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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울컥
화가 이장미의 드로잉일기
이장미 저,그림
그여자가웃는다 201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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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저자,그림 : 이장미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3회의 개인전과 몇 권의 책에 일러스트 작업을 했다.
평범하고 심심한 일상의‘순간’을 붙잡아‘영원’으로 옮기는 화가의 삶을 선물이라 여기며 산다.
10년 가까이 블로그에 드로잉 일기를 올리고 있다.
http://blog.naver.com/rose408037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335g | 155*205*20mm
ISBN13
9788958781615

출판사 리뷰

이 책은 2004년 11월부터 현재까지 화가 이장미의 블로그에 올라온 방대한 양의 드로잉 일기를 추려 엮은 것입니다. 그녀의 일상 스케치는 햇수로 벌써 10년 가까운 시간을 이어온,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그녀의 글과 그림에는 일상의 틈을 통해 발견되는 소소한 것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하찮은 풀 한 포기, 작은 돌멩이 하나지만 작가에겐 땅을 뚫고 꽃을 보여 주러 찾아온 손님이 되고, 반짝이는 보석이 되었습니다. 길고양이, 이웃의 개 한 마리와도 시선을 마주했고, 냉장고의 시끄러운 소음을 듣고도 얼음을 만들어 주기 위해 기꺼이 ‘24시간 근무‘에 열중해 준 냉장고에게 미안함을 고합니다. 조카의 눈에 달린 눈물방울, 얼굴에 난 여드름, 과일에 난 무늬 하나하나, 매일 뜨고 지는 달조차도 작가에게는 모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들입니다.

얼핏 보면 그다지 별것들이 아닌 듯 보이지만 찬찬히 읽어가다 보면, 그 소소한 것들에서 작가가 발견해 낸 아름답고 소중한 가치들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듭니다. 그림 곳곳에 등장하는 엄마와 아빠, 언니와 동생, 남동생과 조카들에 이르기까지....... 요즘에는 보기 드문 대가족 형태의 가족
구성원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면서 알콩달콩 지지고 볶고 살아가는 모습에서 가슴 촉촉해지는 가족애가 느껴집니다.

모두가 바쁘게 앞만 보고 달리는 지금, 우리는, 속도에 떠밀려가느라 정작 어디로, 무얼 향해 가는지조차 잊을 때가 많습니다. 놓치고 지나쳐 버린 것들을 돌아볼 겨를조차 없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그런 일상의 부스러기들을 가만가만 들여다보며 하나하나의 순간들을 붙잡아 ‘생각’이라는 살과 ‘느낌’이라는 옷을 입혀 주었습니다. 그러고는 우리에게 잠깐 멈추라고, 어디에 있느냐고, 어디로 가느냐고, 네 생각은 무어냐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다시 느리게 걸으며 주위를 돌아볼 여유를 갖게 해 줍니다.

10년을 한결같이 사람과 사물, 자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작가의 글과 그림은 그 자체로 세월이고 그 자체로 이야기입니다. 짧지 않은 그 시간만큼 작가와 주변 인물들은 나이를 먹었고, 생각이 자랐습니다. 또 수없이 많은 꽃과 식물들이 피고 지고 피고 졌으며, 수없이 많은 봄이 여름으로 가을이 겨울로, 다시 봄으로 흘러왔습니다. 그 시간만큼의 일상의 편린들이 세월의 물을 들여 이제 하나의 책이 되어 우리 곁에 왔습니다.

첫 장을 열어 읽어 내려가다가 문득 마지막 장에 이르렀다면, 그때가 바로 ‘순간 울컥’ 하고 송두리째 마음을 흔드는 감동을 느낄 여러분의 ‘순간’을 만날 시간입니다.

추천평

이장미의 작품을 들여다보며 우와 우와 감탄을 하고 있는데, 엄마가 옆에서 자꾸 말을 거신다. 온종일 적적하게 홀로 빈집을 지키다 자정 다 되어 돌아온 딸이 반갑기 그지 없나보다. 엄마의 이야기가 그칠 줄 몰라 슬그머니 짜증이 나려는데 이장미가 이런 나를 가만 내려다보는 것 같아 괜히 민망해진다.
그런 곁도 주지 못하면서 대체 어디서 사랑을 보겠느냐고 타박하는 것만 같다.
나는 우하하하 민망하게 웃음을 터뜨린다. 아마 그녀는 내 웃음을 보고 분명 열 개쯤 되는 단어를 생각해내고, 화사한 꽃을 가득 채워 오늘의 일기를 쓸 것이다.

그림보다 글에 더 친숙한 내가 이장미의 그림에 맘을 빼앗겼다.
그녀의 그림에는 사랑이 한 가득이다.
그런데 그 사랑이 거창하지 않다. 그냥 참 나지막하다. 그리고 아늑하다.
어쩌면 어깨에 힘을 빼고 허리를 낮추고 무릎을 구부려서야 닿을 수 있는 곳, 바로 그런 낮은 곳에 그녀의 시선이 향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시선이 닿은 곳에 놓인 사람과 사물을 보자면, 거무튀튀한 아버지와 두툼한 뱃살에 뽀글머리의 엄마, 그리고 요가 하는 언니와 새초롬하지만 듬직한 동생이 있다. 상당히 서걱거리는 남자 조카와 할머니의 강아지인 여자 조카가 놓여 있다.
그리고 어쩌면 작가의 집 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었을 나팔꽃도….

“좋다”
“괜찮은데….”
“뭔가 느낌이 남다르다.”
곁에서 이장미의 작품을 보던 남편이 작품마다 추임새를 넣다가 호로록 페이지를 넘기는 내 손을 붙잡는다.
“잠시만! 글 좀 읽게 기다려봐. 그런데 이 글도 이 작가의 솜씨인가?”
남편의 말에, 그림에 빼앗겼던 시선을 용케 찾아와 이번에는 짤막한 문장에 올려놓는다. 그녀의 낮고 따뜻한 시선이 사물의 덤덤한 일상을 노래하고 있다.
가령,
나팔꽃이 다소곳이 입을 다물고 시들어 있다. 그런데 작가는 영업종료라면서 낮12시가 되면 문을 닫는다고 노래한다.
6년을 써서 잘 접히지 않는 낡은 우산에게는 ‘이제 그녀와 헤어질 시간이 되었나보다’며 서운해 하지만 세 계절을 잘 쉬게 해준 뒤 내년 여름을 기약한다.
얼음을 만들기 위해 24시간 노동을 해야 하는 낡은 냉장고의 소음도 그녀의 귀에는 차라리 아련하다.

1년 사계절을 살아온 그림일기 속에는 유난히 발 그림이 많다. 앙상한 발, 구부러진 발, 검게 태운 발, 색색깔의 양말을 신은 발…. 참 제각각이건만 가만 들여다보면 대체로 바싹 야위었다.
한 인생을 싣고 다니느라 힘들었던 노역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발도 나이를 먹고, 세월을 먹는다. 아니, 발이 더 세월을 먹는다. 그런 고단한 인생을 다독이고 싶기라도 한 걸까. 이장미의 작품 속 발은 겸손하게 무방비상태로 화폭에 담겼고, 일상을 함부로 비약하거나 흘려보내지 않는 작가의 시선은 그들을 알뜰하게도 위로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 마음에 가장 크게 울컥 하고 와 닿은 작품은 컵에 담은 자두를 한 입 두 입 베어 먹고는 다 먹은 뒤 텅 비어버린 컵을 바라보며 그녀가 웅얼거린 독백이다.
“어쩜 우리가 나이 먹는 이유도 사라지기 위함이 아닐까.”

화사한 빛깔로 일상의 자잘한 온기를 그려내던 그녀의 솜씨는 여기에서 사르르 하늘로 오른다. 아아, 나는 그녀의 일기를 훔쳐보다가 ‘순간 울컥!’이 ‘순간 뭉클!’해진다.
이미령 북칼럼니스트(YTN라디오 지식까페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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