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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시작에 앞서
미술과 장소 북촌, 영광스럽지만 외로운 선구자의 길 고희동 미술관 중앙고등학교 경복궁, 식민지배의 시각적 도구가 된 조선의 법궁 동궁 영역 건청궁 영역 서촌, 북악산과 인왕산에 둘러싸인 창작자들의 동네 이상범 가옥 천경자 집터 박노수미술관 무계원 석파정 서울미술관 환기미술관 경복고등학교 진명여중고교 터 서촌 출구에서 세종로, 남촌, 시각 이미지의 대중화와 미술시장의 확장 동아일보 사옥 구세군 중앙회관 덕수궁 남촌으로 들어가며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서울 프린스호텔 : 경성미술구락부 터 성북동, 우리 미의 탐구와 문화보국의 현장 최순우 옛집 ?간송미술관 ?노시산방 & 수연산방 여행을 마치고? 미술의 이상 저자 후기 경성미술여행 지도 독자 서평 도판 목록 후원 명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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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근대화는 서구를 모델로 한 변화이자, 서구에서 수백 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진행된 것을 압축된 시간에 추진하는 시도였다. 또한 그것은 일제(日帝)에 의해 강제되고 통제된 변화이기도 했다. 따라서 20세기 전반기는 근대성과 식민성이 중첩되는 시기다. 식민 지배의 폭압 가운데 신음하며 국권 회복을 위해 몸을 던져 투쟁하던 엄혹한 시기이자,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고 서구적 라이프 스타일이 확산된 때이기도 하다.
--- p.5 미술을 접하면서 가장 감동적인 이야기는 작가의 삶과 그의 작품에 대한 것이지만, 배경이 되는 거시적 상황들을 이해할 때 더 풍성하게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나의 경험이자 소신이다. 그런 이유로 이 책에서는 개별 작가의 삶과 작품에 초점을 두기보다 근대 미술의 전반적인 상황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 p.7 최순우 옛집에는 소박하고 겸손하며 단아한 우리의 마음 씨가 곳곳에 스며 있다. 조선의 미, 즉 우리 고유의 미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된 것은 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부터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의 미를 논한 이들은 크게 서구인, 일 본인, 조선인이라는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서구인으로 는 독일인 안드레 에카르트, 일본인은 야나기 무네요시, 조 선인은 고유섭을 대표로 하여 그들이 논한 우리의 미에 대 하여 나누고자 한다. --- p. 285 돌이켜보니 우리 근대 미술의 역사는 여느 역사가 그렇듯이 토양과 기후 조건을 극복하면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마침내 열매를 맺는 과정이었다. - 중략- 역사는 그렇게 흘러가고 변화한다. 이번 여행에서 개별 작가의 삶과 작품보다 학습-창작유통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일제 강점기의 미술 관련 장소들을 다니면서, 미술 자체만이 아니라 미술과 사회와의 관계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 p.338 왜 새로움이 필요한가? 기존의 방식으로는 세상을 다 보여줄 수 없고 알 수도 없기 때문이다. 개념화된 언어로 정제된 철학은 말할 것도 없고, 다양한 표현의 자유가 허용된 예술도 여전히 완전한 세계를 보여주지 못한다. 다만 부분과 단면을 보여줄 뿐! 그러기에 우리에게는 끊임없이 새로움이 요구되며, 그 새로움을 통해 인간과 세계를 더 풍성히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다. --- p.3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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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터무니없다”라고 말할 때 터무니가 ‘터의 무늬’라는 말에서 유래했다는 도입부의 설명부터 흥미로운 경성미술여행, 과연 미술여행과 터의 무늬와의 연관성이 무엇일지 궁금하게 만듭니다.
‘경성’이라는 서울의 옛 명칭은 일제 강점기에만 사용되었기에 근대라는 시기로서의 ‘경성’이 주는 복고적인 낭만 감성과 더불어 나라 잃은 아픔을 동시에 떠올리게 합니다. 그렇게 식민지배의 특성과 근대성이 교차하는 시공간의 중심이었던 ‘경성’에서 꽃피운 우리의 근대 미술의 흔적들은 만약 그 터가 남아있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체감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릅니다. 한 장 한 장 책을 넘기며 아직도 남아있는 근대 시대의 전통 건축물이나 서양 건축물들 사이를 거니는 듯하고, 평소에 무심하게 지나다니던 그 장소가 가진 의미를 알고 나니 그 깊이와 시간의 여운 때문에 천천히 음미하듯 읽어 나갈 수 있습니다. ‘미술 이야기’하면 흔히 생각하듯 작품에 담긴 주제나 화풍, 개별 작가의 삶 등을 주로 이야기 하기 보다는 학습-창작-유통 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다루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 당시의 배경, 시대적 흐름 등 작품이 탄생하는데 영향을 주었지만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요소들을 알고 나니 미술 작품들이 또 다르게 다가옵니다. 추천 서평 가을볕이 창으로 드는 조용한 오후 나절의 책상머리에서 미술 여행을 따라 나섰다. 『터무늬 있는 경성미술여행』의 해설을 따라 근대 서울이라는 거대한 미술관으로. 시대적 상황과 터와 장소, 사람에 얽힌 사연들이 매끄럽게 연결되는 구성은 근대 시기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치우침 없는 열린 시선과 솔직한 해설 덕분에 그 시기가 품고 있는 아픔을 마주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미술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근대가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과 단절된 시간이 아니라는 것 또한 새롭게 다가온다. 서문에 작가 자신을 요리사에 비유하였는데, 작가의 사유와 감성이라는 그릇에 담긴 지식은 맛도 있고 소화도 쉬웠다. 이제 남은 것은 작가가 묘사한 그 길을 걸어 보고, 그 터의 무늬를 밟아 보고, 경험하는 일이다. 마음은 벌써 북촌, 서촌, 남촌, 성북동을 가로지르며 주말을 기다리고 있지만, 이 여행의 종착지는 경성이 아니라 미술을 바라보는 마음 속, 예술이 되는 삶 속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책 마무리 글 “미술의 이상(理想)”에 담긴 사색은 페이지마다 밑줄을 그으며 여러 번 되뇌게 된다. “예술은, 그리고 미술은 우리를 아름다움 그 자체로 이끄는 갈망, 즉 사랑이다.” 미술에 관심만 충만하고 방향성 없이 배회하던 방랑자였으나, 올가을에는 여행자로 입문하기를 희망해 본다. _이수경(첫 미술강좌 여행부터 지금까지 참여 중인 찐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