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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이른 봄, 사랑이 시작되다 철새들의 낙원으로 숨어들다 매복은 매복해야 볼 수 있다 흰꼬리수리, 위풍당당 모습을 드러내다 결정적 순간을 노리며 끈질기게 기다리다 아무도 모르게 움직인다. 은밀하게… 허허실실한 매복 사냥술 맹금류의 서열, 오직 힘으로 가른다 태어나는 순간, 서열 경쟁은 시작된다 야생에 정해진 규칙이란 없다 보라매, 아직 사냥 공부가 필요하다 사냥, 기습적으로 시작되다 사냥은 은밀하게, 먹이는 은밀하거나 때론 훔치거나 숲 속의 무법자 어치, 참매 둥지를 찾다 흰꼬리수리, 먹다 버린 먹이를 찾아오다 흰꼬리수리, 기러기 사냥을 나서다 맹금류, 같은 듯 다른 사냥법을 가지다 허를 찌르는 기습 공격으로 오리를 잡다 보라매, 고향 둥지를 찾았으나 쫓겨나다 암컷과 수컷, 역할 분담은 명확하게… 참매 새끼들은 아기와 닮았다 줄어드는 번식지, 나무 한 그루가 답이다 자기 영역에 여러 개의 둥지를 짓다 어미 참매, 알 품기를 포기하다 둥지, 새끼들의 생존이 달려 있다 새끼를 키울 때는 숲을 벗어나지 않는다 첫 사냥, 천년의 비법을 담다 참매는 꿩 사냥을 좋아할까?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다 드디어 사냥 순간을 드러내 보이다 참매와 오랫동안 더불어 살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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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매는 정말 꿩 사냥을 좋아하기는 할까·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참매가 사냥을 나섰다. 풀숲으로 사냥개가 뛰어들면 그곳에 몸을 숨기고 있던 꿩이 놀라 푸드덕 날아오르고,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참매가 재빨리 튀어 올라 꿩을 뒤따라가 낚아채 떨어뜨려서는 날카로운 발톱으로 제압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전형적인 매사냥의 한 장면이다.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런 매사냥의 모습은 참매의 사냥 습성을 잘 파악하고 이용한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연출해 낸 장면이다. 실제 야생에서 참매는 무엇인가에 놀라 날아오르지 않은 한, 습성상 풀숲에 숨어 지내는 꿩을 찾아 풀숲을 헤치고 들어가 사냥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한다. 오히려 참매의 사냥 습성은 아프리카의 사자나 표범의 그것처럼 사냥감이 가까이 다가올 때까지 은밀하게 매복해 있다가 순식간에 해치우는 방식이다. 이런 예리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참매에 매료되어 8년이란 긴 시간 동안 여름이면 숲속에서 둥지 앞을 지키고, 겨울이면 허허벌판 사냥터에서 참매만을 좇은 저자가 그동안 모은 참매의 생태와 사냥 습성에 대한 기록과 사진을 묶어 펴낸 것이 『천년의 기다림 참매 순간을 날다』이다. 저자 박웅 선생은 2006년 5월, 오랫동안 겨울 철새로 알려져 있던 참매가 충청도 한 야산에서 둥지를 틀고 번식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세상에 드러내 보인 현장에 함께했었던 인연으로, 그 후로 지금까지 참매와의 긴 인연을 이어오고 있고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라 한다. 참매에 대한 고집스러운 외사랑만큼이나 저자의 이력도 조금 독특하다. 그는 건축가로서 일가를 이루었으며, 업무상 사진기를 만지게 되면서 산 사진만 10년쯤 찍었다고 한다. 어느 해인가 사진을 찍으러 올랐던 지리산에서 우연히 만난 ‘잣까마귀’의 노랫소리에 반해 새 사진에 눈을 돌린 지도 벌써 10년이 넘는다고 하니 이런 저자의 경력을 감안하면 참매만 따라다닌 지 8년이 되었다는 사실도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저자는 고집스레 숲과 들, 강가의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모은 이 땅에 사는 참매에 관한 이 기록이, 한반도 전역에서 번식을 하는 텃새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조류인 참매를 보존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더불어 그들이 둥지를 트는 숲이 건강하게 보존되어 참매뿐만이 아니라 이 땅의 야생 생태계가 튼튼해지는 데 작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4년의 긴 기다림매복 끝에 포착한 8초의 순간 매서운 눈매와 카리스마 넘치는 풍모, 천적이라고는 사람 외에 딱히 없을 참매의 사냥법은 의외로 조심스럽고 은밀하기 그지없다. 목표물이 사정거리 안으로 올 때까지 꼼짝 않고 기다리다가 한순간에 잡아채는 사자나 표범처럼 참매 역시 사냥감이 가까이 다가올 때까지, 때로는 빈틈을 보일 때까지 오랫동안 매복을 하고 있다가 순식간에 해치운다. 그 순간을 사진에 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참매가 매복하는 장소를 알기도 어렵고, 설사 매복 장소를 알아내 완벽하게 위장하고 기다려도 귀신 같이 알아채고는 매복 장소를 바꾸거나 옮겨가 버리기 때문이란다. 저자 역시 참매가 사냥하는 모습은 여러 번 목격했지만 정작 사진 찍기는 번번히 실패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저자가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 곳은 트인 공간이었다. 번식 생태를 관찰할 때는 장소가 숲속이라 나무나 지형지물에 가려 사냥 순간을 포착할 수 없으니까, 겨울이 되어 새들이 먹이가 적은 산을 버리고 들이나 강으로 나오는 때를 노린 것으로, 먹잇감 새들을 따라 너른 들녘으로 나온 참매의 사냥 순간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그러나 넓은 강가에서 벌어지는 참매의 겨울 사냥 장면을 포착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참매의 겨울 사냥을 추적한 지 만 3년째가 되어서야 겨우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을 정도였다. 참매를 좇은 8년의 시간은 늘 기다림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숲에서 둥지를 관찰할 때는 알을 품는 어미나 바닥에 널브러져 어미를 기다리는 새끼들의 정지 장면과 같은 모습을 한두 시간이 아니라 한나절씩 지켜봐야 했고, 사냥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하루 종일 지속되는 참매의 매복을 바라보며 행동하기를 기다려야 했다. 그 고달프고 힘들었던 시간을 통해 저자는 참매의 숨겨졌던 사냥 습관과 둥지의 비밀 등을 관찰할 수 있었고, 매·새홀리기·흰꼬리수리·왕새매와 같은 다른 맹금류의 습성도 알게 되었으며, 이들과 참매의 먹잇감이 되는 새들의 생태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참매라는 한 종에 대한 8년간의 관찰 기록이지만, 이들의 등장으로 숲과 습지에서 참매와 이웃하는 새들의 생태까지 아우르고 있어 조류, 특히 맹금류의 생태까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저자가 주는 기분 좋은 덤이다. 그동안 잘못 알려져 있었거나 우리가 미처 몰랐던 참매의 생태는 물론 이웃해 살아가는 새들의 모습까지 생생하고 귀한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어 독자들은 마치 자신이 참매 둥지가 있는 숲과 해미천가를 누비고 있는 듯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참매를 포함한 이 땅의 야생 조류와 그들의 야생에서의 생활사에 관심 있는 분은 물론 중고생 이상의 독자라면 누구나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을 수 있으며, 저자의 맺음말대로 앞으로 이 땅에서 오랫동안 참매와 더불어 살아가려면 이젠 우리가 할 일만 남았을 뿐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