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가격
15,000
5 14,250
YES포인트?
75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해외배송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흥덕사의 봄 / 10
왜구 장연현을 침구하다 / 24
직지의 수난 / 48
역참 / 59
실상사 / 77
황금을 찾아서 / 86
은월암에서 금은사까지 / 107
고려장수 / 116
흥덕사 사람들 / 130
웅거 / 142
활자 / 159
고려군 / 167
국운 / 182
전투 / 198
토착왜구 / 219
첩자 / 229
분지골 / 261
중원에 지는 노을 / 282

저자 소개 1

충북 괴산 출생, 한국소설신인문학상 수상, 울산문인협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소설가협회 회원, 소설21세기 회원, 소설집 『낙타와 함께 걷다』『귀신고래의 노래』 공저 『2018년 신예작가』 『제9회 현진건문학상 작품집』

김태환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93쪽 | 474g | 140*210*20mm
ISBN13
9791170320937

책 속으로

이마카와 료순은 고려인 포로들을 풀어주는 대가로 당당히 팔만대장경을 요구했다. 그런데 포은 선생이 생각하기에도 고려의 보물인 팔만대장경을 왜인들에게 넘겨줄 수는 없었다.
스님들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을 요구하는 포은 선생의 의도를 정확히 알 수 있었다. 팔만대장경 대신에 일본으로 보내기 위해 책이 필요한 것이었다. 그러나 함부로 덥석 내어 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왜인들이 요구하는 대로 내주었다가는 다음에 또 무엇을 요구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왜인들이 무슨 목적으로 책을 원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이건 호사품이 아닙니다. 책을 만든 목적은 많은 사람이 불법을 깨우치는데 도움을 주려는 것입니다.”

흥덕사에서는 일단 다급한 난은 피하고 보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우선 인원을 셋으로 나누었다. 각자 다른 방향으로 피신했다가 왜구들이 물러가고 나면 다시 모이기로 했다. 석찬 스님은 인출장 최은집과 감교관 박재만과 한 패가 되었다. 이미 책으로 완성된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열 권과 이미 만들어 놓은 활자판을 챙겼다. 완성본 열 권은 각자 나누어서 짐 속에 넣었다.
석찬 스님은 동쪽으로 무심천을 건넜다. 밖에서 거주하던 가솔들까지 합치니 따르는 무리들이 서른 명 남짓했다. 방향을 속리산으로 정하고 보은을 향해 걸었다. 노숙을 하며 사흘 만에 닿은 곳이 상주 북쪽의 갈령이었다. 속리산의 남쪽 자락이었는데 은월암이란 작은 암자가 있었다. 서른 명이나 되는 인원이 거주하기에는 턱없이 비좁았으나 임시로 바위벽 아래 움막을 치고 거주하기로 했다. 남자들은 산에 들어가 양식이 될 만한 것들을 거두어왔다.

삼도순찰사 이성계 장군은 지리산 실상사에서 만났던 흑두타 스님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랐다. 속리산을 넘어 한강이 나올 때까지 지형을 두루 살펴볼 생각이었다. 그날 저녁 늦게 흥덕사를 살피러 나갔던 남자가 돌아왔다. 아직까지 흥덕사로 돌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불탄 절터 근방에는 사람이 얼씬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함부로 흔적을 남겼다가는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어 불타고 남은 주춧돌 옆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말목을 하나 세워놓고 왔다고 했다.
다음날 석찬 스님을 비롯한 흥덕사 식솔들과 삼도순찰사 이성계 장군이 이끄는 고려 군사들은 함께 은월암을 떠났다. 인출장 최은집의 아들 최인규는 길을 떠나면서 몇 번이나 은월암을 뒤돌아보았다. 은월암은 아버지를 왜구의 손에 잃은 곳이라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장소였다.

후지와라가 야철공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야철공들은 모두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자 후지와라는 시렁 위에 놓아두었던 책을 내려왔다. 상하로 이루어진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이었다. 후지와라가 책의 가운데 장을 펼쳤다. 붓으로 직접 쓴 것보다 정갈한 글씨체가 양면에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후지와라가 금속활자 하나를 들어 책 가운데에 놓고 뒤집어 보았다. 거꾸로 된 글이지만 글씨체가 같다는 걸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글자의 크기도 똑같았다.

잠시 후 천지를 찢는 듯한 폭음이 강물을 흔들었다. 섬광이 번쩍하더니 연기가 하늘 높이 치솟았다. 후지와라가 탄 배가 산산조각이 났다. 강에서 유유히 헤엄치던 물오리 떼가 소리에 놀라 한꺼번에 날아올라 하늘을 덮었다. 최인규의 손에 아직도 꺼지지 않은 횃불이 활활 타고 있었다. 이방원이 다가와 최인규의 어깨를 쓰다듬었다.
“이제 아우도 가슴에 묻힌 걸 모두 잊어버리게. 부모님께서도 이 천둥소리를 들으셨을 것이네.”
“요시무라가 억울하지 않을까요? 그래도 우리 편이었는데요.”
“여기서 있었던 일은 아무도 몰라야 하네. 첩자란 다 자기 꿍심이 있게 마련이네.”
“이제 전 어디로 가야 할까요?”
“박달산으로 가시게. 거기 가면 큰 산이 직지를 품고 있을 것이야. 앞으로 아우가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야. 우선 목벌로 먼저 가서 이 물건은 내려놓아야지. 거기 가서 인국 아저씨에게 인사도 해야 하고. 이게 참 대단한 물건이야. 같은 청동을 녹여 만든 물건인데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구나.”
“왜 사람은 서로 죽이고 죽임을 당하는 것이죠?”
“그러게 말이다. 이제 아우는 박달산으로 돌아가서 사람을 살리는 일에 매진하시게. 나도 이 길로 개경으로 올라가 과거에 응시할 생각이네.”
이방원은 뱃전에 놓인 화포를 대견한 듯 손으로 쓰다듬었다. 서산으로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했다. 어스름 저녁 강가의 중앙탑이 노을 속으로 천천히 잠겨 들어갔다. 배는 노을이 물든 붉은 강물 위로 빠르게 거슬러 올라갔다.

--- 본문 중에서

추천평

대상으로 선정된 김태환의 장편소설 『박달산, 직지를 품다』는 가독성 높은 문장과 준열한 역사의식으로 직지 소설의 차원을 한 단계 높인 수작으로 평가되었다. 오랜 역사 속에서 생명력을 이어온 민족성의 가치를 돋우는 작가의 역사의식은, 왜구의 침략으로 흥덕사가 불타고 금속활자를 박달산으로 옮기는 과정에 큰 의미망을 부여하고 있다. 스님과 백성과 관군들이 외세 침략에 저항하는 과정을 통해 민족정신의 정화(精華)로서 직지의 상징적 의미를 확장한 공로가 크다. 금속활자를 지키려는 인물의 사투와 감동이 침략자의 난동보다 폭넓게 등장하지 못함이 아쉽게 느껴졌지만, 문학적 상상력을 통한 역사 재현의 장(場)으로 모자람이 없는 작품이라 여겨졌다. - 김호운, 김지연, 김창식, 유성호, 이광복, 전영학 (심사위원)

리뷰/한줄평0

리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14,250
1 14,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