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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5
Part 1. 서울이 아닌 곳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1. 충동적으로 집을 사다 13 2. 서울이 아니라면, 무엇을 할 것인가? 23 3. 「땐뽀걸즈」, ‘지방’에서 살아간다는 것 31 4. 쓸데없이 찬란한 37 5. 낯선 도시, 서울 45 6. 살고 싶은 곳에서 일하기 vs. 일하고 싶은 곳에서 살기 51 7. 서울이 아닌 곳에서 지금처럼 일할 수 있을까 57 8. 이력서가 지저분한 글쓰기 노동자 65 9. 상상에도 토대가 필요하다 73 10. 가볍고 산뜻한 사람 83 Part 2. 양양에서 살고 있습니다 1. 또 새로운 명함을 만들다 93 2. 남편은 공방 육아 중 99 3. 양양에서 일하고 있다 105 4. 낙산사 있는 곳이 양양인 줄도 몰랐지만 113 5. 『모노클』에 소개되다 119 6. 이렇게 살아도 된다 127 7. 공방이 있었는데, 없습니다 135 8. 시골에서 겨울나기 쉽지 않다 143 9. 또, 초보운전 149 10. 코로나 시대의 시골 제조업 자영업자 155 11. 그냥 사라지는 것은 없다 163 12. 도시재생, 내가 양양을 사랑하는 방식 171 13. 좋은 아침이에요! 181 에필로그 1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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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배경을 설명해도, 결국 단순하게 말하자면 우리는 여행 중에 집을 샀다. 전 재산을 털어 세계여행을 떠나는 사람과 비교하면 그리 놀라울 것도 대단할 것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친구와 직장과 커리어와 어쩌면 미래가 있었을 서울을 떠난다는 결정을 단 30분 만에 했다는 점에서 놀라운 일이긴 하겠다. 그렇게 우리는 낯선 동네의 모델 하우스에서 계약서에 사인을 하면서 2년 뒤 양양에 오겠다는 결정을 했다. --- p.21
나는 딱히 느리게 살고 싶은 건 아니었다. 다만 내 속도로 살고 싶었다. 그것이 세상의 속도, 도시의 속도보다 느릴 수는 있다. 하지만 사는 곳이 달라지면 어떨까. 내 속도가 그곳의 속도보다 느리지 않을 수도 있다. --- p.54 일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서울이 아닌 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질문했을 때 답이 없다는 게 가장 두려웠다.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이 질문 앞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지이다. 어쩌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보다 더 중요하다. --- p.62 쉽고 흔한 말이지만 다양성은 중요하다. 삶의 방식에서도 다양성은 중요하다. 그리고 상상에도 토대가 필요하다. 다양한 삶의 방식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많이 알아서 다른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알지 못해서 다른 삶을 꿈꾸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 p.75 이렇게 살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제가 대단한 경험을 하거나, 엄청나게 재미있게 살고 있어서가 아니에요. 삶이라는 게 선형적으로 쭉 나아가는 게 아니라는 것, 갔던 길을 되돌아가기도 하고 옆길로 새기도 하고 하염없이 뒤로 가기도 하고, 그렇게 살아도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 p.128~129 북한산은 얼마나 예쁠 것이며 서울의 자랑인 한강은 또 얼마나 보기 좋을 것인가. 하지만 그것들을 지켜보며 살 마음이 그때 거기에는 없었을 뿐이다. --- p.1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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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서울을 떠나 양양으로 왔나?”라는 질문에는 항상
‘왜 양양이냐’가 아니라 ‘왜 서울을 떠나’에 방점이 찍혔다. 기자와 기획자로 일해 온 10여 년의 경력, 서울이 아니라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강원도를 여행하던 길에 우연히 들른 모델 하우스에서 덜컥 집을 계약했다. 말 그대로 충동구매였다. 언젠가 바닷가 마을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말 그대로 ‘언젠가’였다. 지역에서 나고 자라 대학에 진학하며 서울에서 살기 시작했다. 어디에 뿌리내린다는 의식 없이 여러 동네를 이사 다녔다. 집을 계약하고 아파트가 지어지기까지 남은 2년. 저자에게는 서울이 아니라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기자와 기획자로서 일한 10여 년의 경력이 있었지만, 서울이 아닌 인구 3만이 채 되지 않는 군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어떤 일을 할까’라는 질문은 곧 ‘무엇을 할 수 있을까’로 바뀌었고, 저자는 그 시기를 “희망과 불안과 결의가 파도처럼 왔다가 사라졌다”고 적었다. 사는 곳을 바꾸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서울이 좋다거나 지역이 더 좋다는 게 아니다. 서울에 사는 게 특별한 일이 아닌 것과 같이 지역에 사는 것도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많이 알아서 다른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알지 못해서 다른 삶을 꿈꾸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한다.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역시 그렇다. 지역에서 나고 자란 저자도 서울이 아닌 곳에서 살기를 결심하기까지는 20년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저자는 『난문쾌답』의 문구를 빌려 이야기한다.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 이 세 가지만이 인간을 바꾼다고 한다. 저자는 사는 곳을 바꿈으로써 자신을 바꾸고자 했다. 저자는 갔던 길을 되돌아가기도 하고, 옆길로 새기도 하고, 뒤로 가기도 된다고 말한다. 양양에서 시작했던 목공방을 3년 만에 문을 닫기로 할 때도 그랬다. 육체적으로 한계까지 몰아붙이며 일한다면 서울을 벗어나 양양으로 온 이유를 잃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저자가 원했던 건 자기만의 속도로 사는 것이었다. 지방소멸과 지역에서의 삶, 일 서울이 아닌 곳에서 사는 건 어려운 일이다. 저자는 곳곳에 지역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지역소멸의 모습을 적고 있다. 「땐뽀걸즈」의 제작기를 담은 책 『쓸데없이 찬란한』을 만들기도 했던 저자는 자신이 나고 자란 지역과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지역 학생들을 생각한다. 양양으로의 이주는 지역에서의 삶을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게 했다. 현재 저자는 양양군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그가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지역과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오랫동안 떠도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지금 양양은 나의 마을이 되어가고 있다고 저자는 적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