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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현재
1. 이칠일레짐 2. 명품과 모방 3. 저출산, 유전적 자살 Ⅱ. 과거 4. 드 발의 착한 유인원 5.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족장 6. 카프카의 산초 판사 7. 시오노 나나미의 베네치아 8. 유성룡의 조선 Ⅲ. 현재 또는 미래 9. 빅맨의 실리콘밸리 10. 행복한 일꾼론 11. 부유하는 헤테로토피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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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에 서는 순간 ‘사는 것’은 사라지고 ‘살아남는 것’만이 남는다.
살아남는 것이 목표인 사회에서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낯설다. 사는 이야기를 하려고 치면 어느새 살아남는 이야기로 귀결된다. 대학과 직업과 가정과 친구와 동네 이야기들은 수다에서 시작해 서열로 수렴된다. 어느 대학, 어떤 직업, 어떤 남편, 어떤 친구, 어떤 동네 이야기란 몇 등짜리 대학, 어떤 연봉의 직업, 어떤 등급의 남편, 어떤 레벨의 친구, 어떤 집값의 동네를 뜻한다. 개인의 삶에서 사는 순간들은 사라지고, 그 순간은 살아남는 것으로 대체된다. 그래서 서열은 규범 중에서도 악성규범이다. 모든 규범은 질서를 보장하지만 서열은 질서를 포박하는 규범이다. “나만 아니면 돼!”라고 외치며 위안받는 것이 인간이다. 사람들은 아무리 능력이 처진다고 해도 대개의 사람보다 자기가 훨씬 더 많은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 육체적 능력이 남보다 더 강한 사람도 있고, 정신적 능력이 남보다 뛰어난 경우도 있지만, 양쪽을 모두 합하여 평가한다면, 인간들 사이에 능력 차이는 거의 없다.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이익을 주장할 수 있을 만큼 크지는 않다. 왜냐하면 세력이 아무리 약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음모를 꾸미거나, 혹은 같은 처지에 있는 약자들끼리 공모하면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계급은 집단들끼리 동질감을 느껴 단합했지만, 서열은 개별 개인과 그 개인이 속한 개별 집단들을 잘게 나누어 서로 경쟁하게 만든다. 작고 작은 집단이 끼리끼리 경쟁하면 질투의 감정은 질풍노도가 되어 인간이 지닌 협력 본능을 압도한다. 그러나 하위 10%를 모욕하고 서로를 모욕하던 사람들도 얼마 후 ‘산술평균’에 의해 소리 없이 사라진다. 그러나 우리의 미래는 그렇게 암울하지만은 않다. 사람이 익사하는 것은 강에 빠졌기 때문이 아니라 강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열에서 이탈된 사람들이 문제아가 되기도 하지만, 때때로 새롭고 다양한 수평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악성 서열에 대항하며 우리 사회의 문화적 함정을 메우고 있다. 디지털 장인들이 그들이고, 젊은 창업자들이 그들이고, 제작자들이 그들이다. 작고 강한 창작 집단이다. 나부터 서열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심장이 되어야 한다. 심장은 하루 종일 힘들게 뛰는 것 같지만 잘 보면 쉼이 있다. 심장은 심장이 뛰는 그사이 사이에 쉰다. 늘 무리하지 않고 뜀과 쉼을 반복하니 일생을 뛸 수 있다. 그리고 심장은 사실 장기들의 우두머리가 아니다. 오히려 심장은 우두머리가 되려고 하기보다는 다른 장기들이 자기 몫을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심장의 고유역할은 순환시키는 부유하는 일이다. 다른 모든 장기들이 자기 역할을 하도록 먼저 도와주는, 사실상 종자의 역할이다. 심장은 종자로서 리더가 된다. 환대와 봉사로서 리더가 되라! 심장이 우리에게 던지는 가슴 뛰는 메시지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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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조선, 서열중독이 원인이다.
- 서열 숭배를 부추기고 서열중독을 권장하는 사회를 향해 날리는 사회학자의 일침. 자식에게 서열을 물려주기보다 진정한 서열의 의미를 알려 주고 싶은 부모들에게!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서열의 가장 아래에 선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유승호 교수의 ‘희망 인문학’. 저자는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서열의 고착화라고 진단한다. 그는 희망의 부재 속에서 떠오른 ‘헬조선’이란 용어가 만연하고 있는 이유를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서열 중독에서 찾고 있다. “한국의 서열 숭배는 이제 악성이 되어 젊은 청년들과 청소년, 심지어 어린이까지 야생의 사지로 몰고 있다.” 저자는 누가 우리에게 서열 숭배와 서열 중독을 부추기는가에 대해 고찰하고 있으며, 그 해법을 다양한 역사적 예시와 인문학적 성찰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맹목적 일등보다는 행복한 일꾼을 허하라” ‘코펜하겐에서 일주일을’ ‘에든버러에서 일주일을’ 등의 저서를 통해 유럽 여러 나라의 행복 체감 지수를 사회학자답게 예리한 시각으로 우리에게 전달한 바 있는 저자는 자본에 매몰돼 도구화된 맹목적 인간보다는 자신의 일에서 만족을 얻는 행복한 일꾼이 진정한 서열의 최고 상위라고 말한다. 아울러 이러한 행복한 일꾼이 많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종속적이며 맹목적인 서열을 추종하기보다는 모든 장기가 자기 역할을 하도록 도와주는 심장처럼 “환대와 봉사로서 리더가 되라!”고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