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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연의 시작
2. 음적이 왕이 되다 3. 두 발로 천하를 누비다 4. 공녀들, 압록강을 건너다 5. 차 따르는 궁녀 6. 위태로운 여인들 7. 뺏으려는 자, 지키려는 자 8. 대망을 품은 자, 무르익기를 기다려라 9. 권력과 재물 10. 고려의 딸, 황후가 되다 11. 일어서는 대륙의 영웅들 12. 초원으로 가는 푸른 이리의 후예들 |
Lee Soo-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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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기랑은 거칠 게 없었다. 오라버니들과 함께 서당에서 글을
배우고 연무대에 가서 무예를 배웠다. 연무대는 강화의 군사들이 훈련 을 하는 곳이었다. “기자오의 막내딸은 여장부다.” 연무대의 군사들이 처음에는 콧방귀를 뀌다가 나중에는 감탄하여 스스로 나서서 무예를 가르쳐 주기도 했다. 특히 연무대의 교관인 이의 순이라는 자는 기랑에게 기사술과 기창술까지 가르쳤다. 학문도 오라버니들을 능가했다. “이 아이를 내가 어떻게 가르치겠느냐?” 기자오가 기랑을 고려의 대학자 한종유에게 데리고 가자, 그는 몇 마 디 이야기를 나누고는 혀를 내둘렀다. --- p.18 고용보는 머리를 조아리면서 미소를 지었다. 토곤이 기랑을 좋아하 니 그의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다. 다행히 기랑은 대도로 무사 히 들어왔다. 그녀는 대청도에서 보았을 때보다 더욱 성숙해 있었다. 고 려의 공녀들 중에 가장 높은 직책에 오른 이로 귀비라는 여인이 있었 다. 그러나 황후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기랑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내가 잘 이끌면 황 후가 될 수도 있다.’ 고용보는 그렇게 생각하자 가슴이 뛰었다. 기랑이 황후가 되고 아들 을 낳는다면 고려 여인의 후손이 대륙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 p.120 카라코룸은 쿠빌라이가 원나라를 세우고 수도를 대도로 정할 때까 지는 몽골 제국의 수도였다. 칭기즈칸이 몽골제국을 통일한 뒤에 수도 로 삼아 원제국의 정신적인 고향이나 다를 바 없었다. 원나라의 황제들 은 아들을 진왕에 봉하여 카라코룸에 보내 정치와 군사에 대해 배우게 했다. 칭기즈칸이 살아 있을 때는 전 세계의 상인들과 사신들이 끊임없 이 왕래했다. 원제국은 카라코룸에 상비군을 주둔시키고 반란이 일어 날 때 이 군대를 이용해 진압했다. 이는 칭기즈칸의 군대가 반란을 토 벌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다. 기랑은 카라코룸의 군대를 이용해 반란군을 진압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 p.221 “부패한 관리들을 잡아들여라, 단돈 한 냥이라도 뇌물을 받은 자들 을 모조리 잡아들여라.” 기랑은 어사대를 지휘하는 김상경에게 영을 내렸다. 대도성에 대대적 인 검거 선풍이 일어났다. 기랑은 뇌물을 받은 자나 부패한 자들을 가 혹하게 다스렸다. “마마, 관리들과 황족을 다그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사라반과 왕가노가 기랑에게 직언했다. 그들은 기랑을 황후로 책봉 해 달라고 상주문을 올렸던 사람들이었다. “걸인들을 구하지 않으면 원나라가 망할 거예요.” 기랑은 사라반과 왕가노의 만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관리들과 황족들은 걸인들을 구하기 위한 의연금을 내놓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덕에 대도성에서만 20만 명의 난민들이 발생했던 흉년은 극 복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도성에서 고려인 황후를 탄핵하는 여론 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 p.2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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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여인의 기상으로 천하를 다스리겠다!”
공녀로 끌려가 황후에 오른 고려 여인, 기황후의 대담하면서도 치밀한 정치 역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예기치 않았던 원 황자 토곤 티무르와의 만남, 원치 않았던 공녀 징발, 치열한 궁중의 암투와 권력 투쟁, 그 험난한 고난의 행로를 헤치고 나아가 천하제일의 자리에 오른 여인이 기황후다. 고려 출신 환관 고용보의 치밀한 계획과 황궁의 곳곳에서 일하고 있는 고려 공녀들의 극적인 도움으로, 제1황후 타나시리의 가혹한 탄압을 이겨내고 조정의 권력을 손에 넣으려는 세력들의 암투를 대담하게 이용하여 마침내 원나라의 황후가 된 기랑. 황후에 오른 그녀는 고려 공녀를 중지시키고 고려를 원에 편입시키자는 원나라 입성론을 잠재웠다. 또한 고려의 음식과 옷, 고려의 노래 등 이른바 고려양을 유행시키기도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했던 그녀는 천대받는 고려인들의 희망이자 상징이었다. 기황후는 목숨을 건 치열한 권력투쟁의 한가운데서 치밀한 계획과 담대한 전략으로 조정을 장악했을 뿐 아니라 전시에는 직접 무장을 하고 전장을 누볐다. 자신이 가진 모든 능력을 동원하여 최고의 자리에 올랐고,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일을 해낸 기황후, 그녀의 담대한 기상을 오늘날에 되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