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부
무역 프롤로그 2/ 나의생활 8/ 농업출판사 16/ 2013년 29/ 무도 섬 방어대 37/ 합작회사 부사장 43/ 무역일꾼시험 51/ 중국출장 63/ 장성택의 처형 76/ 나의 부모님과 형제들 80/ 녹색무역회사 87/ 창립절 94/ 처음으로 만난 남조선사람 104/ 계명회사 사장과 무석 지배인 115/ 대표단 파견 문건 127/ 북한 돈을 파는 사람 133/ 상해 140/ 설비구입과 회장 선생 151/ 새로 온 당비서 172/ 계속되는 정책과제 181/기자회견을 보다 188/ 대출을 받다 191/ 여명거리 건설 198/ 무보수 노동처벌 206/ 한국대사관에 전화를 걸다 210/ 2016년은 어떤 해였는가 218/ 작별 221/ 탈북 227/ 살찐 쥐 242 2부 국민이 되다 대한민국 256/ 국민이 되다 262/ 나는 휴식 할 권리가 없다 276/ 강연회와 정보국 사람 281/ 중국에 전화를 걸다 290/ 두만강 303/ 아, 하늘도 무심합니다 310/ 트럼프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다 321/ 회사를 옮기다 327/ 책을 쓰다 332 |
|
세계에서 가장 철저히 격패되고 페쇄적인 한반도 북쪽의 나라 북한, 그 나라에서 살면서 나는 과연 무엇을 배우며 자랐는가?
어려서부터 수령들에 대해 알아야 하였고 신격화된 수령에 대한 역사와 찬가를 부르며 자라났다. 조직 생활이라는 거대한 통제 속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결함을 비판해야 했으며 타인을 비판해야 하였다. 우리는 남에 대한 배려라는 말을 모른다. 모든 것을 비판적 안목에서 보아야 하는 그 시스템 속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TV나 방송, 신문을 비롯하여 영화나 노래는 모두 수령에 대한 칭송과 찬가다. 이기는 것만 보아왔다. 6.25의 전쟁은 미국의 부추김을 받아 남조선 괴뢰들이 일으킨 침략전쟁이며 그 전쟁에서도 조선은 세계강대국이라고 하는 침략자 미제와 허울만 있는 유엔을 도용하여 참전한 제국주의 반동들을 이겼으며 모든 면에서 조선은 무조건 이긴다. 지는 것은 절대로 볼 수가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었다. 그리고 세계의 어느 곳에서나 조선은 정의의 편이라고 하였다. 이로서 우리는 내가 사는 나라가 가장 정의로운 나라라고 믿고 있으며 자존감 또한 하늘을 찔렀다. 우리는 권리에 대하여 모른다. 자유와 인권에 대해서는 단어로만 알았으며 노동에 대한 보수도 몰랐으며 알 수도 없었다. 나는 자그마한 그 땅과 그 하늘이 세상의 전부라 생각하고 살아왔다. 하여 우리는 굶어 죽으면서도 왜 이런 고난을 겪어야 하는지를 판단하지 못했으며 주린 창자를 달래며 수령을 열광적으로 환호하였다. 남조선 대통령들이 위상 높은 우리 수령을 만나러 오는 것은 자기들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고 떨어진 민심을 얻기 위해서이며 우리는 계급투쟁을 끊임없이 강요당했고 적대세력과는 언제건 피의 결산을 해야 한다는 주입식 교육을 받아왔다. 하여 증오감을 우리들의 머리곳에 뿌리 깊게 새기게 하였다. 내가 대한민국에 정착하면서 받은 많은 질문 중에서도 “왜 북한에서는 사람들이 데모를 하지 않는가?” 였다. 나는 생각을 해보았다. 어떤 물건을 평가하려면 그와 유사한 물건이 있어야 올바른 결론을 내릴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하나의 물건만 보고는 결론을 내릴 수 없으며 그것이 제일인가 하는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올바른 판단을 할 수가 없었다. 철저히 통제되고 격패된 사회 속에서 과연 우리가 무엇을 놓고 평가할 수 있단 말인가? 이것은 그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의 잘못이 아니다. 단지 그들은 권리를 박탈당한 체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것일 뿐이다. 얼마나 슬픈 일이고 얼마나 비극적인 상황인가? 조상의 뼈가 묻혀있고 부모와 형제들이 있으며 내가 나서 자란 고향이 있는 곳. 사무치게 그리우면서도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어진 그 땅. 아, 지난 세월이요. 2022년 1월 구대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