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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 치카코 CHIKAKO SATO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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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그림책을 보며 함께 뜨개질하는 나의 시스터들
창밖으로 차갑고 따가운 바람이 부네요. 이제부터는 진짜 겨울이라고 경고를 하는 것만 같아 요. 우리가 처음 만난 지 벌써 4년이나 지났나요? 오늘 문득 해를 꼽아보니 그즈음인 것 같아요. 지극히 적은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했던 제가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곳에서 그림책을 읽었어요. 그림책 자격검정 시험 날보다 백배는 더 떨렸다는 걸 알고 계실까요? 몇 년 만에 직장 다닐 때 입던 옷을 꺼내입고 최대한 우아하게 멋지게 해내야지 다짐했던 자리인데, 겨우 몇 분이 지나니 등줄기에 땀이 흐르더군요. 꿈을 꾸다 막 깨어난 듯 흐릿하면서도 생생한 그날의 단편들이 떠오릅니다. 낯선 장소가 익숙해지고 낯선 사람이 친근해지고 또한 낯선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었어요. 그렇게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마음속에 남은 여유와 반비례하지요. 나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손톱만큼도 남지 않았던 그때 Letters to Library에 들어갈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어요. 이제 난 여기서 휴식하겠다 마음먹었지만, 어느새 코바늘을 잡고 뜨개질하고 그림책을 읽고 있었어요. 한 단이 완성되고 두 단이 완성되어도 내가 제대로 만들고 있는지 늘 의심했어요. 나에게 역할이 하나 더 늘어났다는 것은 삶의 무엇을 줄이거나 포기해야 할지도 모를 정도의 두려움이었어요. 삶의 순간마다 바람처럼 불어닥치는 변화의 두려움에도 어느덧 적응해버리네요. 애 엄마가 아니었다면 이런 변화의 근처에는 오지도 않았을 거라는 생각마저 들어요. 두렵던 팬데믹은 익숙한 것이 되었고 그렇게 우리가 적응이라는 것을 하는 와중에 우리의 Letters to Library 두 번째 이야기를 펼치게 되었지요. 전문성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나에게 이것은 과연 가능한 프로젝트인가 겁이 나고 두려웠어요. 시작부터 끝까지 거의 비대면으로만 진행이 되었기에 때로는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고 때로는 한꺼번에 모든 일이 술술 풀리기도 했어요. 능력 밖의 일을 하느라 숨이 막히던 모든 순간마다 힘이 되어주고, 길을 만들어주고, 이끌어주었던 나의 삶의 시스터들. 우아한 척하다가도, 자꾸만 마음의 응어리를 내놓고 삶의 넋두리를 꺼내곤 했었는데, 늘 고개를 끄덕여주고 위로해주고 따뜻하게 조언해 주신 내 인생의 선배님들, 감사했어요. 늘 고맙습니다. 긴 겨울이 지나고 창밖에 봄바람이 불면 우리 다시 만나요. From. 인연이라는 실로 한길긴뜨기까지는 배운 시스터, 김동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