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한국어판 서문
시작하며·도시공간과 계층, 포스트 9·11의 숨겨진 쟁점 배터리파크시티에 들어가기 | 설계를 통한 배제 | ‘상층 연구’와 엘리트 민속지학의 시도 1부 9·11 이전 1장·배터리파크시티의 탄생: 매립지에 건설된 랜드마크 배제의 역사를 들추어내다 | 요새의 실상 2장·실질적 특혜, 허위적 자선 배터리파크시티의 특혜에 담긴 불편한 진실 | 허위적 자선의 전시공간, 뉴세틀먼트 아파트 3장·주민, 공간, 배타성 배타성이라는 이름의 ‘지역사회’ | 설계의 영향력 | 지역의 역사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전략 | 중산층도 예외가 될 수 없는 배제의 법칙 2부 9·11 이후 4장·진앙지의 오아시스가 된 배터리파크시티 공공공간은 어떻게 변했는가 | 공간과 감정: 주민들이 9·11을 느끼는 방식 | 자연재해에 대항하는 동지들의 도시 | 9·11, 지역사회 공간의 중요성을 보여주다 5장·하루하루가 9·11 추모를 둘러싼 갈등 | 1주기 | 반갑지 않은 방문객들 6장·계층, 지역, 공동체 공간과 계층: 지역공동체의 핵심 | 주민파티의 개최와 의미 코즈모폴리턴의 관용과 배타성이라는 한 몸 | 차별성은 중요해 7장·딤비DIMBY: 골칫거리 반기기 터널 매장을 둘러싼 묘한 신경전 | 요새, 주민들의 태도를 결정짓다 버스차고지 건립 전쟁: 9·11 희생자가족과의 갈등 | 구별짓기를 위해서라면 골칫거리라도 괜찮아 결론· 아직 남아 있는 불씨 주 부록 A “2001년 9월 11일” 부록 B 연구방법 감사의 말 찾아보기 |
|
9·11 이후 이사를 나간 많은 가족은 이전 거주지에서 알았던 친구를 만나려고 놀이터를 다시 찾았다. 그들은 도시의 삶을 교외와 비교하거나 브루클린의 새 이웃을 칭찬하기도 했다. 놀이터에서의 사교는 아이들의 놀이와 전혀 달랐다. 부모들은 다른 부모의 기분을 상하게 할 환경 위험 같은 주제를 피해 대화의 방향을 조정해야 했고, 과하게 예민한 것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불안을 일으키는 비행기 이야기는 피해야 했으며, 자신들의 이사가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방어적이거나 비판적으로 들리지 않도록 설명해야 했다. 아이들은 즐거웠지만 부모들은 조심스러워야 했던 것이다.--- pp.44-45 「시작하며 도시공간과 계층: 포스트 9·11의 숨겨진 쟁점」
배터리파크시티를 건설한 엘리트들은 통합, 빈곤층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 공공재원에의 기여 등 당대 담론의 규범과 일치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론상으로 지지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것이 자신에게 적합한 공간 이미지에 위배될 때에는, 배터리파크시티 설계에서 실제 그랬듯이 실질적인 지원은 철회되었다. 이런 명백한 모순성-동일한 한 인물이 진보적인 사회 개선 프로그램을 지지하면서 이런 노력을 헛되이 하는 다른 프로젝트를 위해 일하는 것-은 한 개인의 괴팍한 성격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적 엘리트라는 더 큰 계층에서 전형적인 것이다.--- pp.138-139 「2장 실질적 특혜, 허위적 자선」 주민들의 대화 속 주제는 비난이나 탓함, 복수나 불신이 아니었다. 그들은 그 사건이 누구의 잘못이었는지 혹은 누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별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뉴욕의 대부분 지역에서 그랬듯이 우선 초점은 인간의 책임에 대한 숙고가 아니라 일어난 일에 대한 슬픔에 맞춰져 있었다. 9·11 이후 뉴욕과 미국에서 감정상 겹치는 부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강조점에는 차이가 있다. 이 지역 소방서 외부에 주차된 소방관 개인 차량의 범퍼 스티커엔 “모두가 일부를 희생했지만, 어떤 이들은 모든 걸 바쳤다”라든가 “결코 잊지 말자” 등이 적혀 있었다. 어디서든 볼 수 있던 오사마 빈 라덴의 사진과 “지명수배: 사살 혹은 생포” 같은 자막이 달린 범퍼 스티커는 눈에 띄지 않았다. 이와 같은 대비는 배터리파크시티 주민들의 말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p.228「4장 진앙지의 오아시스가 된 배터리파크시티」 지역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리면 몰려오는 군중에 대해 많은 사람이 걱정하고 있었고, 행사와 관련한 전례가 없었다는 점은 배터리파크시티 주민으로 하여금 1주기 행사가 자신의 지역을 무질서한 곳으로 느끼게 만들었다.--- p.261 「5장 하루하루가 9·11」 “주민”과 “가족”으로 불리는 단체 간의 반대 의견과 더불어 주민들이 희생자 가족들보다 무시되고 있다는 의식은 지역사회위원회 회의 토론이 시작될 때부터 드러났다. 회의는 9·11 이후 암울하고 마땅히 기려져야 할 몇 달, 몇 년 동안 희생자 가족은 끝없는 배려를 받아야 하며 그들의 우선 조건에 손대면 안 된다는 대중의 의식과는 완전히 다른 역학 관계를 보여주었다. --- p.349 「7장 딤비DIMBY: 골칫거리 반기기」 |
|
“2001년 9월 11일 화요일 오전 8시 48분
전 세계를 경악케 한 비극의 시작 역사상 유례없는 혼란을 겪은 미국 사회에 숨어 있던 엘리트들의 탐욕과 구별짓기는 어떻게 뉴욕을 분열시켰는가” ▲ 도시 연구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진 사회학자 그레고리 스미스사이먼의 국내 첫 출간작 ▲ 9·11테러 이후 도시재개발을 둘러싸고 벌어진 주민들의 각축전과 회복에 대한 보고서 ▲ 뉴욕의 대표적인 엘리트 지역 배터리파크시티, 9·11을 향한 애도의 물결을 거스르는 ‘자신만의 거주지 지키기 전략’은 어떻게 이 지역을 둘러싸고 있는가 ▲ 3년의 현장 조사, 배터리파크시티 현지 주민과의 심층인터뷰, 뉴욕 상류층 지역의 역사를 보여주는 설계도 분석 ▲ 2001년 9월 11일 다급했던 그 당시 현장을 생생하게 기술한 보도 내용 부록으로 수록 9·11 이후 뉴욕 배터리파크시티 주민은 공간을 통해 어떻게 구별짓기를 실현했는가 9·11 이후 10년째인 어느 날, 용산 국제업무지구에 건설중이던 주상복합아파트 ‘더 클라우드’의 디자인이 테러 당시 붕괴되었던 세계무역센터의 그것과 흡사해 논란을 일으켰다. 설계자는 9·11 이후 재개발 과정에 참여했던 다니엘 리베스킨트. 『9·12』가 주목하는 엘리트 도시설계자의 전형을 보여준 이 인물은 과거 세계무역센터 설계에 참여한 건축가 미노루 야마사키와 함께 엘리트의 구미에 맞는 공간을 짓는 데 일조했다. 『9·12』의 저자 그레고리 스미스사이먼은 리베스킨트의 프레젠테이션을 분석하면서, 자신이 애초에 고수했던 핵심 요소가 변경되더라도 의뢰인(각 분야 엘리트)이 요구하는 대로 그가 공간을 설계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의문을 품는다. 『9·12』는 9·11 테러의 주범으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이나 알카에다에 대한 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책이 아니다. 미국 도시 연구계에서 떠오르고 있는 사회학자 그레고리 스미스사이먼은 뉴욕을 오랫동안 연구한 자신의 장기를 살려,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사건을 겪은 한 지역민의 일상을 추적한다. 저자는 9·11을 가장 가까이에서 겪었던 지역 배터리파크시티에 직접 들어가 주민들의 놀이터, 산책로, 야외식당, 쇼핑몰, 아파트 속에서 어떤 특이한 욕망을 발견한다. 이는 즉 ‘우리’는 ‘그들’과 구별되고 싶다는 거리감의 확장. 9·11이라는 엄청난 재난도 뉴욕의 엘리트인 배터리파크시티 주민이 평소 지향해왔던 ‘구별짓기’의 욕망 앞에서는 자신들의 거주 환경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간주될 뿐이었다. - 엘리트의 전략 1: 딤비DIMBY, 내 뒷마당에 골칫거리를 두다 이러한 엘리트의 욕망은 우선 저자가 ‘Definitley in My Backyard’ 즉, 딤비라고 부르는 현상을 통해 두드러진다. 이러한 ‘딤비 현상’은 버스차고지 건립을 둘러싼 9·11 희생자 가족과의 노골적인 갈등에서 나타났다(7장 『딤비DIMBY: 골칫거리 반기기』참고). 배터리파크시티 주민은 9·11을 기념하는 메모리얼이 자기 지역에 세워지는 것이 못마땅했다. 무엇보다 이 메모리얼을 찾는 방문객이 만들어내는 혼잡함이 싫었던 것이다. 고로 주민들은 추모객을 싣고 다니는 버스를 주차해둘 버스차고지를 메모리얼 바로 아래에 건설되도록 목소리를 높이면서, 자신들의 거주지 쪽은 최대한 외부인의 왕래가 없게 해달라고 주장한다. “배터리파크시티 주민이 님비를 딤비로 바꾼 것은 계층 차이를 시사한다. 님비가 불러일으키는 이미지는 환경 위험 때문에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중산층 활동가에 해당하는 것이다. (…) 하지만 주민들을 동원하는 추진력은 건강을 지키려는 욕망이 아니라 위상을 지키는 욕망이었다. 물론 님비 운동도 지위를 지키는 것과 관련될 수 있으나, 인근 환경 유해를 무시하고 대신 지위 유지에 집중하는 일은 위험을 회피하는 중산층 주택 소유자와 부모들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으며, 자신감 심지어 자만심의 정도가 높은 배터리파크시티 상위계층에서 더 두드러짐을 시사한다. (…) 배터리파크시티 주민은 배타성을 유지하기 위해 혐오 시설을 전략적으로 유치하려 노력했다.”(357쪽) - 엘리트의 전략 2: 코즈모폴리턴의 관용을 갖추되 배타성을 잊지 않기 9·11 이후 지역 재건을 둘러싸고 외부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해온 기존 단체들이 있었다. 그러나 배터리파크시티 주민은 이러한 기존 단체에 가입하는 것보다는 그들 스스로 조직을 만들 준비가 되어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저자는 이러한 경향을 지역 주민의 보수적 성향, 지역 내 물질적 이익을 유리하게 끌어오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보았다(6장 『계층, 엘리트, 지역공동체』 참고). 특히 배터리파크시티 주민의 경우 ‘코즈모폴리턴적’ 성향의 사람들이 새로운 지역 단체 설립에 애를 쓰는 가운데, 경제 문제와 인종 문제에 있어 특유의 관용과 다문화적 요소를 심정적으로는 지지하나 자신의 재정적 이익이 눈앞에 닥쳤을 경우 이러한 지지와는 모순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밝혀낸다(저자는 현장 연구 결과, 금융보다는 방송 제작, 저널리즘, 교육 쪽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런 경향이 짙었다고 언급한다). 이는 과거 1960년대부터 시작된 배터리파크시티 건설 당시의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즉 “배터리파크시티를 건설한 엘리트들은 통합, 빈곤층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 공공재원에의 기여 등 당대 담론의 규범과 일치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론상으로 지지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것이 자신에게 적합한 공간 이미지에 위배될 때에는, 배터리파크시티 설계에서 실제 그랬듯이 실질적인 지원은 철회되었다.”(138~139쪽) - 엘리트의 전략 3: ‘애도’보다는 일상을 우선시한 메모리얼 건립을 추진하다 9·11 이후 배터리파크시티 주민은 자신들의 공간이 9·11을 추모하는 방문객들로 북적거림을 경험한다. 이로 인한 불쾌감이 극에 달한 가운데 세계무역센터에 희생자를 기리는 메모리얼을 짓자는 움직임이 외부에서 일어난다. 주민들은 수많은 관련 공청회와 논평을 통해 메모리얼을 짓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몇 가지 조건을 지켜줄 것을 요구한다(5장 「하루하루가 9·11」 참고). 이러한 조건은 메모리얼의 규모와 가시성은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전제 아래 만들어진 것이었다. 조건을 요약해보면, 계획안에 배터리파크시티 주민이 평상시처럼 지하철로 편하게 걸어줄 길을 포함하고 있는가, 다른 지역으로 볼일을 보러 가는 주민들의 행동을 방해하지 않는가, 또 9·11을 상기시키는 메모리얼(추모비)의 규모를 통해 시각적인 불편함은 없게 만들어지는가 등이 포함되었다. 저자가 만난 한 주민은 지역을 관할하는 배터리파크시티개발공사가 강한 통제력으로 개인이나 단체에 보도를 따라 놓아둔 “거리 추모비”를 없앨 수 있는 권한을 주어 고맙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주민들에게 9·11을 기리는 메모리얼은 지나친 감정의 지불을 요구하는 구조물뿐이었다. 주민들은 자신의 심리적 불편함을 타인의 불편함보다 먼저 고려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원하는 거라곤 평범한 삶을 사는 건데 매일같이 그런 물건들을 지나는 일이 괴로워요.’ (…)”(244쪽) 9·11, ‘요새’에 살고 있는 한 지역민들의 배타성을 드러내다 『9·12』는 9·11 이후 배터리파크시티 주민의 특징으로 요약되는 ‘공간적 배타성’이 1960년대 초 배터리파크시티 설계를 제안한 데이비드 록펠러 당시 체이스맨해튼 부회장의 움직임에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저자는 9·11 이전 노동계층 항구도시였던 뉴욕의 한 지역인 로어맨해튼이 새롭게 구성되는 가운데, 금융지구를 활성화시킬 동력의 일부로 ‘배터리파크시티 개발 프로젝트’가 고안되었다고 주장한다(배터리파크시티는 로어맨해튼 지역의 일부다). 그 당시만 해도 저소득층을 위한 재정 지원과 임대 주택 마련을 염두에 둔 본 프로젝트는 점점 저소득층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이는 공간의 설계상 지역 거주민이 아니면 외부인을 쉽게 들어올 수 없는 복잡한 형태의 입구, 감시초소 설치 등의 장애물을 두는 것으로 강화된다. 저자는 이러한 특성을 ‘요새’라고 부르며, 배터리파크시티는 글로벌 자본주의 시대에 대표적인 ‘요새’로 지목된다. 이러한 요새를 사는 주민들에게 자신의 거주지에 포함된 공공공간은 전통적으로 고수해온 배타성을 그대로 투영할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된다. 저자는 배타성의 옹호자인 배터리파크시티 주민이 9·11 전후, 공공공간의 사유화라는 외부의 목소리에 대항해나가면서도, 주민들이 그러한 부정적 이미지를 깨고자 되도록 공적 기능을 적게 수용하는 어떤 선택된 공간을 만들어나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것을 예리하게 짚어낸다. 9·11 이후 애도와 지역 회복을 위한 개발 과정이 지속되었던 가운데, 배터리파크시티 주민은 그들의 욕망을 지켜내기 위한 공간 정체성 유지 전략을 펼쳐나갔다. 이는 여전히 논쟁의 불씨로 남아 있는 상태다. “가장 충격적인 사건의 당사자였던 어느 지역민들의 반응을 성공적으로 파헤친 미시적 연구” -『라이브러리 저널』 “스미스사이먼은 이 책을 통해 도시공간의 매우 특수한 지점을 다루는 연구가 지향하는 중요한 목표를 성취했으며, 지역의 일상을 연구하는 새로운 학자 세대의 출현을 알렸다” - 『컨템퍼러리 소시올로지』 “스미스사이먼은 기존 도시사회학자처럼 빈곤층과 노동계층의 도시적 경험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그간 간과되어온 ‘엘리트 지역’을 집중 조명한다.『9·12』는 경제적 스펙트럼의 반대편을 고려하지 않은 채, 경제자원과 공간이 거의 없는 이들을 주목했던 관습적인 연구만을 접한 우리가 충분히 이해한다고 여긴 도시 불평등과 정치라는 개념에 대해 중대한 도전장을 던진다” -『아메리칸 저널 오브 소시올로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