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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
느린서재 202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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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차례

프롤로그 : 당연한 것들에 의심을

1부 애쓰지 않기로

보호자랑 오세요
수육결의
미용실에 간 사자 루까
이상한 컨베이어 벨트
같이 비를 맞는 친구
차가운 공장
제자리에서 살아가는 기분
지나가는 중입니다
유별난 엄마
수많은 발자국
지금 여기, 나마스테

2부 당연하지 않기로

엄마를 죽이는 아들
보험만 있으면 될까
여전히 암은 남의 일일까
건강하기만 하면 될까
위로의 정석
슬기로운 투병 생활
다가오거나, 멀어지거나
살아서 만나게 해주세요
슬기로운 의사 선생님
너의 목소리가 안 들려
엄마가 안 아프다면
폭탄은 터져야 한다
코로나 백신이라는 히어로
한마디 말

3부 한결같지 않기로

상실의 시대
타고, 내리고, 갈아타는 길
‘죽지 않음’을 선택하기로 했다
암이 준 선물?
존재의 이유
비건은 아닙니다만
깍두기
닫힌 문
이해가 될 때까지 계속
기준
이제 그만두기로
자유로운 재즈 같은 삶
바퀴의 균형
도돌이표
다양한 목소리
한결같지 않기로

에필로그 : 하루하루 주인으로 살 수 있도록
사랑하는 엄마에게

도움 받은 책들
추천사

저자 소개 1

동글동글한 모습이 수달과 닮았다고 해서 아이디가 수달이 되었다. 불문학을 전공했고 대학 4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쉰 적이 없었다. 휴학 없이 공부와 일을 병행했다. 졸업 후엔 곧장 출판사에서 영어 사전과 학습 콘텐츠 만드는 일을 3년 동안 했다. 삼십 대의 어느 날,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아이는 어렸고 남편은 해외 근무 중에 홀로 투병 생활을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양육과 투병이라는 가장 난이도 높은 미션을 끝냈지만 ‘경력단절 전업주부’라는 이름표만 남았다. 암과 싸우고 세상과 싸우고 편견과 싸우면서 시간이 흘러갔다. 그렇게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들었던 여러 가지 의문
동글동글한 모습이 수달과 닮았다고 해서 아이디가 수달이 되었다. 불문학을 전공했고 대학 4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쉰 적이 없었다. 휴학 없이 공부와 일을 병행했다. 졸업 후엔 곧장 출판사에서 영어 사전과 학습 콘텐츠 만드는 일을 3년 동안 했다.

삼십 대의 어느 날,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아이는 어렸고 남편은 해외 근무 중에 홀로 투병 생활을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양육과 투병이라는 가장 난이도 높은 미션을 끝냈지만 ‘경력단절 전업주부’라는 이름표만 남았다. 암과 싸우고 세상과 싸우고 편견과 싸우면서 시간이 흘러갔다. 그렇게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들었던 여러 가지 의문들, 같이 이야기하고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적어 내려가다 보니 하나의 책이 되었다.

암이 찾아오고 난 뒤에야 비로소 ‘나’라는 사람에 대한 탐구를 시작했다. 내가 몰랐던 세상을 이제야 배우고 있으며 연대하기로 다짐했다. 페미니즘 공부를 하고 있으며 뜻이 맞는 친구들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모임을 지속하는 중이다. 또한 하루하루 요기니로 열심히 수련하며 건강을 지켜나가고 있다. 여자 그리고 엄마로서 맞이하게 되는 투병의 경험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이야기를 나누고 시끄럽게 떠들다 보면 그 안에서 내가 찾던 답이 찾아질 것이라 믿는다.

m.blog.naver.com/freshsanna
instagram.com/k_sudal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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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248g | 128*190*20mm
ISBN13
9791197838484

책 속으로

암 환자가 되면 급속히 외로워집니다. 가족이나 친구의 위로는 이상하게 따끔하게 와 닿을 때도 많았어요. ‘괜찮아’ 이 말이 저에게 전달될 때는 나의 경험이 지나치게 무거워지거나 혹은 한없이 가벼워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투병을 한 분들의 책을 읽으며 유일하게 공감을 얻을 수 있었어요. 응원과 위로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말예요. 응원과 위로, 어느 순간 그것으론 충분하단 느낌이 들지 않았어요. 암 환자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응원과 위로만 필요할까요? 그리고 어째서 평범한 사람의 투병 이야기는 잘 보이지 않는 걸까요?
---「프롤로그」중에서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이제 곧 항암이 시작된다. 병원에서 머리카락이 빠질 거라고 했다. 아이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까,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이제 막 일곱 살이 된 아이에게 엄마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아이에게 그 말을 하는 순간, 내가 아프다는 걸 무기로 쓸 것 같았다. 엄마 아프니까 엄마 말 잘 들으라고 했지! 라고. 아이에게 그보다 잔인한 말이 있을까. 그 이유가 가장 컸다. 나는 무조건 나아서 아이 앞에 원래 모습으로, 아니 더 건강한 모습으로 설 자신이 있었다. 그래야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아이는 지금, 내가 지독한 감기에 걸린 줄 알고 있다. 단, 머리가 걸렸다. 그것만 해결하면 가장 큰 산을 넘는 거라고 생각했다. 꽤 희망찼다. 그것만이 가장 큰 산이라니. 그나저나 아이에게 민머리를 뭐라고 설명하지. 사실은 스님이 되고 싶었다고 할까. 미용실에서 실수를 했다고 할까. 머리에 이가 생겼다고 할까. 그 어느 것도 마음에 쏙 들지 않았다. 어설픈 연기를 하면 아이가 눈치를 챌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영리하니까 말이다
---「수육 결의」중에서

‘내 아이가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다, 따져보면 우리 가족 중 내가 아픈 게 제일 나아’ 나 스스로 그걸 위로라고 했다. 그래야만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남 일이 내 일이 됐다. 건강을 잃은 절망감을 다룰 줄 몰랐다. 큰 병을 수용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나를 오랫동안 지배했다. ‘건강하거나’ ‘건강하지 않거나’를 흑백처럼 명확하게 나누어 생각해왔다. 그 사이에서 잘 살아갈 방법을 고민할 엄두도 못 냈다. 나의 존엄성에 건강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걸, 최근에야 깨달았다. 이제는 건강하기만 하면 됐지 뭐, 같은 말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긍정적인 말처럼 들리지만 그 말이 사실은 누군가의 절망을 위안 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더 절망적인 상황에 나를 넣어놓고 지금의 절망을 가볍게 만드는 건 금방 설득력을 잃는 말이다. 이제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폭력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건강하기만 하면 될까」중에서

우리 모두 소소한 만성 염증 하나쯤 달고 산다. 우연히 아는 사람 중에 중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잊고 있던 불안감이 번쩍 고개를 드나 보다. 쉽게 불안해지고 더 쉽게 그 마음을 놓고 싶어 한다. 건강에 대한 불안의 고리를 끊어낼 습관을 만들거나, 안 하던 운동을 한다거나, 아니면 병원을 찾아 문제의 원인을 찾는 적극적인 행동을 하는 대신, 사람들은 쉬운 방법을 선택한다. 중병에 걸린 이들과 자신을 비교해 나와는 다르다는 확신을 얻고 거기서 불안감을 툭툭 털어내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오늘도 그렇게 불안에 대처하는 자세를 가진 이들에게 내가 초대된 자리였다. 나는 조미 김 맨바닥에 깔린 흡습제처럼 그들의 불안감을 싹 걷어주었다. 그들은 골칫거리에서 다시 벗어난 듯 보였다.

---「기준」중에서

출판사 리뷰

암이 인생의 선물이라고? 아니, 암은 암일 뿐이고 인생은 인생일 뿐이다

누군가는 그렇게 말한다. 암이 인생의 선물이라고. 정말 그럴까. 누군가는 그렇게 묻는다. 암 덕분에 인생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게 되지 않았느냐고 말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암은 그저 암일 뿐이었다. 암 때문에 감사하게 된 것도 원망하게 된 것도 없었다. 암은 그저 질병일 뿐이고 치료하면 될 뿐인데 사람들은 거기에서 너무도 많은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겪어보니 이제야 알 것 같다. 암은 그냥 떼어내어야 할 덩어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암에 걸렸다 말하면 사람들은 위로를 하려고 한다. 어쩌다··· 혹은 힘내, 괜찮을 거라는 위로 말이다. 그런데 겪어보니 그런 위로가 아무런 소용도 없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때로는 위로가 아니라 상처가 되기도 했다. 아쉽게도 우리는 누군가를 제대로 위로하는 방법을 모르는 시대를 살아왔다. 상대에게 어떤 위로가 필요한지도 모르면서 말이 먼저 도착해 상처를 주게 되는 섣부른 위로도 있었다. 때로는 어린아이의 단순한 말이 가장 큰 위로가 될 때도 있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위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타인의 불행을 나의 위안으로 삼는 위로가 아닌 순수하고 솔직한, 상대방의 아픔을 제대로 이해해보려고 하는 그런 위로 말이다. 그런 위로만이 암이라는 터널에 빠진 누군가에게 위선과 가식이 없는 진짜 위로가 되어줄 거라고 생각하며 저자가 겪은 경험들을 적어내려 갔다.

암에 걸린 엄마 그리고 여자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아파도 아플 수 없는 사람이 엄마인데 저자는 삼십 대 초반에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의사는 수술을 해봐야 알 수 있다며 몇 기인지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아이는 어렸고 암을 설명할 재주도 없어서 그저 감기라고 이야기를 하며 불안한 시간을 지나왔다. 엄마들이 겪어야 하는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와 암의 상관관계를 생각하며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꺼내 놓는다. 제대로 된 돌봄 시스템이 없는 상황에서 투병하는 엄마가 겪는 어려움, 육아와 투병이라는 두 가지의 돌봄을 가족이라는 시스템에만 기대어 오롯이 해결해야 하는 투병 생활의 난감함에 대해 저자가 겪은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모아 보았다.

저자는 이 모든 어려움과 고민을 함께 모여 이야기해보자고 한다. 암을 겪고 있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 암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괴로워할 각각의 개인들과 계속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잘못된 문제들을 함께 발견하고 고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제대로 된 의료 시스템, 제대로 된 위로만이 지금, 진정으로 필요하다

저자는 말한다. 타인의 불행을 보며, 타인의 질병을 보면서 ‘나는 아니겠지’라는 마음으로 쉽게 안도하려는 사람들을 볼 때, 그럴 때마다 설명할 수 없는 씁쓸함과 이기심을 느꼈다고 말이다. 이제 ‘암’은 그저 남의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암에 걸리고 또한 암 이후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투병 그 이후의 삶, 저자는 암에 걸렸어도 하루하루 ‘제대로 사는 것’처럼 살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고 암에 걸렸어도 돈 걱정 없이 치료를 받으며, 육아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삶,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삶. 그런 하루하루를 살고 싶다고 생각해본다. 그리고 이 모든 질문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공공의 문제로 다루어지게 되는 사회를 조심스럽게 꿈꾸어 본다. 그래야 앞으로 즐겁게 투병하며 살아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여기저기에서 작든 크든 목소리가 계속 나오다 보면 결국에는 시스템도 바뀌지 않을까. 암이라는 터널을 지나는 중인 사람들, 그리고 그 터널을 빠져나온 사람들의 목소리가 궁금하다. 그래서 먼저 이야기를 건네 본다. 나는 암이라는 터널을 지나오며 이런 의문들이 생겼는데, 당신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이제는 당신의 이야기를 꺼낼 차례라고 말이다.

추천평

아픈 사람이 다른 사람의 투병 일지를 찾는 이유는 병의 아픔을 성스러운 순교로 만들지 않은 이야기가 듣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날카롭고 예민해진 내가 정상인지, 감사하지 않고 욕심 부리고 불만에 가득 차 이 생에서 득도하지 못한 내가 괜찮은 건지 확인하고 싶다. 치료와 삶의 의지를 불태우게 하는 것은 기대와 다르게 운명의 순종과 순수한 감성이 아니라 아픔과 욕망에 솔직하며 개성을 잃지 않은 병실 동지들의 모습이었다. 삶을 함부로 안다고 이야기하지 않으며 가끔은 피곤하고 화도 나며, 그래도 재미있게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함께 나누고 모두 마음껏 짜증내고 기뻐하고 사랑하자. - 다드래기 (『혼자 입원했습니다』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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