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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주받은 도시

 제1부_ 청소부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2부_ 수사관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3부_ 편집자
  제1장
  제2장
  제3장

 제4부_ 고문관
  제1장
  제2장
  제3장

 제5부_ 연속성의 단절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6부_ 결말


보리스 스트루가츠키 후기
드미트리 글루홉스키 해제
옮긴이의 말
스트루가츠키 형제 작품 목록

저자 소개 4

스트루가츠키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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Братья Стругацкие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1925.08.28. 바투미 ~ 1991.10.12. 모스크바) 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1933.04.15. 레닌그라드 ~ 2012.11.19. 상트페테르부르크) “사고하는 것은 여흥이 아니라 의무다!” 20세기 러시아 SF의 개척과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형제 작가. 러시아 문학의 비판적인 경향과 풍자문학의 전통을 SF에 결합시킨 독특한 반反소비에트적 디스토피아 작품을 남겼다. 그들의 작품 세계는 ‘정신의 모험’을 다루면서 실존의 본질에 천착한 실험적 공간이었다. 형제는 어린 시절 책만큼은 풍족하게 누리며 자랐다. 서재에는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1925.08.28. 바투미 ~ 1991.10.12. 모스크바)
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1933.04.15. 레닌그라드 ~ 2012.11.19. 상트페테르부르크)

“사고하는 것은 여흥이 아니라 의무다!”
20세기 러시아 SF의 개척과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형제 작가. 러시아 문학의 비판적인 경향과 풍자문학의 전통을 SF에 결합시킨 독특한 반反소비에트적 디스토피아 작품을 남겼다. 그들의 작품 세계는 ‘정신의 모험’을 다루면서 실존의 본질에 천착한 실험적 공간이었다.
형제는 어린 시절 책만큼은 풍족하게 누리며 자랐다. 서재에는 허버트 조지 웰스, 미하일 예브그라포비치 살티코프셰드린,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잭 런던 등이 꽂혀 있었다. 그들은 같은 책장을 공유했지만, 취향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형제 모두 소설을 쓸 생각이 있었으나, 의기투합해서 소설을 쓰기까지는 다른 길을 걸었다. 형 아르카디는 군사언어학교 일본어학부에서 수학했고 훗날 나쓰메 소세키와 아베 고보 등을 번역하며 일본어를 가르쳤다. 동생 보리스는 레닌그라드 대학교에서 천문학을 전공한 후 풀코보 천체관측소에서 근무한다.
형제는 1950년대부터 소설적 발상을 주고받기 시작했고, 힘을 합쳐 쓴 첫 작품은 『외부로부터』로 1958년 잡지 [기술-청년들]에 발표되었다. 이듬해인 1959년에는 첫 단행본 『선홍빛 구름의 나라』가 출간되었고, 이후 『신이 되기는 어렵다』(1964)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1964) 등 대표작들을 내놓으며 전성기를 맞았다.
젊은 시절 형제는 소련의 이념에 긍정적인 공산주의자들이었다. 그러나 차츰 혁명과 소련 체제에 의구심을 가졌고, 1968년 ‘프라하의 봄’을 목도하면서 소련 이념에 대한 환상을 잃는다. 그즈음의 작품은 검열과 비평가들의 혹평에 시달렸다. 이 같은 상황에 굴복해 글쓰기를 중단하는 것을 패배라 여긴 그들은 의도적으로 중립적이며 비정치적인 작품을 계속해서 써 나갔지만, 그조차 검열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초기 작품에서는 기술과 문명의 진보가 초래한 도덕성 및 인간성 상실, 역사 앞에서의 개인의 책임이라는 철학적 문제를 탐구했고 후기로 갈수록 소비에트 관료제도 고발, 전체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과 풍자에 더불어 통제와 감시로 고통받는 인간의 위기의식을 다양하게 제기했다.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작품은 발표될 때마다 큰 반향을 일으켰다. 『노변의 피크닉』(1972)은 안드레이 타르콥스키에 의해 영화 [잠입자](1979)로 만들어졌다. 알렉산드르 소쿠로프는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 년』(1976)을 토대로 영화 [일식의 날](1988)을 촬영했다. 그 외에도 여러 작품이 영화화되었다. 형제의 작품은 33개국 42개 언어로 번역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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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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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kady Strugatsky

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와 함께 20세기 러시아 SF의 개척과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형제 작가. 러시아 문학의 비판적인 경향과 풍자문학의 전통을 SF에 결합시킨 독특한 반反소비에트적 디스토피아 작품을 남겼다. 그들의 작품 세계는 ‘정신의 모험’을 다루면서 실존의 본질에 천착한 실험적 공간이었다. 형제는 어린 시절 책만큼은 풍족하게 누리며 자랐다. 서재에는 허버트 조지 웰스, 미하일 예브그라포비치 살티코프셰드린,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잭 런던 등이 꽂혀 있었다. 그들은 같은 책장을 공유했지만, 취향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형제
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와 함께 20세기 러시아 SF의 개척과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형제 작가. 러시아 문학의 비판적인 경향과 풍자문학의 전통을 SF에 결합시킨 독특한 반反소비에트적 디스토피아 작품을 남겼다. 그들의 작품 세계는 ‘정신의 모험’을 다루면서 실존의 본질에 천착한 실험적 공간이었다.

형제는 어린 시절 책만큼은 풍족하게 누리며 자랐다. 서재에는 허버트 조지 웰스, 미하일 예브그라포비치 살티코프셰드린,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잭 런던 등이 꽂혀 있었다. 그들은 같은 책장을 공유했지만, 취향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형제 모두 소설을 쓸 생각이 있었으나, 의기투합해서 소설을 쓰기까지는 다른 길을 걸었다. 형 아르카디는 군사언어학교 일본어학부에서 수학했고 훗날 나쓰메 소세키와 아베 고보 등을 번역하며 일본어를 가르쳤다. 동생 보리스는 레닌그라드 대학교에서 천문학을 전공한 후 풀코보 천체관측소에서 근무한다.

형제는 1950년대부터 소설적 발상을 주고받기 시작했고, 힘을 합쳐 쓴 첫 작품은 『외부로부터』로 1958년 잡지 [기술-청년들]에 발표되었다. 이듬해인 1959년에는 첫 단행본 『선홍빛 구름의 나라』가 출간되었고, 이후 『신이 되기는 어렵다』(1964)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1964) 등 대표작들을 내놓으며 전성기를 맞았다.

젊은 시절 형제는 소련의 이념에 긍정적인 공산주의자들이었다. 그러나 차츰 혁명과 소련 체제에 의구심을 가졌고, 1968년 ‘프라하의 봄’을 목도하면서 소련 이념에 대한 환상을 잃는다. 그즈음의 작품은 검열과 비평가들의 혹평에 시달렸다. 이 같은 상황에 굴복해 글쓰기를 중단하는 것을 패배라 여긴 그들은 의도적으로 중립적이며 비정치적인 작품을 계속해서 써 나갔지만, 그조차 검열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초기 작품에서는 기술과 문명의 진보가 초래한 도덕성 및 인간성 상실, 역사 앞에서의 개인의 책임이라는 철학적 문제를 탐구했고 후기로 갈수록 소비에트 관료제도 고발, 전체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과 풍자에 더불어 통제와 감시로 고통받는 인간의 위기의식을 다양하게 제기했다.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작품은 발표될 때마다 큰 반향을 일으켰다. 『노변의 피크닉』(1972)은 안드레이 타르콥스키에 의해 영화 『잠입자』(1979)로 만들어졌다. 알렉산드르 소쿠로프는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 년』(1976)을 토대로 영화 『일식의 날』(1988)을 촬영했다. 그리고리 크로마노프가 작업한 소비에트 에스토니아의 영화 『죽은 등산가의 호텔』(1979)은 1980년 트리에스테 국제SF영화제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도 여러 작품이 영화화되었다. 형제의 작품은 33개국 42개 언어로 번역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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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is Strugat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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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와 함께 20세기 러시아 SF의 개척과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형제 작가. 러시아 문학의 비판적인 경향과 풍자문학의 전통을 SF에 결합시킨 독특한 반反소비에트적 디스토피아 작품을 남겼다. 그들의 작품 세계는 ‘정신의 모험’을 다루면서 실존의 본질에 천착한 실험적 공간이었다.

형제는 어린 시절 책만큼은 풍족하게 누리며 자랐다. 서재에는 허버트 조지 웰스, 미하일 예브그라포비치 살티코프셰드린,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잭 런던 등이 꽂혀 있었다. 그들은 같은 책장을 공유했지만, 취향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형제 모두 소설을 쓸 생각이 있었으나, 의기투합해서 소설을 쓰기까지는 다른 길을 걸었다. 형 아르카디는 군사언어학교 일본어학부에서 수학했고 훗날 나쓰메 소세키와 아베 고보 등을 번역하며 일본어를 가르쳤다. 동생 보리스는 레닌그라드 대학교에서 천문학을 전공한 후 풀코보 천체관측소에서 근무한다.

형제는 1950년대부터 소설적 발상을 주고받기 시작했고, 힘을 합쳐 쓴 첫 작품은 『외부로부터』로 1958년 잡지 [기술-청년들]에 발표되었다. 이듬해인 1959년에는 첫 단행본 『선홍빛 구름의 나라』가 출간되었고, 이후 『신이 되기는 어렵다』(1964)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1964) 등 대표작들을 내놓으며 전성기를 맞았다.

젊은 시절 형제는 소련의 이념에 긍정적인 공산주의자들이었다. 그러나 차츰 혁명과 소련 체제에 의구심을 가졌고, 1968년 ‘프라하의 봄’을 목도하면서 소련 이념에 대한 환상을 잃는다. 그즈음의 작품은 검열과 비평가들의 혹평에 시달렸다. 이 같은 상황에 굴복해 글쓰기를 중단하는 것을 패배라 여긴 그들은 의도적으로 중립적이며 비정치적인 작품을 계속해서 써 나갔지만, 그조차 검열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초기 작품에서는 기술과 문명의 진보가 초래한 도덕성 및 인간성 상실, 역사 앞에서의 개인의 책임이라는 철학적 문제를 탐구했고 후기로 갈수록 소비에트 관료제도 고발, 전체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과 풍자에 더불어 통제와 감시로 고통받는 인간의 위기의식을 다양하게 제기했다.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작품은 발표될 때마다 큰 반향을 일으켰다. 『노변의 피크닉』(1972)은 안드레이 타르콥스키에 의해 영화 『잠입자』(1979)로 만들어졌다. 알렉산드르 소쿠로프는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 년』(1976)을 토대로 영화 『일식의 날』(1988)을 촬영했다. 그리고리 크로마노프가 작업한 소비에트 에스토니아의 영화 『죽은 등산가의 호텔』(1979)은 1980년 트리에스테 국제SF영화제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도 여러 작품이 영화화되었다. 형제의 작품은 33개국 42개 언어로 번역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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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노어노문학과에서 수학 후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노과와 연세대학교 대학원 비교문학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노변의 피크닉』 『신이 되기는 어렵다』와 예브게니 그리시코베츠의 『셔츠』(공역)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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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17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812쪽 | 810g | 126*195*42mm
ISBN13
9791167900241

책 속으로

“잠시만요. 당신은 내가 말 그대로 대답해 줄 수 없는 질문을 또 던지고 있어요. 이해하셔야 합니다. 나는 대답할 수 없어요……! 건축물의 부식, 기억합니까? 물이 담즙으로 변해 버린 사건은 기억하시는지요…… 어쨌든 그건 당신이 오기 전 일이고…… 이제는 보다시피, 원숭이들입니다…… 당신은 언제나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내게 파묻곤 했죠. 다양한 국적의 사람이 모두 같은 언어로 말하는데 다들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그리고 당신이 겐시에게, 당신은 러시아어로 말하고 있으며 겐시 자신은 일본어로 말하고 있다는 걸 증명해 냈을 때, 당신 스스로 얼마나 놀랐는지, 얼마나 혼란에 빠졌는지, 아니 심지어는 겁먹었는지 기억합니까? 하지만 지금은 보다시피 익숙해졌고 그때 가졌던 의문은 이제 머릿속에 떠오르지도 않지요. 실험 조건 중 하나였던 겁니다. 실험은 실험일진대 여기서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그가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 가 보세요. 가요, 안드레이. 당신이 있어야 할 곳은 저쪽입니다. 무엇보다도 행동을 해야 합니다. 모두 자기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합니다!”
--- p.56~57 「제1부 ‘청소부’ · 제2장」 중에서

“맞아!” 이쟈가 인정했다. “목줄을 채우는 건 물론 해결책이 아니지. 가장 먼저 쥐어짜 낸 실무적인 해결책은 이거야. 원숭이의 존재를 숨기는 것. 원숭이들이 전혀 없는 듯 행동하기.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방법 또한 불가능해. 원숭이들은 너무 많고 세상이 뒤바뀌기 전까지 우리의 정치체제는 아직 민주주의거든. 그러던 중 단순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 방안이 하나 떠오른 거야. 원숭이들의 존재를 체계화하기. 혼돈과 말썽을 법의 틀에 욱여넣는, 그런 방식으로 원숭이들을 우리 선한 시장 특유의 견고한 질서의 일부로 만드는 거야! 동냥질을 하고 말썽을 피우는 무리와 패거리 대신에 사랑스러운 애완동물을 제시하면서. 우리는 모두 동물을 사랑하잖아! 빅토리아 여왕도 동물을 사랑했고 다윈도 동물을 사랑했어. 심지어 베리야도 어떤 동물은 사랑했다고 하고 히틀러는 말할 것도 없고……”
--- p.112~113 「제1부 ‘청소부’ · 제3장」 중에서

“여기서 ‘악에 맞선다’는 얘기가 왜 나옵니까?” 안드레이가 약간 흥분하며 말했다. “악은, 그건, 일종의 의도가 있는……”
“당신은 마니교도구먼!” 노인의 그의 말을 잘랐다.
“전 공산당원입니다!” 크나큰 믿음과 확신이 왈칵 흘러넘치는 것을 느끼며 안드레이는 더욱 흥분해 반발했다. “악은, 언제나 계급적 산물입니다. 순수한 악은 없어요. 하지만 이곳에서는 모든 게 엉켜 있죠. 실험이니까요. 우리에게 혼돈이 주어진 거예요. 우리가 그걸 바로잡지 못해서 저쪽 세계가 처한 상황으로, 계급 분열과 그 비슷한 거지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상황으로 회귀하거나, 혼돈의 고삐를 쥐고 그걸 소위 공산주의라는 새롭고 훌륭한 인간관계의 형태로 바꾸어 나가거나 하는 겁니다……”
--- p.256~257 「제2부 ‘수사관’ · 제3장」 중에서

“당신은 잊었을 뿐이오.” 노인이 말을 이었다. “전쟁이 일어났고 거리에 폭탄이 떨어졌고, 당신이 방공호로 달려가는 중에 갑자기 충격과 고통이 덮쳤고, 모든 것이 사라진 거요. 그 후 당신은 나긋나긋하게, 비유적 수사를 쓰는 천사의 환영을 본 다음 이리로 온 거지……” 그는 입술을 내밀고는 또다시 다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그래. 바로 여기서도 이런 식으로 자유의지에 대한 감각이 발생하는 거군. 이제야 알겠소. 그건 관성이오. 관성일 뿐이오, 젊은이. 당신은 내가 잠시 흔들릴 정도로 대단히 확신에 차서 말했소이다…… 혼돈을 체계화하느니 새로운 세계니…… 아니, 아니오. 관성일 뿐이오. 그건 시간이 흐르면 사라질 거요. 지옥은 영원하다는 것을,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당신이 이제 겨우 첫 번째 굴레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오.”
--- p.263~264 「제2부 ‘수사관’ · 제3장」 중에서

“가난한 자가 계속 부유한 자에 맞서 싸운다면! 공산주의자들이 계속 자본주의자들에 맞서 싸운다면! 흑인들이 계속 백인들에 맞서 싸운다면! 우리는 짓밟힐 겁니다! 우리는 파괴될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깨를 나란히 한다면! 손에 무기를 꼭 쥐고! 잭해머를 쥐고! 쟁기 손잡이를 쥐고 선다면! 그럼 우리를 쓰러뜨릴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의 무기는, 단합입니다! 우리의 무기는, 진실입니다! 얼마나 무거운 진실이 되었든! 그렇습니다! 그들은 우리를 덫에 걸려들게 했지만! 그랬지만! 신을 걸고 맹세하건대, 그 덫으로 잡기에, 우리는 지나치게 거대한 맹수입니다……!”
“아!” 군중이 포효하려다 말고 깜짝 놀라 입을 다물었다. 태양이 일순간에 켜졌다.
--- p.396~397 「제3부 ‘편집자’ · 제2장」 중에서

……그래서 너는 대체 뭘 증명했나? 우리와 살아가기 싫다는 것? 하지만 도대체 그걸 왜, 누구에게 증명한단 말인가? 우리를 증오한다는 것? 그런 쓸데없는 짓을. 우리는 해야 하는 모든 일들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들이 돼지인 게 우리 탓은 아니다. 그들은 우리가 오기 전에도 돼지였고 우리 이후에도 돼지일 것이다. 우리는 그저 그들을 먹이고 입히고 동물적인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줄 수 있을 뿐이다. 그들에게 정신적인 고통은 날 때부터 없었고 있을 수도 없다. 우리가 그들을 위해 한 일이 부족했단 말인가? 도시가 어떻게 변했는지 보라. 청결해지고 질서가 잡혔으며 전과 같은 난장판은 눈 씻고 찾아도 없고 먹을 것도 입을 것도 풍족하다. 시간만 더 주면 곧 볼거리도 풍부해질 것이다. 그런데 뭐가 부족해서 그런단 말인가……? 그러는 넌, 너는 무얼 했길래? 지금 미화원들이 아스팔트에 붙은 네 내장을 긁어내고 있다. 그게 바로 네가 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노동하며 기계 전체를 움직인다. 이제까지 우리가 이룬 것은 시작일 뿐이기에 그 모든 것을 계속 지키면서, 친구여, 지키면서 확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구에는 인간 위에 신도 악마도 아마 없겠지만, 이곳에는 있기 때문이다…… 네놈은 악취 나는 민주주의자이고 인민의 편을 자처하는 기회주의자이며 내 형제들의 형제다……
--- p.479~480 「제4부 ‘고문관’ · 제1장」 중에서

“아니.” 이쟈가 말했다. “칭송할 일 없어. 오늘 안드레이가 과학자들에 대해 설명해 줬지. 위대한 작가들도 마찬가지로 언제나 투덜댄다고. 그게 그들의 기본 상태야. 왜냐하면 그들은 어쩌면, 공동체가 전혀 자각하지 못하는, 앓는 양심이거든. 지금 공동체의 상징은 너니까 깡통들이 너한테 가장 먼저 날아들겠지……” 이쟈가 킥킥댔다. “그들이 너의 루머를 어떻게 처단할지 눈에 그려지는군!”
가이거가 한쪽 어깨를 으쓱했다.
“루머에게 부족한 점이 있다면 물론 진정한 작가가 그걸 표현해야겠지. 종양을 치료하기 위해 있는 게 작가니까……”
“작가들은 절대 그 어떤 종양도 치료하지 않아.” 이쟈가 반박했다. “앓는 양심은 그저 아파할 뿐이고 모든 건……”
“어쨌든,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가이거가 말을 끊었다. “그냥 이 질문에만 대답해 봐. 지금 상황이 정상인 것 같아? 아닌 것 같아?”
“정상이 뭔데? 지구의 상황은 정상이라고 할 수 있나?” 이쟈가 물었다.
“말장난을 하는군! 말장난!” 안드레이가 인상을 썼다.
“단순하게 묻는 거잖아. 창조적인 재능이 없는 공동체도 존재할 수 있는가? 라고 말이야. 내가 제대로 이해한 거 맞지, 프리츠?”
“내가 더 명확히 질문해 주지.” 가이거가 말했다. “100만 명이 지구에서든 여기에서든, 수십 년 동안 단 하나의 창조적인 재능도 내놓지 못하는 게 정상인가?”
--- p.527~528 「제4부 ‘고문관’ · 제2장」 중에서

‘권리가 있느니 권리가 없느니’ 다 헛소리다…… 권력에 대한 권리는 권력을 가진 자에게 있다. 더 정확히는,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권력에 대한 권리는 권력을 실현하는 자에게 있다고. 거느릴 수 있는 자에게 권력에 대한 권리가 있다. 그럴 수 없는 자라면 미안하지만……!
그리고 네놈들은 내 밑에서 갈 것이다. 이 더러운 놈들! 그가 잠을 자는 탐사대를 향해 내뱉었다. 내가 먼 미지의 땅으로 가고 싶어 하는 그 털북숭이 원숭이 놈처럼 절박해서 네놈들이 내 명령에 따르는 게 아니다. 너희가 내 명령에 따라 가는 이유는 내가 가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내가 너희 거지 같은 놈들, 게으름뱅이 놈들, 똥싸개 용병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이유는 도시에 대한 의무나, 제기랄, 가이거에 대한 의무 때문이 아니다. 나에게 권력이 있고 나는 그 권력을 계속 확인시켜 줘야 하기 때문이다. 너희 같은 비열한 놈들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확인시켜 줘야 하기 때문이다. 가이거에게도 확인시켜 줘야 하고…… 너희에게 확인시켜 주지 않으면 나를 잡아먹을 테니. 가이거에게 확인시켜 주지 않으면 날 내쫓고도 남을 테니. 그리고 나 자신에게 확인시켜 줘야 하는 이유는…… 그거 아는가. 그 많은 왕들과 군주들은 시기를 잘 타고났다. 그들의 권력은 신이 직접 내린 것이었고, 권력이 없는 자신들의 모습을 그들은 물론이고 그들의 백성들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그들이 하품이나 할 정도로 태평했던 건 아니지만. 하지만 우리, 작은 사람들은 신을 믿지 않는다. 우리는 왕으로 추대되지도 않는다. 우리는 스스로를 챙겨야 한다…… 아는지 모르겠는데, 우리 세상에서는 용기를 내는 자가 차지한다. 우리에게 참칭자는 필요 없다. 내가 지휘할 테니. 네가 아니라. 그나 그들이나 그녀가 아니라. 내가 할 것이다. 그리고 군대는 나를 지지할 것이다……
--- p.643~645 「제5부 ‘연속성의 단절’ · 제2장」 중에서

“당신이 말하는 그 깨달음은 지금 저한테 차고 넘친다고요!” 안드레이가 자신의 손날로 목울대를 쳤다. “이제 전 세상의 모든 걸 이해해요. 30년이 그 깨달음을 향한 여정이었고 이제 막 도달했어요. 저는 아무에게도 필요치 않은 존재지만, 사람들은 모두들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아요. 제가 있든 없든, 제가 투쟁을 하든 침대에 누워 있든 아무런 차이가 없어요. 그 무엇도 바꾸면 안 되고 그 무엇도 바로잡아선 안 돼요. 그저 존재하는 것만이 가능할 뿐이에요. 더 잘 있든 더 안 좋은 상황에 있든. 모든 게 제멋대로 흘러가는데 제가 무슨 역할을 하겠어요. 당신이 말한 그 깨달음이라는 것도 말이죠, 전 더 이상 깨달을 게 없어요. 차라리 제가 그 깨달음을 어째야 하는지 말해 주시죠? 겨우내 절여 둘까요, 아니면 당장 먹어 버릴까요……?”
인도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거예요.” 그가 말했다. “그게 바로 마지막 경계선입니다. 깨달음으로 뭘 할 것인가? 깨달음을 얻은 후에는 어떻게 살 것인가? 어쨌든 살긴 살아야 할 것 아닙니까!”
“깨달음이 없을 때 살아야지요!” 안드레이가 조용히 분노하며 말했다. “깨달음을 얻었으면 죽어야지요! 제가 이 정도로 겁쟁이가 아니었다면…… 그 망할 원형질이 제 안에서 이토록 비명을 지르지만 않았더라면 뭘 해야 할지 알았을 겁니다. 전 밧줄을 들고 아주 세게……”
--- p.729~730 「제5부 ‘연속성의 단절’ · 제4장」 중에서

……세상 모든 것의 가치는 똥이라고 이쟈가 말했다. (수정궁에 머물던 때, 압력솥에 익힌 닭고기를 먹은 직후 조명이 비치고 투명한 물이 채워진 수영장 옆, 화려한 합성 매트리스 위에 누워 있을 때였다.) 이 세상 모든 것의 가치는 똥이야. 이쟈가 깨끗이 닦은 손가락으로 이를 쑤시며 말했다. 너희의 온갖 농부들, 온갖 기계공들, 너희의 그 압연기나 크래킹 설비나 줄기가 풍성한 밀이나 레이저나 메이저 전부 말이야. 그 모든 게 똥이고 퇴비라고. 이 모든 건 지나가리니. 흔적도 없이 영원히 사라지거나, 변해서 사라지거나 둘 중 하나지. 이 모든 게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이유는 다수가 그걸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거든. 다수가 그걸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최소한의 노력으로 배때기를 채우고 자기 육신을 즐겁게 하는 걸 지향하기 때문이고. 하지만, 그 다수가 무슨 상관이야? 개인적으로 내가 다수를 부정하는 건 아니야. 나 자신도 통상적인 의미에서의 다수에 포함되니까. 하지만 난 다수에 관심이 없어. 다수의 역사에는 시작과 끝이 있지. 처음에 다수는 주어지는 것을 먹어. 끝에 가서는 일생 내내 선택의 문제에 직면하지. 뭘 먹으면 좋을까? 먹어 보지 않은 걸 시도해 볼까……? 라며 말이야. 글쎄, 아직 좀 먼 얘기 같은데. 안드레이는 그렇게 말했었다. 네 생각처럼 그렇게 먼 일이 아니야. 이쟈가 반박했다. 먼 일이라 해도 그게 핵심은 아니야. 중요한 건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는 거지…… 시작이 있는 모든 것에는 끝도 있는걸. 안드레이가 지적했다. 맞아, 맞는 말이야. 이쟈가 얼른 말했다. 그러나 나는 세계적 규모가 아니라 역사적 규모를 얘기하는 거야. 다수의 역사에는 끝이 있어. 하지만 소수의 역사는 이 세계와 함께 끝날 뿐이지…… 넌 역겨운 엘리트주의자야. 안드레이는 이쟈에게 느릿느릿 말하고는 시트에서 일어나 수영장에 첨벙 뛰어들었다. 그는 차가운 물속에서 오랫동안 수영을 했고 물을 푸르르 내뿜고는 얼음장 같은 수영장 밑바닥까지 내려가 허겁지겁 물을 마셨다. 마치 물고기처럼……

--- p.745~747 「제6부 ‘결말’」 중에서

출판사 리뷰

지적이고 상징적이며 강렬하고 신선한, 소비에트 시대 SF의 랜드마크.
20세기 러시아 SF의 개척과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형제 작가에게 SF란 무엇인가를 가장 절실하게 고민하게 만든 소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소비에트 SF 작가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저주받은 도시Град обреченный』(1988, 1989)가 현대문학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노변의 피크닉』 『신이 되기는 어렵다』 『죽은 등산가의 호텔』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에 이어 선보이는 「스트루가츠키 형제 걸작선」 다섯 번째 권으로, 정체불명의 인도자가 수수께끼의 실험을 진행하는 고립된 기이한 도시에 대한 우화를 들려준다.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작품 세계에 있어 여러 가지 면에서 가장 무거운 이 소설은 집필에 2년 3개월이 소요되었고, 탈고 후 1980년대 후반 페레스트로이카가 시작될 때까지 작가 외에 누구도 원고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이번 한국어판 『저주받은 도시』에는 2016년 시카고리뷰프레스 영역판의 「드미트리 글루홉스키 해제」와 2001년 동생 보리스 스트루가츠키가 펴낸 회상록 『지난 일들에 관하여』의 『저주받은 도시』 부분 「후기」를 함께 수록했다.

오늘날에는 소설의 이런 요소들에 그 어떠한 독자도 출판인도 놀라지 않으며 당연히 겁먹지도 않지만 당시, 25년 전 이 소설 작업을 할 때 우리는 서로에게 마치 주문을 외듯 이렇게 말하곤 했다. “출판될 수 없는 소설을 쓰듯이 쓰되, 감옥에 넣을 이유는 없도록 써야 한다.”
_ 보리스 스트루가츠키 「후기」에서


‘정치적으로 너무나 위험성이 커서 존재 자체가 16년간 비밀에 부쳐졌던’ 『저주받은 도시』는 분명 체제의 헤게모니에 도전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SF가 미래는 물론이고 현재에 대해 어떻게 통렬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지 다시금 아로새겨 준다.
- 영국과학소설협회 리뷰

정체불명의 이상가理想家들이 카프카적인 세계에서 개별성을 짓밟는다. 그곳은 환멸을 느낀 인간들이 20세기에서 떨어져 나와 이상한 도시로 인계되고, 미치도록 막연한 체제의 부품으로 전락하고 마는 세계이다. ‘도시’는 주민들에게 비참함과 뒤틀림을 불어넣는, 가장 거대한 등장인물이다. 이 불온하고 지적인 소설의 주된 공포는 기저의 사상들에 있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대표 일간지의 이름이 ‘진실’이고, 거짓이 넘쳐흐르기에 바로 그런 이름이었던 국가에서는 SF가 적어도 어느 지점에서는 상황의 진짜 상태를 넌지시 암시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사람들이 스트루가츠키 형제에게 기대했던 것은 진실된 예언이었다.
- 드미트리 글루홉스키

스트루가츠키 형제 최고의 작품magnum opus이자 러시아 문학에 있어 철학적 전통을 잇는 명작.
- 월드 리터러처 투데이

『저주받은 도시』는 스트루가츠키 형제 필생의 역작이다. 소비에트 러시아의 검열과 맞서 싸우고, 살아남았으며, 끝내 물리쳤던―정치적으로 관여할 수밖에 없는 SF의 예술적 정점頂點이라 할 만하다.
- 스트레인지 허라이즌스

『저주받은 도시』는 오웰식 펀치와, 독특한 광기의 에너지를 품고 있다.
- 네이처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위대한 잃어버린 걸작. 프란츠 카프카의 『성』, 찰스 피니의 『불경한 도시』, 렉스 워너의 『공군기지』, 그리고 엄중히 선택받은 소수의 다른 이들에게 집을 제공하는 특별한 지도책에 걸맞은 우화적 악몽의 메트로폴리스.
- 조너선 레섬

『저주받은 도시』를 책장에서 『1984』 『화씨 451』 『울티마 툴레』 『나라가 임하시오며』 옆에 꽂아라. SF 독자가 아니라면 『동물농장』 『붉은 수확』 『캐치-22』와 나란히 두어도 퍽 잘 어울리리라.
- 허핑턴포스트 캐나다

스트루가츠키 형제 중에서 한 명은 고골의 후손이고 한 명은 체호프의 후손인데, 누가 어느 쪽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 어슐러 K. 르 귄

역대 러시아 지식인들은 스트루가츠키 형제에게서 배태되었다. 그들의 책은 소비에트 사회나 실로 억압적인 모든 사회에 대한 정치 논평이라는 특별한 관점에서 읽힐 수 있다.
- 가디언

스트루가츠키 형제는 자신들이 공상적인 것의 사실주의자임을 증명해 보인다. 공상소설에서의 사실주의가 논리적 귀결에 대한 존중, 오로지 가정된 전제에서 모든 결론을 추론할 때의 성실함이라는 것을 고려하건대.
- 스타니스와프 렘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작품은 세계문학의 불가결한 요소다.
-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스트루가츠키 형제는 다른 문학 형식으로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소비에트 삶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공상과학소설이란 장르를 이용한 작가다.
- 뉴욕 타임스

러시아 SF가 영혼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스트루가츠키 형제에게 거하리라. 새로운 세대 SF 독자를 위한 근사한 필독서.
-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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