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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01. 보리차가 끓는 시간: 김현 〈기화〉 02. 청춘이라는 시: 이제니 〈발 없는 새〉 03. 괴팍하고 사랑스러운 당신: 김경미 〈김밥의 세계〉 04. 어른의 세계를 사랑하는 일: 김민정 〈‘어른이 되면 헌책방을 해야지’〉 05. 아름다운 세탁소에 대한 상상력: 진은영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06. 낯선 시간 속으로: 김이강 〈안개 속의 풍경〉 07. 우리 다시 최승자부터 시작하자: 최승자 〈어떤 아침에는〉 08. 나를 내다 버리고 오는 사람의 마음: 강성은 〈불 꺼진 방〉 09. 저 눈이 녹으면 흰빛은 어디로 가는가: 강성은 〈환상의 빛〉 10. 포기에 대하여: 김이듬 〈호명〉 11. 풍경 사이를 가만히 걷다: 송승언 〈유형지에서〉 12. 존재의 간결한 배치: 신해욱 〈모르는 노래〉 13. 여자인간: 신해욱 〈여자인간〉 14. 그녀는 생리 전이고, 우리의 이야기는 무척 길다: 정한아 〈PMS〉 15. 투명한 슬픔의 힘으로 부르는 노래: 최영미 〈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 16. 고통을 나누는 마음: 이근화 〈나의 친구〉 17. 여성의 고통은 어떻게 시가 되는가1_고통으로 세계와 자신을 파멸시키기: 박서원 〈소명1〉 18. 여성의 고통은 어떻게 시가 되는가2_고통으로 삶의 중심에 다가가기: 김소연 〈손아귀〉 19. 그녀(들)의 가능세계: 백은선 〈가능세계〉 20. 이소호가 이경진의 입술을 열고 말을 불러일으킬 때: 이소호 〈서울에서 남쪽으로 여덟 시간 오분〉 21. 그녀가 내 의자를 넘어뜨렸다: 박상순 〈내 가슴 속에서 지구는 돌고〉 22. 기다림을 향하여, 친구를 위하여: 허수경 〈목련〉 23. 엄마, 처음 만나는 타인: 김명순 〈재롱〉 24. 미래가 온다: 김현 〈미래가 온다〉 25. 미모사 곁에서: 정한아 〈미모사와 창백한 죄인〉 26. 속절없이 우리는 사랑으로: 김행숙 〈새의 위치〉 ∥여성 시인 인터뷰 정한아_미모사에게 보내는 사랑의 말들 김이듬_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흡 진은영_아름답고 정치적인 페미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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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까지의 글은 자신의 삶을 중심으로 시를 읽어 나가기 시작할 때 일상의 아름다운 순간들에서 시와 만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07〕~〔12〕는 사랑하는 일로부터 상처받아 사랑을 포기하고자 할 때 외로움, 그리움, 공허의 시간 속에서 시와 만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13〕~〔20〕은 여성의 고통을 중심으로 시를 읽어 나가는 일이 세상의 폭력에 맞서는 여성들과 다른 여성의 고통에 응답하고 연대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일임을 이야기한다.〔21〕~〔26〕은 시를 읽고 쓰는 일이 사랑하고 싶은 마음과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는 일임을 이야기한다. 시를 사랑하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사랑을 희구하는 일인 것이다.
본문 뒷부분에 실린 인터뷰 세 편은 2018년 3월경 여성생활웹매거진 〈핀치〉의 편집자 정세윤과 인터뷰어 신나리가 기획을 시작하여 〈핀치〉 사이트에 〈여성 시인 길어올리기〉라는 제목으로 2018년 10월에서 2019년 1월까지 총 5차례 발행했던 글을 초고로 두고 있다. 여성 시인 인터뷰 시리즈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 시인의 삶과 작품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해 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인터뷰가 여성 시인과 독자가 만나 서로의 삶을 읽고 나누는 통로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하였다. 세 시인이 들려준 아름답고도 귀한 삶의 경험들은 우리가 사람이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타인과 세상에 대한 이해에까지 어떠한 태도로 어떻게 나아가는지를 들을 수 있도록 듣는 경험을 통해 가슴 깊이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시가 인식론이 되는 세상을 꿈꾼다. 시가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사람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시로부터 상처받은 마음은 시로써 회복될 수 없다. 다만 시는 우리가 존재 그대로 숨 쉴 수 있게 해 주고 우리가 상처의 자리로부터 이동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한국 현대시 읽기에 입문하는 독자들, 페미니즘적 관점으로 작품을 읽어 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작가의 말 “2016년 문단 내 성폭력 이후 언어를 잃고 방황하던 나는 〈핀치〉의 편집자와 독자들이 보내 준 힘으로 다시 시를 읽고 쓸 수 있었으며 마음을 하나씩 주울 수 있었다. 우리가 마음을 주울 수 있었던 데는 우리에게 시를 보내 준 시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상처받은 우리 곁에 가만히 서 준 시인들에게 고맙다. 이 책을 통해 깨진 마음을 오랫동안 바라보느라 눈이 충혈되고 머리가 하얗게 센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나랑 같으니까, 나랑 다르니까. 사람들과 친구하고 싶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내가 가진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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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나는 너무나 사소한 것으로도 쉽게 속이 곪아서 당최 어디에 이야기해야 할지도 모르는 아픔을 삭혀왔다. 알고 보니, 그것들은 전혀 사소하지 않았다. 나의 경험은 곧 오늘을 사는 여성의 경험이었다. 나와 같은 사람의 말을 길어 올려 퍼트릴 때마다 누군가의 전혀 사소하지 않은 아픔 위엔 위로가 닿는다. 이 책에서 담담히 이어간 삶과 시에 대한 기록이 나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준다. 그렇게 우리는 회복할 수 있다. 위로가 필요한 나의 친구들에게 이 문장들을 꼭 건네고 싶다. - 정세윤 (<핀치>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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