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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글
머리말 제1부 전원범 문학선 99 - 시 자정?正에 주둔하여 / 9번 버스에 흔들리며 / 등잔燈盞 / 팽이를 돌리며 / 아침 / 해판解版 / 밤을 건너며 / 우리들의 희망 풀꽃이여 / 망월동에서 / 아내야 / 부부 / 아버지·1 / 아버지·2 / 그대 가슴의 아가雅歌 / 박만수 / 살아간다는 것은 / 망초꽃으로 서서 / 우리들의 사랑은 / 가을이 오면 / 탑 앞에서 / 별 / 홀로 가는 길 / 바람으로 가는 것인데 / 어머니 당신은 / 섬 / 칼 / 손톱만 아프게 남아서 / 못·1 / 못·2 / 산은 다투지 않는다 / 어머니, 울 어머니·1 / 구절초만 종종거리며 / 다시 망월동에서 / 선운산 천수관음보살 / 이별도 때로는 / 첫눈 제2부 전원범 문학선 99 - 시조 임진강 / 걸어가는 나무들 / 변성기變聲期 / 무등산·1 / 동해東海 / 실 / 그믐달 / 팽이 / 영산강榮?江 / 모양성에 오르며 / 목재소의 밤 / 강물 소리 / 벌레 두 마리 / 거미가 되어 / 풀잎 / 칼날이 되는구나 / 회문산 / 종鍾 / 봉숭아 꽃물 / 독도獨島 / 사람아 사람아 / 바퀴벌레 / 운주사 와불 / 고창 고인돌 / 차 한 잔을 놓고 / 낙법落法 / 징소리 / 길 / 손 / 이별도 때로는 / 거미가 줄을 치듯 제3부 전원범 문학선 99 - 동시 해·1 / 해·2 / 해·3 / 해·10 / 해·15 / 해·41 / 해·57 / 해·58 / 해·61 / 해·64 / 해·70 / 발자국 / 꽃씨 / 푸른 하늘 속으로 / 바다와 하늘 / 가 보고 싶어요 / 종이꽃의 기도 / 우산 / 숲속에 가 보면 / 금붕어 / 들길 / 게들의 집 / 작은 것들 / 엄마는 학교다 / 사과 벌레 / 강 / 벌레 / 호박벌 / 호박넝쿨이 가는 길 / 우리 식구 신발 / 제비들의 말 / 미루나무 끝 제4부 전원범의 문학과 삶 연보·화보 / 전원범의 시 세계 / 전원범의 시조 세계 / 전원범의 동시 세계 / 문우·제자가 바라본 전원범 |
우송,友松 全元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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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밟히는 너의 그림자 때문에
많은 날들이 가 버린 지금까지도 문밖에 서서 나는 강물 소리를 받아 내고 있구나. 함께 죽어도 좋을 그런 시간의 계단에서 꽃보다 붉은 사랑을 나눌 수 있다면 싱거운 웃음이나 달고 망초꽃으로야 피었겠는가. 우리가 어찌 한두 번쯤 실패하지 않은 사람이 있으랴 사는 일의 서러움으로 울어 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바람이 스쳐 가는 자리마다 발자국처럼 피어서 너를 불러 보는 저녁나절 삼계三界의 길목을 다 돌아와서도 흔들리는 하늘을 견디며 지금 내 속살까지 물들고 있구나. ---「망초꽃으로 서서」중에서 살아가는 날들의 속눈물을 어찌 다 내색하랴 번갈으는 해와 달이 저렇게 푸른 하늘을 쓸고 있는데 백 마디 천 마디 말은 해서 무엇 할 것인가 첫 입맞춤의 부끄러움이 볼에 묻어서 아직도 가실 줄 모르는데 우리가 처음 바라보던 그 머루 같은 눈이 서로의 가슴에 남아 있는데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저 도도한 순리順理의 강을 건너서 우리가 밟고 온 세월들이 그 얼마나 아름답더냐 이름 모를 풀꽃 하나 가슴에 달아 주고 맑은 눈빛으로 바라보던 그 이야기들이 지금은 잎사귀마다 빛나고 있구나 사랑은 백번 천번 저질러도 마찬가지인 갈증. 그대를 생각하는 시간이 가장 아름다웠고 그대를 기다리는 시간이 가장 설레이던 때였으니 내 그대를 그리워하는 일에 가락을 넣어 가장 정결한 마음의 병으로 시를 쓰나니 두 귀를 열고, 깊은 밤 두 귀를 열고 설레임의 꽃가지 하나 들고 와서 기다리면 아, 귓가에 쌓이는 그대 발자국 소리. 어둠 속에서도 손과 손들이 만나 질긴 끈의 다리를 놓고 있으니 황홀한 몸살같이 꽃으로 피어 소리라는 소리는 모두 와서 다시 사랑이 되는구나 우리들의 사랑은 늘 동그라미를 그리다가 나이테를 이루리니 우리 손 없는 날을 잡아 이렇게 환한 모습으로 웃어 보리라 ---「우리들의 사랑은」중에서 늘 몸살을 앓던 밤이 무너지고 있다 수천의 손끝에 감행된 켜켜의 아픈 결 자르는 톱니 사이로 시간들이 쌓인다. 한 토막씩 쳐 내는 야망은 살아서 아픈 내 팔뚝의 깊은 동통 속으로 썰어도 썰어 내어도 일어서던 통나무. 원시의 숲속에서 잎을 비비던 생각의 미명의 어디쯤 씨 뿌리던 손들의 한 그루 싱싱한 나무 자라 오는 소리들. 벌목의 소리가 들린다 나무들이 일어선다 밤의 한가운데 목재소 부근 어둠을 빠개는 소리 도끼 소리가 울린다. ---「목재소의 밤」중에서 개펄에는 뽕뽕 수많은 구멍 게들의 집이 있다. 게들의 도시 개펄 구멍들 집 없는 게들은 없을 거야 전셋집 사는 게들도 없을 거야 땅장사 하는 게들도 없을 거야 누구나 한 채씩 집을 가지고 사는 게들. ---「게들의 집」중에서 잘못 쓴 글자를 지우개로 지우듯 엄마가 호미로 풀을 매신다 고추 모 줄을 바로 세우고 채소를 북돋아 주고 밭에서는 엄마가 선생님이다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 주고 나쁜 버릇을 고쳐 주고 엄마는 우리들 선생님이다 엄마 무릎은 엄마 손은, 가슴은 우리들의 학교다 사랑을 배우고 말을 배우는 학교다 ---「엄마는 학교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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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 나의 시조 · 나의 동시
오늘날 현대시는 함부로 씌어진 것들이 너무 많다. 공감되지 못한 해석, 작위적 언어 배열, 부적절한 수사가 횡행하여, 마침내 무엇을 표현했는지조차 모를 아리송한 것들 말이다. 시는 일상의 말이 아니다. 시인의 감성을 통해 표현된 느낌의 언어요, 시인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해석된 말이다. 그래서 시인의 감동이 전달되고, 시인의 철학이 옮겨진다. 따라서 정련된 언어와 걸맞은 수사, 그리고 시적 사유가 합일하는 문학의 표현이 요구되며, 어렵지 않아야 한다. 나의 시법은 괜히 어렵고, 말이 복잡하며, 아리송하고, 현학적인 것을 멀리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중략)... 나는 시로 써야 할 것은 시로 쓰며, 시조적 양식에 맞을 것은 시조로 쓰고, 동시적 정서는 동시로 쓴다. 물론 성인과 어린이 독자에게 각각 맞도록 구조·언어·발상·해석을 다르게 고려하여 세 가지 장르로 쓴다. 이 모두 시이다. 여기 내가 쓴, 감히 ‘좋은 시’ ‘좋은 시조’ ‘좋은 동시’ 99편을 모아 보았다. - 머리말 중에서 |