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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1부 스치다 마주친해바라기를 맞다봉숭아 꽃물 들이기푸른 사과아이토종 옥시시저 가을은 붉어지고안개승강기 지붕에 사는 새스치다 마주친자두이곳은 재개발 중경로석 데이트원데이 투어이러지도 저러지도2부 숲은 휘어서 산다손톱에 박힌 달막히는 길에 부레옥잠이은여우 목도리관계자 외 출입 금지모두 다 제자리헐렁한 날목침백숙경주 남산 숲은 휘어서 산다우리는 그게 더 아프다생각이 생각에게큐브흑백 202004123부 조율사의 흘러간 노래동강 가는 길서쪽 창의 안부새해 홍원항 재활용 닻에 걸려길 위에서수도사와 파랑새가정식 백반집골동품 가게동이감을 먹으며새삼절벽저문 저잣거리에서듣고도 보고도 모르는조율사의 흘러간 노래아침 술에 비틀거리는4부 오래전 하루소나기 지나는 하늘주먹은 가깝고 단톡방은 멀다상습 교통 체증의 터널 빠지기문상, 긴 하루폐쇄된 간이역식탁에서 민들레 너는반짝 퀴즈오래전 하루우두둑2022.03.13.연하장보늬 치다화두 한 알 입안을 돌아5부 어머니의 의자내 안의 적막4월에 내리는 눈황사불면봄 또 만나다밥통과 밥솥일상여름 비처럼 만나다머리카락 걸어 다니다어머니의 의자큰집 식당지금 생각해 보니태종대소풍6부 난지도의 달노래를 듣다가난지도의 달미나리 밑둥치봄역설자작나무 의자오래되어 놓치는봄 여섯 그리고 또 봄이상한 손길엄마식탁 위에 반짝이는 수저를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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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소재에 신선한 시어로 생명력을 불어넣다!일상의 오브제를 재미있고 때론 감성적으로 노래한 80편의 시“배수구에 끼인 것들을 / 맨손으로 청소하다가 / 뜨끔 / 손톱 밑 작은 것이 / 하루를 무너트리고 밤을 밝히는”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시 「손톱에 박힌 달」의 시작 연이다. “하나의 달이 지자 / 아홉 개 달이 수시로” 인사를 보낸다. 청소 중 다친 손톱을 ‘달’에 비유한 시인의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그리고 손톱이 치유되는 과정을 “노을이 물들고 조금씩 차오르는 달”이라 비유하며, “찬바람 깊은 날” 그렇게 “열 개 꽉 찬 달의 노래”는 완성된다.이렇듯 최수지의 시는 신선한 비유로 꽉 차 있으며, 손톱이 치유되듯 마음도 치유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시인 마경덕은 “소통이 가능한 지점을 제시하고 다양한 감각 주제를 전달하는 시인은 언어에 대해 자유롭다.”고 말하고, 시인이자 문학 평론가인 송동호는 “시어들은 차분하지만 묵직하다. 시를 엮는 솜씨는 남성적이지만 경륜의 노련함으로 더 맛있게 여성적으로 요리한다.”고 말한다.시인의 이러한 신선함은 시 「헐렁한 날」에서 더 잘 드러난다. 여유로운 날을 ‘헐렁하다’고 표현한 것에서부터 신선함을 찾을 수 있는데, “밀봉된 알사탕 봉지 터뜨려 쏟아붓듯 / 하루 일정을 흔들어 풀었다”는 표현은 마치 눈앞에 펼쳐지는 듯 또렷한 이미지로 펼쳐지며 동화적인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그녀의 시는 평범한 일상에 신선한 시어로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이 시집을 읽으며 마음이 치유되는 것 또한 그런 이유일 것이다.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소재들을 가지고 혁신적인 어법으로, 단 절대 어색하게 미화하지 않는 그녀의 알찬 시작을 만나 보며, 내 안에 꼭꼭 숨어 있는 동화적 상상력을 불러일으켜 보자.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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