드러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 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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