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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국수 · 분천 · 어린 농부
강명희
도서출판도화 202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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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잔치국수
분천
어린 농부
「잔치국수」「분천」「어린 농부」를 읽고 / 강진철

저자 소개 1

김포에서 태어나 김포여중을 다녔고, 인천으로 유학 가 인일여자고등학교를 나왔다. 김포에서 농경사회의 질서를 알았고, 인천에서 세상에 대해 눈 떠 갔다. 숙명여자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국어교사로 재직하다 2003년 한라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2013년 첫 번째 소설집 『히말라야바위취』가 주어진 환경에서 애쓰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2015년 두 번째 소설집 『서른 개의 노을』은 돈과 욕망으로 마른 장마처럼 황폐해가는 인간군상을 그렸다. 세 번째 소설집 『65세』는 시골에서 인생을 관조하며 자연과 생명을 그려내고자 했다. 네 번째 소설집 『잔치국수. 분천. 어린
김포에서 태어나 김포여중을 다녔고, 인천으로 유학 가 인일여자고등학교를 나왔다. 김포에서 농경사회의 질서를 알았고, 인천에서 세상에 대해 눈 떠 갔다. 숙명여자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국어교사로 재직하다 2003년 한라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2013년 첫 번째 소설집 『히말라야바위취』가 주어진 환경에서 애쓰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2015년 두 번째 소설집 『서른 개의 노을』은 돈과 욕망으로 마른 장마처럼 황폐해가는 인간군상을 그렸다. 세 번째 소설집 『65세』는 시골에서 인생을 관조하며 자연과 생명을 그려내고자 했다. 네 번째 소설집 『잔치국수. 분천. 어린 농부』는 독일에서 억척스럽게 우리 것을 지키며 사는 한인들의 모습과 분천골에서 자연을 스승 삼아 살며 농사짓는 이야기를 썼다. 2021년 문학나눔에 『65세』가 선정. 27회 숙명문학상 수상. 2021년 한국소설작가상을 수상. 현재 화성시 봉담읍 분천으로 귀향해서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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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386g | 140*210*20mm
ISBN13
9791190526920

책 속으로

분자 씨는 빨강색이 잘 어울린다고 말하는 영감의 말을 알아듣는다. 영감의 얼굴에서 보인 야릇한 웃음도 놓치지 않는다. 분자 씨는 당케 하고 활짝 웃으며 고맙다고 대답한다. 사람들이 분자 씨를 보는 시선은 언제나 저랬다. 사십여 년을 수술실에 근무하며 살아남은 것은 분자 씨의 깔끔한 성격이 한몫을 했다. 수술 도구를 분자 씨보다 더 깔끔하게 삶아 말려놓는 사람은 없었다. 자기 것뿐 아니라 남의 것의 뒤처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글씨를 모르니 눈치로 배우고, 외워서 하고, 주문이나 기록할 것이 있으면 젊은 간호사에게 커피 타다 주고 궂은일을 대신해 주며 부탁했다. 그럴 때마다 저 영감 같은 야릇한 표정을 분자 씨에게 보내곤 했다.
---「잔치국수」중에서

고집만 남은 두 여자가 아파트가 떠나갈 듯이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싸우다가 화를 견디지 못하고 분자 씨가 가방을 챙겨든다. 시작은 측은지심으로 시작하지만 매번 싸움으로 끝난다. 씩씩대며 현관을 향해 가던 분자 씨가 멈추며 말한다.
“어머나! 내 잔치국수.”
“잔치국수 해 먹고 가.”
애희가 현관으로 가 분자 씨의 팔을 붙잡는다. 분자 씨가 못이기는 체 돌아와 아직 분이 안 풀렸는지 가방을 식탁 위에 던진다.
“미안해.”

이럴 때는 매번 애희가 사과한다. 매주 세 번 꼬박꼬박 와 주는 고마운 분자 씨인데 비록 화투 방석을 뒤집어엎었다지만 참아야 했다. 분자 씨도 파토낸 것은 자기라 애희에게 미안해진다. 분자 씨는 미안하다는 말 대신에 자기가 사 온 비닐 백에서 잔치국수를 꺼낸다. 얇은 종이가 빼빼 마른 하얀 국수발의 몸을 감았다. 그걸 볼 때마다 분자 씨는 고국을 떠나올 때 배고프고 헐벗었던 고국의 모습처럼 느껴진다. 못 살던 시절 지겹도록 먹던 잔치국수가 이국땅에서 이렇게 그리울 줄이야. 애희가 매번 뒤뚱거리며 먹을 것을 해 놓았었는데 잔치국수 사 올 거라는 분자 씨의 말에 점심 준비를 하지 않았다. 분자 씨가 부엌에 들어가 물을 올리고 다시 팩을 넣고 국물을 우린다.
---「잔치국수」중에서

잘 훈련된 말 같았던 신애가 오십이 되던 해에 반란을 일으켰다. 남편과 상의하지 않고 말을 샀다. 집에 마구간이 없으니 마장에 위탁했다. 마장에서는 아침에 말을 초원에 풀어놓고 풀을 먹이고 오후에는 마구간에 데려다 놓는다. 오후에는 주인이 말을 관리해야 한다. 말의 털을 빗어주고 마사지 해주고 산책 시키고 훈련시키는 것은 말 주인의 몫이다. 점심 손님들이 가고 나면 식당은 종업원들에게 맡기고 신애는 오후 내내 밖에서 말과 함께 살았다.

남편의 눈에서 불이 일어났다. 말에게 들어가는 비용을 가지고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공중에 만 마르크의 전화요금을 뿌려댈망정 말에게 들어가는 일체의 비용은 아까워하며 간섭을 했다. 저 새끼는 돈을 한없이 잡아먹어. 그 돈이 다 똥이 되어 나온단 말이야. 그 똥도 돈 주고 치워야 하잖아. 그런 걸 왜 키워. 당신 바보천치 아냐? 남편은 말을 돌보기 위한 신애의 오후 외출을 못견뎌했다.
---「잔치국수」중에서

아무리 믿지 않으려 해도 잘나고 어여쁜 문양이는 지금 땅속에 묻혀있다. 여재는 친구들과 토닥거리며 길을 걷고 있는 윤희를 보았다. 저 아인 저렇게 건강히 살아서 움직이는데 왜 문양이는 죽어야 했는지. 그 아이를 본 순간 여재는 자신도 모르게 윤희를 번쩍 안아 자전거에 태웠다. 여재는 쏜살같이 자전거를 몰고 보통리 저수지로 향했다. 가끔 저녁이면 여재와 기세는 문양이와 윤희를 데리고 보통리 저수지 둑길을 산책했었다. 여재와 기세는 담소를 나누고 두 아이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뛰어다니며 놀았다.

어디 가요? 윤희가 여재의 자전거에서 내리며 물었다. 글쎄 가보면 알아. 여재는 윤희의 손을 잡고 저수지 둑길로 빠르고 급히 걸었다. 썩은 수초 사이로 드러난 물빛이 검게 일렁이고 있었다. 문양이가 퉁퉁 부어 떠올랐던 곳. 저수지로 물이 흘러드는 길목이라 저수지 밑으로 골이 깊게 패인 곳. 해마다 멱을 감다가 사람들이 빠져 죽은 곳. 어딜 가요? 윤희가 손을 빼며 다시 물었다. 순간 여재는 윤희와 눈이 마주쳤다. 흥분이 되어 붉게 충혈된 여재의 눈을 본 윤희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말했다. 거긴 물귀신이 산대요. 문양이도 거기서 죽었잖아요. 무서워요.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윤희는 다시 잡으려는 여재의 손을 강하게 뿌리치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리기 시작했다. 어른이 여덟 살 아이를 따라잡기는 어렵지 않았다. 윤희의 뒷덜미를 막 잡아채려는 순간 맞은편에서 사람이 오고 있었다. 윤희를 잡으려던 여재의 손은 그냥 거기서 멎었다. 윤희는 학교 쪽으로 쏜살같이 달음질쳤다.
---「분천」중에서

만월이다. 마니산 기슭에 달이 떠오르자 아이들은 안팎으로 들락거리며 숨바꼭질을 했다. 기둥에 두 눈을 가린 채 등지고 서서 누이들이 숨기를 기다렸던 경만이 누이들을 찾아 나섰다. 절구통 옆에 웅크리고 있던 누이가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경만을 살폈다. 나무 짐을 쌓아둔 부엌에서, 장다리 꽃밭 속에서 누이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무 장다리꽃이 달빛에 푸르게 빛났다. 경만은 그 꽃을 헤집고 들어가 누이를 찾아냈다. 들킨 누이도 찾아낸 경만도 함께 까르르 웃었다. 아이 키만큼 자란 장다리꽃이 움직일 때마다 출렁거리며 경만의 얼굴을 간지럽혔다. 아이는 다시 자지러지게 웃었다. 경만이 장다리꽃밭에서 본 세상은 신비롭고 아름답고 더할 나위 없이 즐겁다. 경만의 웃음소리는 끊이질 않았다.
---「어린 농부」중에서

유 씨가 뛰어와 말없이 경만의 작지만 거친 손을 잡았다. 유 씨가 경만의 손을 잡고 간 곳은 공이네 방죽에 있는 논이었다. 구불거리며 흐르는 냇가에는 미루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고 그 개울 안쪽 굽은 쪽으로는 개간한 지 얼마 안 되는 유 씨 땅 세 마지기가 있었다. 거기에 유 씨는 둑을 만들어 쌓고 올해 처음으로 모를 냈다.

“이 땅은 장차 너와 너의 어머니 몫이다. 비록 개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내년부터 물관리만 잘 관리하면 곡식을 털어먹을 수 있을 게야. 난 안다. 넌 이담에 훌륭한 농사꾼이 될 거야. 될 성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하지. 넌 뭔가 달라. 부지런하고 참을성 있고 자기 분수도 잘 알고… 그리고 무엇보다 농사지을 수 있는 건강함을 주셨어. 하늘은 네게 훌륭한 농사꾼이 될 모든 것을 내려 주셨어. 비록 내 친자식은 아니지만 내 어느 자식보다 널 아끼고 기대할 것이니 그리 알아라. 넌 말이다. 이 아비하고 농사짓는 거야. 명심허도록 혀. 넌 훌륭한 농사꾼이 될 거야. 아암 내 알지. 틀림없어.”

---「어린 농부」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 소설은 소설 『65세』로 독자들에게 깊이 각인된 강명희 작가의 중편 소설집으로 독일에서 억척스럽게 자신을 지키며 사는 한인 여성들의 모습과, 분천골에서 흙에 기대어 농사짓는 사람들의 애환과 순응을 그리고 있다.

「잔치국수」는 독일에 사는 70세 전후의 홀로 남은 한인 여성들 이야기이다. 이 여성들의 남편들은 죽었거나 떠났거나 하고, 자녀들이 없거나 떨어져서 산다. 1960년대 간호사나 초청 이민으로 독일에 간 여인들은 기회의 땅에서 열심히 일했다. 그들은 새로운 기회를 찾아서 혹은 가난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억척같이 일하고 자녀교육에 열심이었다. 그 결과 가난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혼자가 되어 외롭지만 씩씩하게 살아가는 현재를 그리고 있다. 노년의 여인들은 기대 없는 고통에 위안이 되었던 사람을 반추하고, 어둡고 무거운 현실의 고통을 넘어서고자 하는 간절한 열망을 현실화하려던 시간도 돌아본다. 그러면서 고통을 돌파하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 헌신의 열정과 꿈에 기대고 있었던 과거의 자신을 잊지 못한다. 소설을 읽다 보면 서로가 이해하고 협조하며 화목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면서도, 미워하고 싸우며 울고 화해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평범한 우리네 삶의 모습이지 하면서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분천」은 예쁘고 똑똑한 딸 문양이 죽자 그 상실감에 집을 나갔던 주인공 여재가 40년 만에 죽기 직전의 모습으로 고향 집에 돌아오는 이야기이다. 남편이 집을 나가고 혼자 남은 문양이 엄마는 악착같이 농사를 짓고 땅을 사들이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끈질기게 남편을 기다린다. 이 소설에서 독자들은 문양 엄마가 농사 짓는 묘사를 만나는데, 그 장면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을 정도로 현장감 있고 리얼해 작가의 리얼리스트적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어린 농부」는 ‘갯벌을 치맛자락처럼 두르고 있는 섬’ 강화도에서 낯선 김포로 재가를 한 화도댁과 그가 데리고 간 아들 경만이 험난한 세상에 좌절하지 않고 굳세게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뱃사람이었던 남편이 죽은 화도댁은 재가를 종용하는 시어머니의 뜻에 따라 딸들은 시댁에 남기고 아들만 데리고 재가를 한다. 그 상황은 결코 쉽잖은 결정이었지만 그렇게라도 새 삶을 시작하겠다는 본인의 의지와 고뇌 그리고 희생을 땅에 뿌리를 내리는 과정과 접목해 절실하고도 설득력 있게 그리고 있다.

강명희 작가의 중편 소설집 『잔치국수, 분천, 어린 농부』는 나은 삶을 모색하고 기회를 찾아 고향을 등지고, 낯선 지역 다른 세상으로 떠나 열심히 일하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우리의 삶을 특유의 찰진 문장과 현실감 있는 묘사로 그려내고 있다. 이 소설의 진가는 우리 삶과 일상의 평범한 묘사에 그치지 않고, 시대적 상황이나 개인의 고민을 생동감 있고 다각적으로 조명해 그 현실을 부피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뛰어난 세태소설의 면모를 보여주고도 있다. 그것은 강명희 작가가 결혼이나 가족이 압박하는 고통 속에서도 여성들의 삶을 사뭇 씩씩하고도 명랑하게 풀어내기 때문이다. 일상의 우울과 고통을 선연한 감각으로 자각하며 묵묵히 견디면서도, 불쑥불쑥 냉소와 허위로 일상을 비웃는 자기 언어와 자기방어의 기지를 발휘하고 있다.

지나간 시간에 의존하는 소설은 자칫 개인의 내면으로 침잠해 회한이나 회고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강명희 작가의 중편 소설집 『잔치국수, 분천, 어린 농부』는 그런 우려를 말끔하게 지우고 있는데, 그것은 감염의 효과가 대단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나의 꿈이 모두의 꿈으로, 나의 고통이 모두의 고통으로 전이되는 감염력을 느끼면서, 우리가 겪어온 그 시대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인간과 삶의 다층적인 세계의 심연으로 들어가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말

독일에 열흘 머물 기회가 있었다. 독일에는 꽃다운 나이에 건너간 광부와 간호사들이 노인이 되어 살고 있었다. 언제 어디서나 우리 것을 지키며 억척스럽게 살고 있는 그들의 삶이 내게는 큰 충격인 동시에 감동이었다. 독일에 살고 있는 한국인 한사람 한 사람이 다 개인사 이전에 한국의 역사였다. 귀국해 이들의 삶을 『잔치국수』로 형상화해 보았다. 이 작품은 독일 휴양도시 네테탈에 거주하고 있는, 부안이 고향인 정자님의 도움을 받아서 썼다. 비록 내가 썼다지만 정자님이 거의 다 써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요한 자료를 열심히 수집해다 주신 정자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 또 감사드린다.

작년에 시골집 하나를 빌려 이곳 분천으로 귀향했다. 공부하기 위해 도시로 흘러들어온 후,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을 공부시키고 나서 다시 시골로 내려오기까지 40년이 걸렸다.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다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간다. 농사는 그 자연현상을 직접 눈으로 보여준다. 식물의 세계는 작은 인간 세계다. 그 세계를 들여다보며 인간은 그들에게서 순환과 순응을 배운다. 그리하여 자연 한가운데서 우리는 겸손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저들은 태어나서 사위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인간의 스승이다.

오래 전부터 농사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어린 농부」는 우리 집안의 치부일 수도 있고 원동력일 수도 있는 이야기다. 할아버지가 중학교 때 공부하는 내 곁에 앉아서 나에게만 해 준 이야기를 나 혼자 끌어안고 있을 수가 없어 「어린 농부」로 풀어놨다. 아마도 지하에 계신 할아버지도 당신의 이야기를 누군가가 해 주길 바랄지도 모른다. 이 책은 밭고랑에서 나서 자란 내 유년의 이야기로부터 지금 현재의 삶까지 다 들어있다.

한 권의 책을 낼 수 있을까 노심초사하던 것이 어제 같은데 벌써 네 번째 책이다. 문학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초창기의 설레던 시간이 지나고, 지금 나는 네 번째 자식 같은 내 소설집을 세상에 내 보낸다.

추천평

강명희 작가는 소재를 글로 꾸미는 구성력이 탁월하다. 직·간접적으로 보고 들은 소재들 중에서 인상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소재를 잡아 그럴듯하게 이야기로 엮는다. 독일 얘기 3개가 그렇다. 다 실제로 독일에 홀로 사는 여인들의 삶이 모티브가 되었는데 그녀들의 절절한 사연을 적절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담담하게 그려낸다. 어떤 내용들은 좀 자극적이기도 하고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이색적인 소재들을 편안하게 무리 없이 스토리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이 정도 수준에 오르기 위하여 수십 년 동안 꾸준히 갈고 닦은 수련의 과정이 있었겠다. - 강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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