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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 벗은 나무들을 노래하며
다시 여는 글 1. 악어야, 용서는 함부로 하는 게 아니란다 추억을 잃어버린 아이 연필 한 자루 가출한 아버지를 찾아서 북에서 온 제자 누룽지 잔치 호스트바에서 일할 겁니다 악어야, 용서는 함부로 하는 게 아니란다 어머니의 기도 어떤 사랑 이야기 첫 번째 편지 2. 노래, 그리고 자유 동반자 소풍 가는 날 그 어느 토요일 오후 대빵의 조건 목이 말라요 노래, 그리고 자유 롤빵 세 개 학급회장 선거 그 삼촌에 그 조카 두 번째 편지 3. 피고 지고 또 피는 눈물꽃 너는 어디에 있니? 아낌없이 주는 나무들 빗나간 독화살 졸업여행, 따로 또 같이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피고 지는 또 피는 눈물꽃 사제 동행 당뇨병 아버지의 손 장미꽃 백 송이 세 번째 편지 퇴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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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앓는 아이들, 그들이 부르는 성장의 노래
그가 선생으로 지낸 대광고는 그의 모교이기도 하다. 선생이자 선배이며 동네 주민으로 지낸 그는 아이들 필통의 연필 개수도 알 만큼 아이들 사정에 밝다. 그 아이들 대부분은 집안 환경이 어렵거나, 과거의 그늘진 삶으로 마음이 닫혔거나, 어떤 일에도 의욕을 보이지 않는다. 마치 한겨울을 나는 동물들처럼 아이들은 웅크리고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우현이는 어느 날 가난에 질렸다며 호스트바에서 돈을 벌겠다고 털어놓는다. 배구 유망주였으나, 상습 폭행으로 여러 번 학교를 짤렸던 강호는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을 ‘저 새끼’라는 표현을 써가며 이야기한다. 가출한 아버지를 찾아 결석을 하고, 기도만 하는 엄마에 대한 불만을 터뜨린다. 아이들을 폭행한 아버지를 따라 엄마를 때리고 자책하며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도 있다. 선생님은 이런 아이들의 가슴에 있는 따뜻함을 찾아내고,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괴로워하는 아이들과 함께 아파하면서 그들의 미래를 찾아 길을 떠난다. 함께 울고 웃으며 나눈 이야기들은 그들의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노래가 된다. 그를 절망의 끝에서 끌어올리는 아이들! 어느 날 아침, 선생님의 책상은 온통 장미로 뒤덮였다. 늘 궁핍한 아이들이지만 아이들은 ‘선생님을 위해’ 공사판에서 번 돈으로 꽃을 샀다. 아이들에게 꽃은 선생님께 청하는 화해의 악수이자, 위로의 노래다. 선생님의 마음을 뜨겁게 하는 건 두용이, 봉만이, 해연이만이 아니다. 소아당뇨를 앓고 있는 재서는 ‘세상엔 저만 아픈 게 아니었다’며 자신처럼 당뇨가 있는 선생님을 배려하지 못했다며 미안해하고, 입시에 힘들어하던 아람이는 ‘실패는 제가 꿈이 있다는 것을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알게 했다’며 스스로 마음을 추스린다. 물 먹은 솜처럼 마음과 몸이 무거웠던 선생님도 이제 아이들 모두가 꽃으로 보인다. 마음의 파랑새를 찾아 방황하고 떠돌던 아이들은 어느새 한 뼘 더 자라 선생님 곁에 돌아와 있다. 우리는 문득 그를 감동하고 살아가게 만드는 그 아이들에게로 달려가고 싶어진다. 그날의 봄 이후를 살아가는 아이들, 그리고 선생님 2011년 건강상의 이유로 그는 학교를 떠난다. 그리고 학교를 떠나는 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남긴다. “나는 여러분을 위해 기도할 것입니다. 절실하게 기도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할 것입니다. 넘어진 사람만이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 그리고 넘어져 본 사람만이 다른 사람이 넘어졌을 때 함께 울어줄 수 있고, 손을 내밀 수 있고, 그에게 힘을 줄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넘어진 친구가 있다면 애써 일어나려고 발버둥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넘어진 김에 한 호흡 쉬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파란 하늘도 바라보면서 아픈 눈을 잠시 쉬게도 하고, 비 내리는 날이면 비를 맞으면서 마음속 불길을 끄는 시간을 가지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 작은 꽃과 풀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들이 여러분들을 다시 일어서게 할 것입니다.” 7년 전 이 책에 자신의 이야기를 남긴 아이들은 지금 자신의 인생을 살아간다. 그날의 봄에 성장통을 앓으며 선생님이 뿌린 사랑의 열매들이 지금 열매를 맺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책에 실으며 선생님은 또 이런 말을 남긴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서 결국 식구들이 다 나가고 난 방에서 목 놓아 울었다. 힘겨울 때 내가 기댈 수 있었던 제자들, 그 못난 놈들이 보고 싶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바보란 소릴 들어도 좋다’는 선생님은 아이들 하나하나가 ‘최고의 존재’가 아니라 ‘유일한 존재’들이라고 고백한다. 삭막한 이 시대에 ‘그래도 아이들이 그립다’는 고백에서 아이들을 향한 선생님의 사랑이 천지 사방에 사람 냄새를 풍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