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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숲으로의 초대 009
바람이의 겨울 041 폭설 059 눈사람 엄마 079 선물 097 시골길 115 눈 수저 135 천 개의 손 153 첫눈 171 서른아홉의 등불 189 작가의 말 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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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내린 눈 위로 거듭 쌓이는 마당은 하얀 빛의 놀이터였다. 겨우내 포근하고 재미난 놀이터에서 어린 소녀는 즐겁게 눈사람을 만들었고 봄이 오기까지 뚱뚱한 눈사람은 한 가족이 되었다. 하얀 빛의 놀이터에는 꿈과 상상이 단번에 하늘에서 미끄럼을 타고 내려오는 사다리도 있었다. 어린 소녀의 마음 안에는 부드럽고 행복한 알맹이들로 가득 찼다. 눈송이들이 그렇게 따뜻하게 속삭였다. 그러다가 이른 봄, 마당 구석구석의 잔설들은 아쉬워하는 어린 소녀를 달래 주곤 했다. 눈을 소재(배경)로 한 열 개의 단편 소설들은 눈의 고향으로 가는 짤막한 여정이다. 그것은 눈의 근원을 찾는 마음의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눈의 속성인 소멸, 순수, 정감의 분위기, 풍요로움, 유년의 추억, 동화적 정서, 몽환의 가능성 등을 이야기하려 했다. 그중 두드러진 정서는 소멸로서 사라짐과 죽음을 의미한다. 소설 곳곳에서 드러난 소멸과 사라짐의 풍경에는 슬픔과 허망함이 녹아 있다. 그러나 눈이 그러하듯이 인간의 소멸과 사라짐도 아름다움으로 승화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끌려 궁극적으로는 슬픔을 정화하려는 끈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몽환적 이미지는 눈의 가장 매력적인 정서라고 생각한다. 판타지가 가능한 이유이다. 우리의 메마른 마음이 마음껏 가상 현실의 세계로 들어가는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다고 믿기에. 오래전부터 도심에서는 겨울에 눈이 아주 드물다. 눈 없이 메마르고 추운 겨울, 그와 함께 잊혀 가는 정서에 대한 갈증도 생겨나게 되었다. 겨우내 고작 몇 번 눈 오는 날은 축제가 벌어지는 기분마저 든다. 나무들도 벌서고 있는 듯한 겨울에 먼 하늘에서 내려오는 셀 수 없이 많은 행복의 입자들을 떠올리며 눈의 서정적 이미지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또한 글에 깃든 마음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일에 의미와 즐거움이 더해지기를. 하얀 빛의 놀이터도 어린 소녀도 사라진 밋밋하고 서글픈 눈의 오늘로 그가 오고 있다. 2022년 겨울 양수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