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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序)
01 ― 겨울은 봄의 어제, 봄은 겨울의 꿈 _ 혼자 부르는 노래 바람의 눈물 / 다짐 / 病 / 눈 / 겨울 생각 / 달팽이 / 마음은 늘 멀다 / 세상에 밤뿐이라도 나는 사랑을 택할 것이다 / 흐린 마음 / 제자리 / 희망의 바보 / 꿈이 꿈들에게 / 오늘 / 창밖으로 본 거리 / 門 / 오후, 싱거운 눈이 내리고 / 늙지 않는 시인 / 깃털 / 이방인 / 불면 1 / 안개 방향 / 지워진 입 / 우리는 만난 적이 없다 / 연기 / 너만 없는 밤 / 등은 홀로 빛나고 / 고도를 기다리며 / 눈썹에 새기다 / 깊이 / 불면 2 / 열병의 끝 / 익숙한 것과의 결별 / 초록 황무지 / 인생은 수영장 02 ― 악보에는 마침표가 없다 _ 거리에서 부르는 노래 다시 부르는 노래 / 오선지에 쓴 나의 이력서 1_골방에서 세상에 눈뜨다 / 오선지에 쓴 나의 이력서 2_동물원 앞 네거리 / 젊음의 특권 / 슬픈 노래 / 이 노래를 부르는 까닭 / 부초 / 빈집 / 아내에게 / 함정 / 기억의 눈 / 비상구 / 심연 / 조화 / 산다는 건 / 내가 별로인 날 / 어쩌란 말입니까 / 결혼 2주년 / 딸을 직접 받아내며 / 사랑의 꼭짓점 / 인간 풍경 / 나는 천천히 흐를 것이다 / 마음이 허전한 날 / 해의 방향으로 달리다 / 틈 / 사랑이라 쓰면서 / 한 해를 보내고 / 여행 일기_뉴욕에선 누구나 혼자가 된다 / 문화의 저력 / 서른둘의 나의 현실 / 마흔이 되면 / 와인 잔을 깨고 튀어 오르는 붕어 / 그대, 함께 가자 03 ― 꽃이 지네 눈물같이 _ 미처 부르지 못한 노래 부르지 못한 다섯 번째 노래들 / 사랑하기 위하여 / 무제 1 / 무제 2 / 밤길을 걸으면 / 무제 3 / 무제 4 / 무제 5 / 마음을 모두 비워도 보이는 건 / 무제 6 / 지금은 / 무제 7 / 날 사랑했다면 / 무제 8 / 흐린 가을 / 무제 10 / 무제 11 / 내 꿈 / 사랑일기 / 마음의 이야기 / 무제 12 / 무제 13 / FM은 내 친구 / 밤이 내리면 / 무제 14 / 나무 / 비의 향기 / 무제 15 / 무제 16 / 무제 17 / 무제 18 / 무제 19 / 무제 20 / 무제 21 / 무제 22 / 무제 23 / 사랑은 / 비오는 거리 / 작은 등 / 어느 노을 진 강가에 / 무제 24 / 저 먼 곳에는 / 무제 25 / 무제 26 / 무제 27 / 무제 28 / 실 / 무제 29 / 무제 30 / 무제 31 / 사랑해요 / 너 / 무제 32 / 드라이플라워 / 모두가 / 무제 33 / 한때는 나도 / 하늘만 쳐다보며 에필로그 부록 ― 다시 부르는 김광석 광석이네 카페 / 하얀 크리스마스 / 마음속의 무지개 / 비오는 거리 / 신속배달 / 다시 돌아온 그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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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전방 비무장지대 앞에서 그의 노래를 목 놓아 부르다가 내 음치를 못 견딘 고참에게 얻어맞아서 갈비뼈를 다친 적이 있다. 옆구리를 움켜쥔 채 울먹이고 있는 내게 그는 딱 이렇게 말하였다. 얌마, 영혼 없이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지 마라.나는 스물일곱 봄이 되던 해에 김광석을 처음 만났다. 마침 그날은 세상의 모든 꽃들이 피었거나 저문 날이었다. 나는 솜사탕 기계 앞에 선 소년처럼 설?는데, 그것은 마치 교회에 처음 간 날 우연히 옆자리에 짝사랑 소녀가 앉아 있는 것과 같은 감격이거나 비현실이었다. 그날 그는 내게 아주 고요한 음성으로 어떤 노래를 들려주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나는 때로 흔해빠진 슬픔과 상실에 무너져 심상에 남아 있는 몇 줄의 고통을 내밀었으나, 어떤 사람은 그 고통을 그의 영혼과 가슴에 끌어안아 세상의 모든 상처 받은 목숨들에게 처절한 구원의 음성으로 되돌려주었다. 사람들은 그를 가객이라고 불렀고, 나는 그를 영원히 김광석이라고 부른다. 나는 아직도 그가 내민 잔에 푸르른 눈물 한 방울을 돌려주지 못하였다. 그는 너무나도 재빨리 이 술자리를 뒤로한 채 집으로 가버린 것이었다. 아아, 광석이 형. 시바. 류근(시인,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작사가) 광석이 형이 쓴 일기장을 가만 보고 있자니 형이 글을 쓰고 싶어 했던 것 같다는 생각을 이제 한다. 사춘기 시절부터 꽤 많은 노트들을 채웠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의 글씨는 부끄러움을 타서 때론 붉다. 뚝뚝 끊어지면서 살살 이어지는 문장이 형의 굵고 저음인 목소리를 닮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소주병을 땄다. 깊은 밤, 형은 자주 노트 앞에 앉은 모양이다. 아무 말이기도 했으며 고백이기도 했겠으며 눈물이기도 했을 것이다. 마음이 여린 사람은 여린 사람의 그것을 잘 알아본다. 그것이 우리 둘을 가깝게 만든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그의 안쪽을 들여다보는 일이 가슴 뛴다. 많은 사람들은 모르지만 형은 늘 타인과 있을 때는 누구보다도 밝은 사람이었다. 나는 단 한 번도 웃음기를 거둔 그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 그것으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힘을 얻었다. 그를 그리워하다가 그를 만나 술 한잔 하고 싶은 우리들은 그가 나타날지도 모를 술집에서 여전히 그를 기다리며 견딜 것이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참 자상한 사람으로 불쑥 우리 앞에 나타나 토닥이며 우리 이야기를 들어줄 것이다. 그것이 김광석이 남겨 놓은 우리 시대의 판타지다. 이병률(시인, 《끌림》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