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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머리에
- prologue 이야기를 풀기 전에 Pause □ 뜨거운 사람일 수밖에 없어서 이렇게라도 사는 사람 Fuck, Fucked, Fucking 지구를 떠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 천문학자와 자살률 상실했느냐 물으면 아니라고 답하겠지만 함부로 영원히 능력과 무능력 사이 갈피를 잡는 방법 미온수로 저 좀 헹궈주세요 바나나 1분 1초 미래 기억 어디쯤 있나요 혼란스러우면서 평온할 수 있지 아무도 내 인생에 나만큼 관심 가지지 않는다 줄넘기 Rewind ◁ 처음부터 다시 사는 사람 내가 살아보고 싶은 나라에서 전부 다른 삶 37,998피트 상공 -56℃에서 그의 자랑 투명과 불투명 사이 사랑해 네가 어느 시간대에 있건 간에 몰입, 헌신, 기도 아무도 초대할 수 없는 방 서울에서 런던까지 다락방의 우리들 샤워를 하다가 바람이 불면 서로 흔들려요 한 개도 안 남기고 가는 사람 어떤 순간에도 우리는 서로에게 다정하고 마음먹은 일, 마음처럼 되지 않는 일 네 지옥이, 지옥이 아니게 될 때까지 위로 3월에 태어난 아이 우주의 양 끝에서도 조금에서 더 많이 쓸쓸한 Vibin' Out 우는 어른들 안전벨트1 겨울, 후유증 이방인, 이방인 반드시 돌아온 사람 메리 크리스마스 무사히 공전 완료 근하신년 Repeat ∞ 봉인된 사랑의 증거들 여기에서 네가 너인 건 너만 알게 마이클과 엘리엇 포렐스켓 보내지 못한 엽서 잘못과 용서 환상지통 재워주면 잘 잘게 마이 하트 윌 고우 온 사랑시가 돈이 되는 게 사실이라면 시거로부터 도망가기 그 아이에게 Play ▷ 이야기는 끝내면 안 된대요 그래도 사랑해, 이러다 울겠어 구원 살랑해 기약 있는 기다림 트립 투 잉글랜드4 속죄 Homebody 유성이 쏟아지는 밤 다른 사람으로는 살지 않기 도서관 예찬 틈을 놓치지 않고 들어오는 한 선의 빛 이야기는 끝내면 안 된대요 부산에 가야겠어 기본기 무한한 소원 2017년 가을에 쓴 마음 환생 무전취식 오늘 희망 낮과 밤의 말 외우기 쉬운 형식 Another year - epilogue 이야기를 묶으며 - 추천사 내가 사랑하는 모순(하현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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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하나를 강하게 실행하고 싶을 때, 해냈을 때, 잊지 못할 사건들이 터졌다. 이 책에는 그 사건들이 담겨있다. 터지고 난 후 잔해를 주워 담는 시간. 조각이 하나하나 소중하다면 줍다가 찔릴 때마다 아려도 아름답기만 하다. 삶에는 분명 향기로운 잔해들이 있고, 허리를 굽혀 조각을 주워 담다가 한 번쯤 자세를 고쳐 허리를 곧게 폈을 때 새로운 풍경을 마주했다.
---「프롤로그」중에서 좁은 침대에 껴 누워 잘 수만 있다면 손을 잡고 자야지. 그럼 서로의 잠이 옮겨붙어 적운처럼 부풀지 않을까. 우리 꿈이 연결될 리 없대도 악몽만은 감지해서 꿈 바깥에서 서로의 이름을 불러 줄 수 있지 않을까. 악몽이 더는 이어지지 않도록 꿈속에서까지 발버둥 치지 않도록 너는 나를, 나는 너를 살려주지 않을까. ---「아무도 초대할 수 없는 방」중에서 누군가의 옆구리나 심장에서 떨어져 나와 발바닥인 채로 밤에 찾아오는 한기를 견딘다. 그냥 발바닥도 아니고 대리석 바닥을 밟고 있는 발바닥. 이 발바닥은 발바닥이기 이전에 자기가 무엇이었는지, 어디로부터 왔는지는 잊었다. 뜨거운 옆구리나 심장에 딸려본 적이 있었다는 것부터 기억하는데 이제 그 기억조차 희미해져만 가서 혼자 떨어져 나와 밑바닥과 닿아있는 게 그렇게 서늘하고 무서운가 보다. 발바닥이면 발바닥인 채로 앞으로 걸어 나가면 된다. 그러다 보면 발에도 불이 붙겠지. 재워주지 않아도 잘 잘 수 있어. ---「재워주면 잘 잘게」중에서 하루 종일 너와 놀다가 헤어지고 집에 돌아와 옷을 벗었는데 목덜미 부분에서 네 옷에서 풍기던 섬유유연제 향기가 난 적 있다고. 세탁기에 넣지 못하고 먼지만 툭툭 털어 예쁘게 접어 두게 되더라고. 너는 몰랐겠지만. 나, 그런 적이 다 있다고. 이 마음은 나만 알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잊혀서 존재 자체가 희미해지는 것들이 있는가 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지고 선명해지는 존재들이 있다. 후자의 경우가 사람일 때 그들이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는 건,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다 ---「여기에서 네가 너인 건 너만 알게」중에서 ‘엔딩이 어디에 있어. 이야기는 끝나는 게 아니야.’ 결론이 내려졌다 싶은 지점에서, 다 끝났구나 싶은 챕터 앞에서, 그게 새드엔딩이든 해피엔딩이든, 절대 그 엔딩을 마지막이라고 여기지 말 것. 시간이 아주 흘러 먼 미래, 끝의, 끝의, 끝에서 그 모든게 속단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 ---「이야기는 끝내면 안 된대요」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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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9개월의 런던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오는 과정에서 마주한 다양한 감정의 기록 2018년 7월부터 2020년 4월까지 런던에서 머물던 작가가 팬데믹으로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그해 겨울의 런던 생활과 한국에서의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마주한 다양한 감정을 담은 세 번째 수필집이다. 2021년 작가의 독립출판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혼란스러우면서도 평온할 수 있지』를 알비에서 새롭게 만나볼 수 있다. 팬데믹으로 계획보다 이른 귀국을 하게 되면서 영국 생활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 갑자기 2년 만에 마주하게 된 한국 사회 적응에 대한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불안을 작가만의 담백하면서도 한 꼬집 위트도 놓치지 않는 세련된 문장으로 담아내었다. Pause, Rewind, Repeat, Play 4개의 큰 이야기 속에는 단어 그대로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현재 진행형까지 작가가 솔직하게 마주한 불안과 희망, 사랑과 우정 만남과 이별 등 다양한 감정을 일기처럼, 혹은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로, 편안하게 주고받는 메신저 대화 등 다양한 형태로 담겨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감정의 과잉 없이 담담하게 써 내려가는 그대로의 불안과 우울, 희망과 기쁨이 오히려 더욱 강한 여운으로 남는다. 인생은 혼란과 평온의 영원한 반복 이렇게라도 살아보는 수밖에 런던에서의 생활을 팬데믹으로 마무리했던 작가의 상황처럼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 분명 ‘과연 나는 올해 무엇을 이루었나’ ‘나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가’를 고민하며 불안해하고 있을 현대인들에게 『혼란스러우면서도 평온할 수 있지』는 제목 그 자체로 한 해를 정리하는 마지막 문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TV나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처절한 절망과 무한한 희망이 아닌 누구나 살면서 끊임없이 마주하는 익숙한 좌절과 불안, 그 모든 엔딩이 아름답지 않더라도 희망하면서 절망도 하고 힘들어하면서도 즐길 수 있는 당연한 인생의 반복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또다시 다음 챕터로 나아갈 수 있다. 페이지를 넘기며 작가의 절망에 공감하고 무기력을 위로하며 용기에 박수를 보내다 보면 어느새 희망을 손에 쥐고 씩씩하게 일어선 작가와 나를 만날 수 있다. 살다가 또다시 과거를 후회하고 현실을 불안해하며 무기력해지는 날들이 올 것이다. 인생이란 원래 그런 것이니까. 그래도 괜찮다. 지나갈 걸 아니까 또 잠시 투덜대고 익숙하게 일어날 수 있다. 작가의 말처럼 대단히 망가져 있으면서도 틀림없이 건강할 수 있고, 희망이 있다는 걸 알고도 절망할 수 있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모든 걸 다 해내는 중일 수도 있고, 혼란스러우면서 평온할 수 있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