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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글 | 왜 이 책을 내고 싶은 거야? 005
프롤로그 | 사람마다 다 사정이 달라서 그래 011 1부 우리 엄마, 그런 분 아니세요 갱년기 vs 사춘기 엄마 vs 딸 021 어쩌다 아침 드라마. 자, 이제 게임을 시작하지 : 탄생의 비밀 027 자가격리, 아이들과 떨어지고 싶은 날엔 034 이거 엄마 냄새 나 041 사람이 싫어질 때 047 아직 뭘 하고 싶은지 모르는 중딩에게 056 자네, 작가 한번 해볼 텐가 : 새끼 작가 발굴 프로젝트 063 그대는 내가 아니다 : 유전자는 다르게 적힌다 071 엄마가 최대한 늙어 보일 만한 사실들 : 엄마의 청춘 077 2부 엄마는 나와의 약속을 늘 지키지 않아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091 떡볶이집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099 첫 키스 언제 해봤어? 105 기말고사란 것을 처음 치는 중2의 절규 116 레이저로 없애야 된다니까! 125 탄수화물은 절대 안 돼?! 133 네 술은 내가 가르치고 만다 142 타인에게 효과적으로 화내는 방법 149 타인에게 효과적으로 할 말 하는 방법 154 당근이세요? : 그냥, 재밌잖아! 160 츤데레 누나가 걱정하는 바 167 3부 엄마, 그 점에 대해서는 내가 미안하게 생각해 딸 x 여성주의 x 사랑의 형태 177 팬데믹 시대에 꽃 피는 우정 : 세상 사람 모두 걸려야 끝나는 걸까 184 부자란 무엇인가 190 자식 독립 만세 201 ‘진로’는 소주 회사 이름만이 아니다 207 공포 특집 : 친구라면 끊으면 되지만…… 214 인생에도 예상 문제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222 크리스마스의 악몽? 231 에필로그 2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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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책의 편집자입니다.
2022-05-04
안녕하세요. 이 책은 참으로 여러 우여곡절을 거쳐 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어요. A라는 출판사와 진행이 되던 이 원고는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하루아침에 소속사를 잃고 방황을 하게 됩니다. 방황을 하다가 어찌 저찌 하다가 제 손에 들어오게 되었네요.
결혼을 다섯 번이나 한 황서미 작가에게는 이제 고1이 된 곰돌이라는 딸이 있습니다. 엄마와 비밀 하나 없는 이 사춘기 소녀는 지금 씩씩하게 홀로 독립하여 원룸에서 살고 있습니다. 고1, 불만도 많고 불안하기도 한 사춘기 소녀가 어찌하여 갑자기 독립 생활을 하게 된 걸까요? 똘똘하고 단단한 소녀 곰돌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지금 당장 클릭, 장바구니로 ... ^^
제가 이 책을 편집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문장은 바로 이 문장이에요. 사실 이 문장이 저를 아주 오랫동안 흔들었답니다.
"나는 곰돌이 걸어가는 길에 가로등이 되어주고 싶다. 길을 걸을 때 넘어지지 않게 잘 비춰주고 싶다. 이 길은 네가 가야 할 길이 아닌 것 같다며, 순전히 나만의 판단으로 가로등을 탁 꺼버리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혹은 절대적인 태양으로 군림하여 저 하늘 높은 곳에서 이글이글 타오르며 애가 더워서 죽든 말든 엄마 욕심 다 해 먹는 짓도 안 하련다."
딸을 키우는 엄마인 제게, 일하는 엄마인 제게,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는 엄마인 제게... 이 말은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답니다.
비록 평범하지 않은 가족을 선사한 엄마 황서미이지만, 영원한 반려인으로 또 보호자로, 또 친구로 살아가는 엄마 황서미와 사춘기 딸의 이야기를 여러분에게 권해드리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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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내가 쓴 소설, 나름 자전소설이라고 썼는데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쓰레기 같은 소설까지 다 읽은 모양이었다. 그 속이 어땠을까. 곰돌은 며칠이 지난 뒤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엄마의 전남편이 세 명인 줄 알았는데, 다섯 명이었어? 그리고 나한테 오빠가 있는 것 맞아? 이게 제일 충격이야. 혹시 동생이 아빠랑 살면서 맞고 자라는 건 아닌지 궁금해. 아, 맞아. 그 운동하던 아저씨, 우리랑 잠깐 살았던 그 아저씨, 고독사 하신 게 맞아?” 이 충격적인 질문들을 며칠 동안 내색도 안 하고 마음에 품고 있었을 곰돌을 보고 나도 놀랐다. 곰돌이 빠짐없이 또박또박 묻는데 좀체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표정이라도 여유 있어 보이려고 재주를 부렸지만, 완전 빵점이었다. “사실 너한테 오빠가 한 명 있고…….” 곰돌이가 이 얘기를 듣자 하하하하하하하하! 웃는다. 이 무슨 아침 드라마 대사란 말인가! --- 「어쩌다 아침 드라마. 자, 이제 게임을 시작하지 : 탄생의 비밀」 중에서 그러나 내 마음속 어린아이를 들여다보면 이를 악물고 있는 욕심 많은 여자애가 아직도 엄마한테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다고 조르다가 결국은 내쳐져 엉엉 울며 서 있다. 그런데 곰돌은 다르다. 무엇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 크지 않다. 녀석의 속을 잘 모르겠지만 내 눈에는 하루하루 느긋하게 지내는 것 같다. 그러다 이제 차차 뭘 하고 싶은지 가닥을 잡는 길목으로 접어든 것 같다. 나는 곰돌이 걸어가는 길에 가로등이 되어주고 싶다. 길을 걸을 때 넘어지지 않게 잘 비춰주고 싶다. 이 길은 네가 가야 할 길이 아닌 것 같다며, 순전히 나만의 판단으로 가로등을 탁 꺼버리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혹은 절대적인 태양으로 군림하여 저 하늘 높은 곳에서 이글이글 타오르며 애가 더워서 죽든 말든 엄마 욕심 다 해 먹는 짓도 안 하련다. 아이가 내딛는 발걸음만 옆에서 지켜보며 힘을 다해서 응원의 박수를 쳐주려고 한다. 가끔 호루라기 불면서 엄마 여기 있으니까 좀더 힘내라고, 삐익! 알려줄 뿐이다. --- 「그대는 내가 아니다 : 유전자는 다르게 적힌다」 중에서 중학생에게 30만 원짜리 옷을 사주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패딩이 왜 몇 벌이나 필요해? 색깔 별로 다 가지고 있어야 하나? 나도 화가 나서 질렀다. “옷 철철이 사주고 밤에 학원 뺑이 돌리겠지! 그게 제대로 키우는 거냐? 그걸 보고 맘충이라고 하는 거야!” 뜨끔, ‘맘충’이라니? 깊은 혐오, 폭력성을 내재한 중랑구 묵동의 한 갱년기 여인이 드디어 본색을 드러낸다. 이때 딸이 제대로 훅 치고 들어온다. “아아, 나 지금 엄마한테 정떨어지려고 그래. 엄마가 능력이 없어서 나한테 못 사주는 거잖아. 엄마가 돈 없고 능력 없어서 옷 마음대로 못 사는 거잖아. 엄마가 본 적도 없고, 얘기도 한 번 안 해본 친구네 엄마들을 갑자기 왜 맘충 취급해? 집도 절도 없어서 딸 다른 집에 떼어놓고 키우는 엄마가 더 벌레 같아.” …… 딸이 하는 말마다 족족 다 맞아서 반박을 할 수 없었다. 곰돌이 공부방은 우리 집에 없다. 잠은 대부분 바로 옆 아파트인 외할머니 댁에서 잔다. 내가 사는 집엔 방이 두 개 있지만 한 개는 침대 방, 다른 방은 곰돌의 동생 만두가 자는 방이다. ---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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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에서 우리 엄마가 왔다
어느 날, 눈을 떠보니 태어나버렸다. 어쩌다 태어났는데 엄마가 황서미란다. 황서미? 그녀는 누구일까. 어쩌다 보니 엄마가 되었다. 게다가 이제는 딸이 그 이름도 무서운 사춘기에 접어들었다. 엄마와 딸, 심지어 두 사람이 한집에 살지 않는다. 어쩐 일인지 두 사람은 각자의 집에서 각자 살고 있다. 아무리 봐도 평범한 엄마와 딸은 아니다. 한집에 살지는 않지만 사춘기 곰돌은 엄마에게 비밀이 없다. 심지어 유튜브 계정도 같이 사용한다. 시시콜콜 오늘 있었던 일을 전부 이야기하는 사춘기 곰돌. 하지만 이상한 나라에서 온 엉뚱한 엄마는 어쩐 일이지 비밀이, 과거가 너무 많다. 아침드라마 열 편 정도의 과거를 가진 엄마 황서미, 무사히 사춘기 곰돌의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고 평화로운 나날을 보낼 수 있을까? 2020년대를 살아가는 딸의 사춘기, 1980년대를 지나온 엄마의 사춘기가 교차된다, 한 편의 인생 드라마가 펼쳐진다 초고속 인터넷을 공기처럼 마시며 사는 대한민국에서 곰돌은 사춘기를 보내는 중이다. 공부도 해야 하고, 다이어트도 해야 하고, SNS도 해야 하고, 코로나19 때문에 학교는 가는 둥 마는 둥, 살다 살다 상상도 못해본 특별한 몇 년을 사춘기와 함께 보내게 되었다. 마스크를 쓰고 2년이나 중학교를 다녔고 고등학교 입시 면접도 온라인에서 줌으로 하는 경험도 했다. 참으로 급격하게 변하는 2020년대를 보내는 중인 사춘기 곰돌의 일상은, 불만이 가득해 보이기도 하지만 참 씩씩하고 당당하다. 서울에서 제일 알아주는 학원가 근처에 살면서도 학원 컨베이어 벨트 속으로 깔려 들어가지 않고 곰돌은 자신만의 인생행로를 찾아가는 중이다. 그런데 곰돌의 엄마, 황서미의 과거가 흡사 아침드라마 수준이다. 약간 이상한 나라에서 온 곰돌의 엄마는 어떤 인생을 살아온 걸까? 엄마가 이혼을 해버리는 친아빠의 존재는 알 수 없게 되어버렸고 더구나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발달 장애 동생까지 생겨버린 상황, 도저히 아저씨 그리고 갑자기 생긴 동생 만두와 함께 살 수 없어 옆 아파트-외할머니 댁에 피신 중인 곰돌, 그러다가 중3이 되어 이제는 독립하여 자취까지 하게 되었다. 하지만 누구의 눈치도 안 보고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신만의 라이프를 즐길 수 있어 조금 행복해진 사춘기 소녀, 곰돌의 다사다난한 사춘기 하루하루가 눈물겹도록 재미난 이유, 그리고 도도한 이 소녀를 자꾸만 응원하고 싶어지는 이유는 뭘까? 어쩐 일인지 그녀에게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2022년을 사는 도도한 사춘기 소녀의 이야기도 판타스틱하고 재미있지만, 엄마 황서미가 살아온 1980년대의 사춘기 이야기도 여기에 함께 보태지며 교차된다. 1980년대를 지나온 엄마는 다이어트를 하는 딸을 바라보며 탈모까지 겪으며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했던 자신의 학창시절을 생각하기도 하고, 학교에서 선생님과 싸우고 속상해하는 딸을 보며 자신이 겪었던 무수한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돌아보기도 한다. 아직은 미래에 무엇이 되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곰돌, 그러나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힘들었던 엄마의 사춘기도 묘하게 비교가 된다. 아직 남자친구가 없다는 곰돌의 모태솔로 고백에 엄마는 박수를 보내고, 그와 반대로 무수하게 사랑하고 헤어지고를 반복했던 엄마는 자신의 복잡한 연애를 떠올리기도 한다. 수학여행에 가서 술을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곰돌의 이야기에, 옛날 옛적에 수학여행에 가서 술 싸가지고 온 친구들이 담임 선생님에게 줄줄이 뺨을 맞던 기억도 포개진다. 더불어 지금의 새로운 문화들-당근 마켓에서 활약하는 곰돌의 이야기,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친구도 제대로 사귀지 못하고 잠옷 입고 ‘온클’로 수업하는 요즘 중딩의 이야기도 엿볼 수 있다. 엄마보다 똘똘한 사춘기 곰돌, 그리고 영원히 철들지 않을 엄마 황서미의 이상하고 재미있는 날들을 위하여! 이 책은 사실, 나날이 몸도 마음도 커져가는 사춘기 딸에 대한 소중한 기록이자, 엄마로서 미안한 마음을 담아 이런저런 자신만의 사정을 변명처럼 해보며 시작한 글이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딸에게 조금은 특별한 삶을 선사하게 된, 엄마의 짠한 마음을 담은 일종의 변명기라고 하면 어떨까. 이것저것 불만은 많지만 곰돌은 아직 엄마 황서미가 제일 좋다고 한다. 가끔은 세탁을 잘못해서 옷을 잔뜩 줄여놓기도 하는 엄마지만, 가족 중에 제일 말이 통하는 사람이 바로 엄마이기 때문이다. 엄마 황서미는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으며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곰돌에게만은 든든한 비빌 언덕이 되어주겠다고 다짐한다. 앞으로 겪게 될 무수한 인간관계와 앞으로 겪게 될 인생살이가 분명히 만만하지도 않고 예상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겠지만 언제든지 곰돌이 찾아와서 종알종알 이야기할 수 있는 엄마, 경제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기댈 수 있는 엄마가 되는 게 자신의 목표라고 선언한다. 딸에게 남들처럼 평범한 가족을 만들어주지 못해 미안해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끈끈하고 친밀한 엄마인 황서미, 아이의 기를 꺾어서 엄마에게 그저 순응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마라톤을 함께하는 페이스메이커처럼 옆에서 호루라기를 불며 지치지 말라고 응원하는 엄마가 되겠다고 그녀는 다짐한다. 학교 끝나고 학원 뺑뺑이 돌리는 거 말고, 같이 쇼핑도 하고 핫한 카페에서 데이트도 하면서 알콩달콩 추억을 곰돌과 만드는 중인 엄마 황서미. 이 책은 유쾌하고도 확실한 철학을 가진 그녀의 멋진 엄마 되기 분투기, 그런 엄마와 매일 우당탕탕 귀여운 신경전을 벌이는 사춘기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소중하고도 소소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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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태어났는데 엄마가 황서미』는 친구처럼 가까우면서도 서로를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황서미와 그의 딸 곰돌이 보여주는 좌충우돌 일상 일기다. 매사 유쾌하지만 어쩐지 말 못 할 비밀을 품은 아날로그 어머니와 만사에 심드렁해 보이지만 청소년들의 새로운 세계에서는 날아다니는 딸의 이야기는 웃음을 자아내지만 순탄치만은 않다. 서로 웃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비밀을 털어놓기도 하고, 사과하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좌충우돌을 통해 모녀는 더 가까워지고 서로를 조금이라도 더 이해해가며 자신의 삶을 만들어 나간다.
‘어쩌다’ 만나게 된 모든 부모와 자녀들이 이 책을 읽으며 서로를 알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그래도 ‘황서미와 곰돌’만큼 깊고 스펙터클한 관계는 흔하지 않을 것 같지만 말이다. - 임명묵 (『K를 생각한다』의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