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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자벌레 부전 나무가 어때서 툭 흉 봄날 다시 봄 나뭇잎배 오오 오십 대 이사금 바람의 나라 시집이 몇 권쯤 팔려야 클레멘타인 칼국수 시론 돈오돈시頓悟頓詩 제2부 어디서 왔을까 대관람차 쿨탑, 누비코트 외할머니라는 전설 흘러간다 무우無憂 비 온 뒤에 땅 굳듯이 벽과 문 금슬 가만히 별책 불혹 불가근불가원 곁 이어 짓기 웃기는 짬뽕 제3부 기억하라 창산과 얼하이를 불주사 세례 버드 스트라이크 멀뚱가리 잔혹사 들부처 좌탈입망 굴장屈葬 검은 강 안녕 베트남 아등바등 이빨 빠진 개 첫눈 EH은행 공손한 인생 화장하는 늙은 여자 면벽 제4부 제3 구렁이 괴담 고라니 괴담 개구리 대롱대롱 2017, 메이데이 공감 우정손두부 꽃이나 사람이나 실종 초야다방 눈물이 마르도록 메타버스 단재 진의 오인 추첨 민주주의 * 발문 김은숙 | 그의 끝방에는 詩가 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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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표의 시에서는 칼국수의 맛이 난다. 맵고 짠 장아찌나 기름진 떡갈비의 맛이 아니라 오랜 “숙성의 시간”을 거쳐 온 맑고 담백한 맛이다. “바지락과 미더덕”의 바다에서 육수를 우려냈기 때문이다. “감자와 애호박”을 고명으로 곁들였기 때문이다. 더러는 “고춧가루에 청양고추로 화룡점정”을 찍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시는 구수하면서도 날카로운 뒤끝의 여운을 남긴다. 그것이 그가 세상을 대하는 포용의 눈빛이며, 동시에 불의한 세상에 응전하는 정신이다. 그의 시는 결코 절망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눈이 내려야만 겨울이라면/ 나는 아직 가을”이라”는 믿음으로 우리를 향해 “칼국수 같은 시를 쓰자”라고 외치고 있다. 그렇게 살아온 시인이었기 때문에 “비겁하게 살아남아 맞이한 오오 오십대”라고 자성적 목소리를 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는 여전히 목이 마르다. “역행할 수 없는 주름”을 이마에 새기며 오늘도 그는 “가 닿지 못하는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다. 그가 영원히 시의 길 위에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장문석(시인)
이재표는 ‘눈물과 연민’이 많은 사람이다. 그러나 많은 시인에게 있는 ‘쓸쓸함, 우울, 허기, 아픔, 상처’ 같은 비극적 징후는 크게 보이지 않는다. ‘슬픔’과 ‘고독’을 언급한 시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의 시에 보이는 삶의 서사와 시적 정조가 ‘서글픔’은 있으나 ‘슬픔, 단절, 비탄’까지 가지 않고 ‘비틀리거나 응어리진’게 거의 없다. ‘고단함’은 있으나 ‘원망이나 절망’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상황이 어려워도 부정적으로 밀어내기보다 수용적인 자세가 배어있고 무엇인가 길을 내는 쪽으로 생각과 몸이 기운다. 사람들 속에서 길을 찾고 기억의 층위 켜켜이 숨겨 놓은 위안의 실마리를 찾아낸다. 차분하되 무겁지 않게 무릎을 일으켜 다시 걸음을 걸어간다. -김은숙(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